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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작가 41호 원고

(시2편) 김근태

작성자김근태|작성시간26.06.05|조회수15 목록 댓글 0

황혼

 

옥양목 한 벌 걸치고

뿌리를 찾아 나선다

쿤타킨테의 먼 항로를

흉내 내듯

 

입항조가 눌러앉았던 마을

흩어진 후손들이 살던 터전은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지워지고 

이제는 사진 속에서만 서로를 부른다

 

해질 무렵

아라랏산 너머로 흩어진 형제들

목을 축이며 부르던

 

아리랑 한 자락이

붉어진 눈시울을 타고

저문다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즐기는 척이라도 하며

 

나는

황혼의 들녘을

끝까지 걸어간다

 

 

 

 

 

대륙의 봄  

 

 

순록을 몰던

대륙에도

봄은 왔다

 

깃발이 바뀌고

국경이 그어질 때마다

강은 이름을 잃었다

 

아무르 강가,

북극해를 향해 선 등들

돌아갈 땅은 지도에서 지워졌다

 

눈물은 얼음 밑으로 스며들고

총성은 바람 속에 묻혔다

 

상처는

해빙선처럼 금이 간 채

아직 떠다닌다

 

그래도 누군가

절망보다 깊은 물로

이 대륙을

적셔주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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