CAFE

좋은글모음

시) 악공 .겨울나무의 노래외 7

작성자새소망 가지고(테너 안태우)|작성시간15.08.29|조회수161 목록 댓글 0

 

 

 

2015.02.10. 00:34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268294821

전용뷰어 보기

<iframe src="http://www.facebook.com/plugins/like.php?href=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7129508&width&layout=button_count&action=like&show_faces=true&share=true&height=21" frameborder="0" scrolling="no" style="border: currentColor; height: 21px; overflow: hidden;" allowtransparency="true"></iframe> 종합 32면 지면보기
글자크기

악공, Anarchist Guitar - 신동옥(1977~ )


당신의 기차는 내 창가에 묶여 있어요

창을 열면 낯선 구두가 이마를 꾹꾹 눌러요

하늘엔 새들이 오래도록 멈춰 서 있고요

여섯 가닥의 먹구름이 흘러가요 그 위로

한 줄기 번개가 소리 없이 디스토션을 걸어요

고압선을 따라 당국의 메시지가 전송되는 아침

소리 분리 수거법이 강화됐다는 전갈이에요

주부들이 소음을 가득 채운 쓰레기봉투를 던져요

기타줄은 소각됐고 당신의 기타는

기다란 손톱을 사랑하는 소리의 방주예요

레일을 잃은 기차예요

(…)

정신의 아나키(무정부 상태)를 예술의 규범으로 전화하는 것이 현대예술의 기본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다. 좋은 시는 그 카오스를 곧장 코스모스로 전화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최대한 드높은 질의 카오스에로 밀어붙여 열며, 그 과정 혹은 순서를 아예 ‘끝나지 않는’ 미학의 뼈대로 삼는다. 이 시의, 아나키스트적이기에 상상력이 자유롭고 풍부할 뿐 아니라 카오스-규범적인 성취가, 정치를 정치적으로 극복한다. <김정환·시인>
[공유] 詩, '겨울나무의 노래' 외7 좋은시감상

2014.12.10. 00:47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205541156

전용뷰어 보기

출처 정연이네 집 | 정연이
원문 http://blog.naver.com/kjyoun24/220198391519

겨울나무의 노래 7

권태진

찬바람 숲속 가슴 베어들 때

밭 기슭에 심기운

감나무의 노래를 듣습니다

난 꿈이 있어요

난 행복해요

봄은 나무뿌리 베고

흙 속에 잠들고

여름은 낙엽 안고

바람 날개 달고 날아 간다

가을은 열매 속 둥지 틀고

곡간에 안식하지요

그러나 나는 찬바람에 윙 소리 내고

하얀 눈 김쌈 해 입은 소복

칼바람 시리고 아파도

나의 꿈 나의 행복 빼앗을 수 없음은

뿌리 배고 자는 봄

잠깰 소망 있어

겨울의 고통 깊어 갈수록

감사의 노래 더 크게 불러봅니다

바다가 되고 싶다

지난 밤 태풍이 지나갔지만 오늘은 매우 평온하다

바람에 쫓겨 방파제로 그토록 달려들던 바다

하늘 태양 받아 은빛 내고

고깃배 출항 뱃길을 여는구나

무수히 많은 빛들을 만나도

그 맛 그 얼굴 변치 않고

푸르른 산호초 키우고 물고기 먹이는 바다

세계를 한 몸으로 연결하고

상처받아도 담아내고 화합하는

바다가 되고 싶다

저 바닷길 통하면 못가는 나라 없지 않는가

하늘 길도 좋으나 낭만과 사랑 있는 바다

소금이 있어 부패 막는 바다의 마음을 사모하다

그 마음의 주인 주님을 사랑하게 되었다.

교훈의 시간

저 수평선 향해가다

잠시 머무는 사이 썰물되니

작은 배는

뻘에 빠져 비스듬히 앉아

밀물의 마중을 기다린다

나도 일어날 수 있어

나도 저 푸른바다 향해 갈 수 있어

그 꿈이 있기에

뻘에 빠진 동안은

안식의 시간이요

물의 고마움을 아는

교훈의 시간.

희망으로

가는 날을 세월이라

생노병사 길목에

희로애락 징검다리로

추억과 조화로 인생을 노래하는데

푸른 바다 위에 띄워진

욕심이 잉태한 세월호 여객선은

그토록 사랑하는 생명들을

사망의 스올되어 삼켰구나

거친 바다는 우리의 희망을 절망으로

사랑을 고통으로

가족도 엄마도 나라도

한없이 울게 했습니다

! 이젠 울음을 그치려고 합니다

낙원의 님 의지하며

사랑으로 보내드리렵니다

돌아올 수 없는 길 감을 믿고

우리에게 열린 당신께 가는 길 기억하며

그 나라 향해 한걸음 한걸음 옮겨 걸어갑니다

아벨의 피 소리가 밤마다 들려와도

십자가 피흘림의 사랑 가슴 묻고

부활의 능력 힘입어

극복을 하렵니다

여행의 꿈 안은 분들, 교사들, 학생들의 피 소리

메아리가 들리게 한 죄값은 전능자의 몫으로 믿고

공의의 심판주께 모든 것 맡깁니다

오 님이여!

여름의 낙엽되어 빛바랜 푸름은

고통의 연속이나

십자가의 사랑 입고 회개와 용서의 길 되도록

이제 위로하고 회복하도록 성령의 능력 입히소서

스데반 집사에게 열린 하늘 열어주사

평강으로 일어서게 하소서

! 주님이시여

가신 이 낙원 입성 믿어

지난날에 매이지 않고

새날을 희망으로 맞게 하소서.

희망을 시로 노래한다

경직된 흙 마음

남풍의 온기에 부드러워지니

앙상한 가지 파란 싹눈 열린다

잠자던 개구리

버들강아지 아래 눈 녹은 웅덩이로

풍덩 뛰어드니

돌 밑의 가재 깜짝 놀라

가라앉은 낙엽사이로 숨는다

자욱한 아침 안개

가로수의 합창

꽃들의 향연 준비되는데

난 무엇을 준비하는가

공원의 벤치에 앉아

늙음 지고 허공 바라보는 노파의

친구 될 그날 오는데

남은 날 몇 번이나 봄, 날 찾아와

꽃다발 선사할까

그럼에도 짧은 인생길이

영원의 길목임을 알기에

희망을 노래로

감사로 손 모은다

사랑의 꽃

눈에 핀 사랑의 꽃

시들기 쉽고

입술에 핀 사랑의 꽃

변질 되기 쉬우니

가슴에 핀 사랑의 꽃

시들지 않고

십자가에 핀 사랑의 꽃

영원 불변하지요

은혜로 맺어진 만남

사랑 돌봄 진리

가슴에 사랑꽃 피워

당신과 함께

행복꽃 피우리라

평안의 열매

아는 것보다

힘 있는 것은

()

용기보다

아름다운 것은

인내(忍耐)

낮아지는 것보다

겸손한 것은

사랑()

당신의 가슴에

피어나는 향기는

평안(平安)의 열매.

살아도 죽어도

만남은
행복과 불행의 씨 된다 하나
만남은
헤어짐의시작 그 이상이며
행복의 영원한 동행자

만남의 기쁨만큼
헤어짐이 슬픔 되기도 하나
육체 기쁨만큼 미움도 큰 것이 현실임을
소복이 깨닫고 보니

님 동행 열린 낙원길 가는 이
범사에 감사하라는
바울 사도의 말이 믿어진다

한 길, 한 나라 가면
먼저 가도 나중 가도
서로 만날 날 보장되니

살아도 복 죽어도 축복의 길
천국에 속한 자만 아는 누림이구나

! 나는 행복자
모두는 나의 보배
성화에 유익 주니
감사하며 사랑하리라.

권태진 시인
아호 松巖

1949년 출생

총회신학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미국 Birmingham Theological Seminary
문예사조등단

짚신문학상, 기독교문화대상

국제펜클럽회원
사단법인 성민원 이사장
목사, 군포제일교회
시집 우리 희망을 이야기하자'선물52'

[공유] 詩, '하나님의 비애' 외7 좋은시감상

2014.12.10. 00:46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205540715

전용뷰어 보기

출처 정연이네 집 | 정연이
원문 http://blog.naver.com/kjyoun24/220200584855

하나님의 비애 외7

박선우

1.

제물로 바쳐질

두 발이 묶인 어린양이

음매에에 음메에에 어미를 찾고 있다

칼을 든 백정은 광란의 춤을 추고

저들은 피를 보기를 원했제

어린양은 울부짖었다

음매음매음매 음매에에

가죽이 벗겨지고

죽어서도 펄쩍펄쩍 뛰는 어린양의 심장을

백정은 칼끝에 매달았다

축포를 쏘아올린 광기들이 예루살렘에 쏟아졌다

광기와 광기들이 합세한 희생양의 제물을 놓고

저들은 제비뽑기로 나눠 가졌다

2.

레퀴엠이 아다지오로 흐르고

성전 꼭대기에 걸린 조기는

비둘기처럼 구국구국 울고 있다

어린양의 절규가 지상에서 하늘로 타전되고

슬픔의 과부하로 정전된 세상은 암흑인데

저들은 밝음도 어둠도 모르는 맹인처럼

짐승 같은 패륜을 자행하고 있다

나는 기억하리

어린양의 죽음의 배후자들을

안나스 가야바 빌라도

어린양이 나를 찾는구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저수지의 꿈

본디 물은 흐르는 습성이 있는지라

감옥에 갇힌 장기수처럼 출옥을 꿈꾼다

누군가 삽 질 한 번으로 물꼬만 터준다면 흘러서

바다와 섞이고 싶다 통정도 하고 싶다

어쩌다 8 ·15특사로 사면되듯

사면되는 날도 있었지만

형량도 없이 볼모처럼 갇힌다는 것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물이다

흘러야 하는 본성을 지닌 물이다

본성을 억압당하는 그런 악습이라면

그는 무슨 일을 할지

언제고 기회만 오면

그는 범람을 꿈꿀 것이다

압해도

삐거덕 삐거덕

아침은 압해도 들판을 질러오고 있다

아침보다 먼저 일어나

수다를 떠는 제비들 소리에

풀잎의 푸른 정맥들 또르르 또르르

노숙한 지렁이 육두문자로 일어나고

저수지 붕어들도 비늘을 말리느라

온통 쏭 쏭 쏭

깨어난 마을도

숭숭 찬물에 밥을 말고 있다

8월의 마차는 짐 부리듯 아침을 내려놓고

눈인사도 없이 삐거덕 삐거덕 가고 있다

염려가 되는 제비들 마차를 따라가며

괜찮아요? 괜찮아요?

넝쿨장미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붉고 요염한 것들이

여 경찰청장의 사정바람에 쫓겨난 여자들 같다

빨간 웃음이 골라골라 삼천 원 이천 원 이제는 덤으로

다라이에 시든 사과보다 못하다는 것은 분명

다국적 시대에 밀려난 아이러니한 비애다

이제는 오월의 장미는 없다 죽었다

여보, 영감 저 꽃 좀 봐요

시상에 오월의 장미라드니 참 이쁘네요 잉

꽃 모가지를 댕강댕강 꺾는다

꽃의 선혈이 할머니 치마폭에

한 장의 혈서처럼 쓰여지고 있다

우리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시에 대해서

시의 첫 줄은 신께서 내린다는데

나는 신과 소통 부재인가?

가슴에 돌덩이 하나 달고

한 달째 소화제만 먹고 있다.

조립을 하자니 주제가 산만하고

이미지를 찾다보니 구성이 엉성하다

, , 그놈의 시

이해할 수 없는 은유들이

치사량의 무게로 가슴을 짓누른다.

미친 듯 거리로 나선다.

기다렸다는 듯 봄이 쪼르르 달려온다.

봄아 가자 봄을 데리고 선포산을 오른다.

오수를 즐기던 산이 화들짝 깨어나고

방문객이 이상했나?

꽃들이 까르르까르르

지나가던 산비둘기 구르룩구르르

당최 저들의 은유를 알 수가 없다

안개

초저녁 무장 병사들이

경인고속도로에 매복중이다

탈주범을 잡는 건가?

핏발 선 병사들의 눈빛이 살의로 번뜩인다

죽음보다 더 무거운 침묵은 밤을 삼키고

불심검문에 걸린 바람 하나가

비상사태도 아닌데 투덜대며 돌아간다

죽은 듯 자는 듯 보초를 서며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병사들

- 뚜 모르스에 타전음

출동하라는 작전명령이 하달됐다

보초병의 수화신호에

스크럼을 짠 병사들이

일시에 연막탄을 쏘아댄다

천지분간도 할 수 없는

이 때 안전 불감증을 무시한 불빛들이

안개의 덫에 무덤을 파고 있다

꽃의 파일을 해킹하다

몇 페이지의 텍스트를 저장하고 있는가에

벌은 온몸으로 후각을 동원하고

페스워드를 찾느라 온종일 붕붕거린다

아무래도 대갓집 규수 같은 목단이라면

천 개의 비밀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지

몇 마일을 날아왔을 벌이 꽃과 접속을 끝내고

꽃의 텍스트를 읽느라 정신이 없다

꽃에게도 이렇게 많은 공개할 수 없는 파일이

많다는 것 그 파일 속에는

천기를 누설할 수 없는 꽃의 비밀이

회로처럼 얽혀있고 회로처럼 얽혀있는

텍스트를 읽어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안이 궁금해 촉각을 세우고 기다리는

새와 바람 밖이 시끄럽든 말든

무차별 꽃을 해킹하고 있다

정신분열증

1.

의사는 입원을 권유했지만 여자는 입원을 거부했다. 일용직 남편은 아침마다 오렌지주스에 약물을 탔고 여자는 온종일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린아이가 상복을 입고 상여를 따라 간다. 자운영이 핀 논둑길과 귀신이 나온다는 상엿집을 지나 엄마를 묻고 의붓아버지를 따라 집으로 오던 날, 실눈을 뜬 송충이가 낄낄거리며 아이를 더듬고 아이는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천둥 번개 소리에 잠에서 깬 여자가 유리창을 보며 파랗게 질려 우흐흐 짐승처럼 떨고 있다. 낄낄대며 유리창을 오르는 송충이들 여자가 연장그릇을 찾는다. 죽어죽어 여자가 창문에 탕탕 못을 박고 있다.

2.

여자가 빨리 오라고 빠르게 손짓을 한다. 풀뿌리에 채인 아이가 구렁텅이에 빠진다. 똬리를 틀고 있는 수십 마리 뱀들이 아이를 칭칭 감고 아이가 발버둥을 친다. 엄마 어디 있어, 엄마. 남자가 여자를 흔들어 깨운다. 땀에 젖은 여자가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떤다. 남자가 오렌지주스에 3일분의 약을 쏟아 붓는다. 수전증처럼 떨며 여자가 주스를 마신다. 돌아섰던 남자가 주스잔을 뺏어 화장실에 쏟아 붓는다. 남자의 눈에서 오렌지 같은 노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3.

아이와 남자가 보육원 울타리의 쥐똥나무 열매를 따고 있다. 아빠, 엄마 지금도 자고 있어. 나 집에 갈래 집에 가고 싶어. 지금은 안 돼 엄마 병 나으면 데리러 올게. 아자, 아자, 남자와 아이의 손바닥은 자꾸 엇나갔다. 가다 돌아보고 돌아보는 남자의 눈시울이 쥐똥나무열매처럼 붉다. 집에 가고 싶다고 따라가고 싶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싶지만, 무중력 상태에 빠진 아이의 방광이 팽창해진다. 얼레리 꼴레리 얼레리 꼴레리, 아이는 쥐똥나무숲으로 생쥐처럼 몸을 숨겼다

4.

휑한 여자의 눈이 살쾡이처럼 번득였다. 진정제 용량은 날마다 높아갔고 무의식에 빠진 여자의 뇌는 기억을 빠르게 재생한다. 습관처럼 꿀벌 떼가 온 종일 붕붕거린 유채꽃밭이었다. 여자가 벗어든 고무신에 꿀벌이 몇 마리. 훔친 꿀이 달다. 아이는 꿀에 취해 꿀벌이 되고, 여자는 꿀벌이 된 아이를 보듬고 햇살 속으로 눕는다. 수 천 수 만 나비의 비늘에 눈이 시리다. 산허리에 산꿩이 푸드득푸드득 아이들의 보리피리 필리리필리리. 여자와 아이가 꿀 같은 단잠에 빠진다. 목련의 실밥 터지듯 투두둑투두둑 소리에 여자의 건조한 눈에 반짝 생기가 돌았다

박선우 시인

본명 박섭례

전남 신안 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계간 리토피아등단

제주기독문학상

시집 하나님의 비애

임자도엔 꽃 같은 사람만 가라

[공유] 詩, '겨울 들판을 걸으며' 외5 좋은시감상

2014.12.10. 00:46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205540396

전용뷰어 보기

출처 정연이네 집 | 정연이
원문 http://blog.naver.com/kjyoun24/220201360729

겨울 들판을 걸으며 5

혀형만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아무것도 피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겨울 들판을 거닐며
매운 바람 끝자락도 맞을 만치 맞으면
오히려 더욱 따사로움을 알았다

듬성듬성 아직은 덜 녹은 눈발이
땅의 품안으로 녹아들기를 꿈꾸며 뒤척이고
논두렁 밭두렁 사이사이
초록빛 싱싱한 키 작은
들풀 또한 고만고만 모여 앉아
저만치 밀려오는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발 아래 질척거리며 달라붙는
흙의 무게가 삶의 무게만큼 힘겨웠지만
여기서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픔이란 아픔은 모두 편히 쉬고 있음도 알았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겨울 들판이나 사람이나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아무것도 키울 수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겨울 산에서

남창계곡으로 오르던 길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오직 녹은 눈 녹는 눈 공양으로
제 몸을 씻는 겨울 산

에 들어선 나도 씻어라
씻는다 해 떨어진 포구의 갈대들
소금물에 제 몸 씻으며 꼿꼿이 선채로
컴컴한 한밤을 견디다 스러지듯

겨울 산에선 나도 없다 지나온
시간도 미망도 없다 오직 영하의
차고도 깨끗한 바람

만이 문득 나의 한 생을
자작나무 가지 위에 허옇게 걸어두고 흔들어댈 뿐
발소리도 없이 조용히
적요의 순간을 스쳐 지나갈 뿐

겨울 변산


일찍이 변산이 말씀하시길
나로 인해 더 이상 상처입지 말라
그럼에도 매운 바람 온 몸에 감고
맨살로 푸른 불꽃 자궁을 찾아 헤매는
덜덜덜 한 사내의 얼굴이 튼다
지천으로 깔려있는 서녘햇살도
오들오들 살점 트는 겨울
저 세상에선 차마 버리지 못한
아픔이란 아픔 다 토해내는지
벌겋게 달구어진 한 사내가
적벽을 때리는 빛살로 무너진다

소한
아버님 가시는 날

무슨 놈의
눈도 눈도 미쳤는갑다

무슨 놈의
바람도 바람도 환장했는갑다

차도 멕히고
사람도 멕히고

그래도 저승길이사
눈도 바람도 없는갑다.

문 열어라

산 설고 물 설고
낯도 선 땅에
아버님 모셔드리고
떠나온 날 밤

문 열어라
잠결에 후다닥 뛰쳐나가
잠긴 문 열어제끼니
찬 바람 온몸을 때려
꼬박 뜬 눈으로 날을 샌 후

문 열어라

아버님 목소리 들릴 때마다
세상을 향한
눈의 문을 열게 되었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그러나 나도 모르게
그 문 다시 닫혀졌는지
어젯밤에도

문 열어라.



아파트 뒷산 오르는 길
찬 바람기가 코끝을 때린다
새들의 푸드덕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운동복 차림의 낯익은 얼굴들도 줄어들었다
굴참나무 마른 잎 하나 참 먼길을 왔는지
내 발 아래에 와서 소리없이 눕는다
그 이파리 일으켜 세워 손을 꼬옥 쥐고
생각한다 시간이란 참으로 신이 거느리시는 거라고
나보다 앞서 걷는 사람들
등짝으로 눈부신 한 생애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나는 바짝 다가붙지 못하고
이만큼 떨어져 걸으며 한기로 몸을 떤다
나처럼 떨리는 시간도 있는 모양이다.

북의정부

해는 짧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 한 생이 끊어지듯 멈추어버린
국철 위로 왼종일 점령군처럼
시간의 살속까지 파고드는 폭설
하마 햇살 퍼지면 녹을까
해찰할 틈도 없이
저 지상의 계곡까지 흐르거나 스며들까
우리네 삶 적멸의 꿈까지
마침내 흔적도 없이 증발할까
더 이상 갈 곳도 없는
북의정부 겨울 밤 적막은 깊어가고

허형만(許炯萬) 시인
1945년 전남 순천 출생
중앙대학교 국문학과
숭전대대학원, 성신여대대학원
'월간문학' 등단
한국기독교문학상
전라남도문화상
목포대학교 명예교수
시집 '청명' '풀무치는 무기가 없다'

[공유] 詩, '12월의 엽서' 외11 좋은시감상

2014.12.10. 00:45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205540032

전용뷰어 보기

출처 정연이네 집 | 정연이
원문 http://blog.naver.com/kjyoun24/220202262188

12월의 엽서 11
- 대림절에

김경숙

내 마음
얼마나 더 비워야
그대를 오롯이 안을 수 있나요

내 마음
얼마나 더 채워야
그대만을 사랑할 수 있나요

빙벽을 오르듯
서툰 낯설음에 다가서 보지만
닿을 수 없는 거리에
낙조는 타올라
이따금 눈이 시려옵니다

그대는 어디쯤 오고 있나요
시린 손 위에
마지막 남은 촛불 타오릅니다

겨울 연가

떠나기 아쉬워 가슴앓이하며
밤새 이별가를 불렀는지
무등산 정상에 쏟아낸 눈물
진달래 가지마다 맺혀
아름다운 눈꽃으로 피었습니다

떠나가는 겨울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눈부십니다
잠든 초록을 깨워주고
얼어붙은 강물의 길 터주어
그리운 노래 부르도록
자신의 자리를 기꺼이 내주는
겨울은, 시린 가슴에 전해오는
따뜻한 마음이 몹시 그리웠나 봅니다

함께 나눌 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더디 오는 봄만 애타게 기다리며
찬바람을 일으켜 안고 다닐 때
겨울은 홀연히 제 곁을 떠났습니다

얼마동안 그리움에 잠 못 이루어
불 밝히는 날 잦아들겠지만
어느 날, 무등산을 안은 봄
진달래 피었다는 소식 전해오면

느슨한 끈 다시 동여매고
어디 쯤 가고 있을
사라진 눈꽃을 그리워하며
무등산 정상에 올라
붉은 입술에 입맞춤하겠습니다

감기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잠시 스쳐 지나갈 거라고
자신을 다독이며
지낸 나날들

아픔은 더 큰 아픔을
안으로 키워가며
끓어오른 열꽃
잠재 울 길 없어

곳곳에 나를 찌르는
고통자국 남기고서야
비로소 새털처럼 가볍게
일어서는 날

메말랐던 가슴에
꽃등 하나 달아둔다

감나무

무성한 잎 다 내어주고
메마른 몸으로
산자락에 기댄 감나무

그에게도 꿈은 있어
여린 잎 틔워가며
밤마다 별들을 불러 모아
향기 날리던 때가 있었지

세월의 무게 앞에
바람 잔 날 없다지만
뜨거운 입맞춤으로
가을을 부둥켜안고서

하늘 빛 곱게 담아
가지마다 메어 둔 사랑,
기약 없는 이별을 준한다

겨울 편지

- 겨울 밤

어둠 한가운데 앉아
떨치지 못해 예까지 끌고 온
가슴 시린 그리움으로
더디 가는 긴 밤
나에게 편지를 쓴다
내가 바라보는 곳은
항상 높이, 멀리 있었다
가까이서 낮게 흐르는 강물 소리
귀담아 듣지 못하고
조바심에 움켜진 손 내밀어
틈새에 매달려 잡으려고만 했었다
어머니 자궁에 갇힌 겨울 밤,
다독이지 못해 나부끼는 마음
고요 속에 내려놓는다

겨울 강

겨우내 울다, 웃다
마음의 벽을 두껍게 쌓던 강
긴 침묵 깨뜨리고
벽 허물기 시작하더니
채워진 만큼 비우기 위해
마침내,
누군가 힘껏 던졌을 돌멩이마저도
깊숙이 끌어 안는다

눈 내리는 날에는

눈 내리는 아름다운 날에는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자

전하지 못해 묻어 둔
그리운 마음을
눈송이에 실어 보내자

그리하여 그리운 사연들
우체통에 수북이 쌓이면
행복을 끌고 가는 사랑의 수레

기다림에 익숙해진 창가를 향해
그리움 가득 싣고
순백의 들판을 질주하며
겨울 강 거침없이 건너갈 테니

눈 내리는 아름다운 날에는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자

폭설, 그 후

눈은 얼마나 더 내려
많은 것을 덮으려는지
하염없이 성긴 눈을 뿌려댄다

시야를 흐리게 하던
끌고 다닌 어두운 기억들과
마른 풀잎의 서걱임도
눈 속에 깊숙이 묻히고

섣불리 봄을 노래하려던
초록의 작은 몸짓,
개여울의 낮은 울림도
눈 속에 잠겨 해설解雪을 기다린다

폭설에 모든 것이 잠긴다
은빛 세상에 초대받은
투박한 나의 언어마저도
눈 속에 잠겨 눈이 된다

어머니

오메 아가 이제 그만 일어나거라
시방 몇 신디 지금까정 자고 있냐
싸게싸게 일어나 밥묵어야제
오랜만에 찾은 친정
변함없는 안식처에
물들어 가는 꿈 길...
자식들 훈장처럼 달고
버팀목으로 살아오신
여든 넘은 노모
삐걱거리는 관절 맞춰
들고 온 밥상 앞에
돌아갈 수 없는
잃어버린 내 나이
빙빙 돌다 자리잡네
당신 눈 속에 영원히

*싸게싸게: 빨리빨리의 전남 방언

5.18 공원에서

도시의 한 모퉁이
빌딩 숲 사이
길게 드리워진
오솔길로 접어들면

인고忍苦의 세월 속에
짙어지는 신록처럼
모든 생명체들의 숨소리
오월의 햇살에
제 빛을 발한다

파아란 하늘 우러른
아카시아 나무 가지 위에
못다 부른
님의 슬픈 노래
배접褙接으로 남아

숭얼숭얼 매달린
순백의 꽃망울
슬픈 영혼의 넋이 되어
스치는 미풍에
향불로 피어난다

고해성사

피정에 들어간지 오래지만
침묵하는 언어 틈새로
아른거리는 형체, 여백을 남긴다

써내려 갈 이야기는 많지만
하고픈 이야기는 공중분해

허울의 울타리 안에서
언제나 기도는 한 가지

되돌이표만 난무하는
나약한 치부 밀어올린다
빛을 향해 높이, 더 높이

한티 성지에서

믿음을 증거 하다
박해로 순교한
성인들의 선혈일까

팔공산 자락의
붉은 단풍
성지를 물들인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배교(背敎)하지 않으며
십자가의 길 따라
부르던 천상 노래

길섶에 쓸쓸히
들꽃으로 피어나
순례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한티 성지:경상 북도 칠곡군 동명면 득명리에 자리한 순교 성지

김경숙 시인

전남 해남 출생
한맥문학등단

무등문학’ ‘瑞隱 詩동인

광주문인협회

살며 사랑하며 문학회

토털 인테리어 대영수예 대표.
시집 오월은 한창 열애 중이다

[공유] 詩, '고향 눈' 외5 좋은시감상

2014.12.10. 00:44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205539394

전용뷰어 보기

출처 정연이네 집 | 정연이
원문 http://blog.naver.com/kjyoun24/220203751842

고향 눈5

신윤호

그 옛날 고향은 눈이 많이 쌓이고

눈에 덮인 새하얀 산과 넓은들

온통 백색의 천지였지

눈싸움하며 딩글던 어린 광대

추운 줄도 모르고 즐겁던 지난 시절

지금도 그 눈은 그 자리 내리겠지

메마른 대지 위에 함박눈이 내리면

그 시절 그대로이겠지

그리움은 고향에 박해있고

이렇게 눈 내리는 날이면 고향에

나를 반겨줄 친구가 그대로겠지

그곳엔 강과 들에 눈이 쌓이고.

겨울의 하소

겨울의 땅은 차가워요

봄에는 부드러운 살결처럼 보송보송해요

단단히 굳어버린 속 헤어나지 못하고

포근한 솜털이 그리워요

산언저리 동물들도

겨울 땅은 너무 힘들어요

동백 복수초도 너무 힘들어요

겨울 땅은 스스로 자포해요

아무도 반겨 주지 않아 슬퍼요

여름엔 어여쁜 꽃 붉은 과일 주는데

차가운 겨울은 눈물이 나요

아무도 반겨주지 않아서

차가운 설 때문에 눈물이 나요

슬피 울어도 바라보지 않고

찬 겨울 고통을 참으며 지하에서

울어요.

당신 곁으로 갑니다

바람에 실어서 볼까요

구름에 실어서 갈까요

거센 비바람 헤쳐볼까요

높고 높은 산 넘어갈까요

인고 의길 꺾고 갈까요

불러도 대답없는 지금

온통 당신의 허공 속에서 헤매는

이제 찾을 수 없는 현실이지만

나는 기필코 당신을 찾아가겠소

허공 속에 헤매는 설은 삶,

고운 심성

예쁜 마음과 착한 마음도 함께 지닌 사람

보는 사람 없어도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 있듯

잔잔하게 흐르는 물결같이 조용한 사람

가진 것은 없어도 베풀 줄 아는 모습

마음은 언제나 꽃향기처럼 묻어나는

누구나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

어린이처럼 마음대로 뛰어노는 착한 심성

절망 없고 언제나 승리의 깃발처럼 펄럭이는

누구도 미음 없이 보듬어주는 부드러움

평생을 고운 마음으로 살고 싶은 맹세

언제나 가슴속에 연분홍 꽃잎 않고 사는

향기만 풍기는 여운을 남기는 사람.

긍정적인 삶

삶은 누구나 힘겹다

생을 누리다 보면

원초적 기쁨과 슬픔

어우러져

삶을 힘들게 하고

그 속에 기쁨을 찾고

삶을 누리는 것

작은 것에서부터 찾고

감사하는 마음

함께 나누는 생활의 지혜

세상에 닥치는 일

적극적인 모습을 보면

천위의 얼굴

하루를 긍정적으로 보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다.

마지막 이파리

화려한 초록 잎

덧없이 살아지고

무심히 보낸 지난여름

흔적만 남긴

모두 떠난 빈자리

매달린 낙엽

아름다운 표출하던

몸부림치며 매달린

마지막 이파리

폭풍을 넘나드는

가녀린 낙엽

새봄에, 눈물 흘린다.

신윤호(申潤浩) 시인

아호 心中

충북 영동 출생

신학성서학교

나사렛문예대학

연세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학과

문예사조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향산교회 집사

시집 사랑 뒤에 오는 사랑’ ‘하늘꽃 구름에 누워

[공유] 다시 겨울 좋은시감상

2014.12.07. 23:38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203412970

전용뷰어 보기

출처 최인숙의 짧은 시 | 산호수
원문 http://blog.naver.com/cis2322/220197966590

* 다시 겨울

 

/ 최인숙(산호수)

 

 

돌아와 보니

 

겨울이다

 

잠들었던 전화가 울리고

 

창밖에는

 

꽃을 기다리는 앙상한 나무

 

기다렸다는 듯이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게

 

 

우리 커피 한 잔 할까?

 

 

 

[공유] 바람의 음계 좋은시감상

2014.12.07. 23:28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203403177

전용뷰어 보기

출처 최인숙의 짧은 시 | 산호수
원문 http://blog.naver.com/cis2322/220201129319

* 바람의 음계

 

/ 최인숙(산호수)

 

 

이름을 묻지 말라 했지요

 

내 이름을 부르며

 

조용히 지나갈 거라고도 했지요

 

수많은 음표를 귀에 담아주면서

 

아무래도 슬퍼질 것 같다 했지요

 

사랑을 알려고 하고

 

부르려고 하고

 

노래하는 그 순간부터

 

 

 

주님다시 오실때까지 좋은시감상

2014.11.28. 01:24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194150422

전용뷰어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tFntlsYm5OE

[공유] 아무렇지 않게 가을 좋은시감상

2014.11.15. 01:09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jooanbiz/220181694408

전용뷰어 보기

출처 최인숙의 짧은 시 | 산호수
원문 http://blog.naver.com/cis2322/220155881951

* 아무렇지 않게 가을

/ 최인숙(산호수)

우리

어색하지 않게 만나자

가을이라 해도

어색함이 물들지 않은 시간에

아직...

이라든가

결코...

라는 말보다

비 오는 날

스치듯이 자연스럽게 만나자

만나서 딱 커피 한 잔만 하자

네 목소리처럼 비가 내린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