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표도르 본다르추크
주연 : 표도르 본다르추크 Fyodor Bondarchuk
알렉세이 차도프 Aleksei Chadov
조연 : Artyom Mikhalkov
콘스탄틴 크류코프 Konstantin Krukov
장르 : 전쟁, 액션, 드라마
국가 : 러시아, 우크라이나, 핀란드
시간 : 130분
개봉 : 2007. 08
<줄거리>
구 소련의 아프간 전쟁을 배경으로, 한 부대가 신병훈련소에서 전쟁터에 이르기까지 겪는 사건들을 그린 대작 전쟁영화. 2005년 러시아 최고의 흥행작으로, 러시아 최초로 특정 분쟁사건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완고한 부대장과 세상 물정 모르는 신병, 갓 부임한 신부, 예민한 예술가 등 아무 공통점이 없는 인물들로 이루어진 제9중대는 갖가지 사건을 겪으며 전선으로 가고, 마침내 비극적인 마지막 전투를 치르게 된다. 목적을 위해 이용당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1988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9년째,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대결의 접점으로 젊은 청년들이 또 한 번 징집되었다. 화가를 꿈꾸는 예술가,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교생실습생, 결혼식을 치른 지 하루 만에 소집되어 온 새 신랑, 어린 딸을 둔 젊은 가장. 그들은 사랑하는 연인, 가족과 이별하고 비가 내리는 어느 겨울 밤 훈련소로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지옥 같은 3개월의 훈련이 시작되고, 젊은 병사들은 하루하루 치열한 삶의 모든 순간들, 희망의 한 자락까지도 함께 나눈다.
D-Day, 아프가니스탄의 땅을 밟은 그날, 임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후송되기 위해 수송기에 오르는 선임 병사들과 마주친 제9중대. 하지만 이들은 선임병들이 탄 수송기가 이륙한 지 5분도 안되어 폭격 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전쟁터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숨긴 채, 게릴라 무자헤딘과 맞서기 위해 자르단 3234 고지에 오른 그들은 최고의 전투를 맞이한다.
<아프가니스탄 내전>
아프가니스탄 내전은 1978년 4월 27일 친 소련파 세력이 쿠데타로 사회주의 정권을 출범시키면서 발단되었다. 1973년 쿠데타를 통해 국왕통치체제를 종식시키고 공화제를 채택하면서 대통령에 오른 다우드는 친위대를 동원하여 완강하게 저항하였으나 결국은 중화기로 무장한 친 소련 쿠데타 세력에 의해 패배하였다. 다우드 대통령과 그의 가족 및 측근 세력은 반란군에 의해 피살되었고, 쿠데타 과정에서 2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마침내 5월 1일 공산당 세력인 인민민주당의 다라키가 혁명평의회를 설치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다라키 정권은 다우드 정권의 와해에 동조하였던 이슬람교도 동맹과 대립하였고, 인민민주당과 파참파 정당 사이에도 충돌이 일어났다. 또한, 다라키가 군내 내부의 반마르크스주의 장교들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군인들이 그에 반발하였고, 인민민주당이 토지개혁과 지방자치제 폐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지방 부족들의 맹렬한 반발을 초래하였다. 다라키의 인민민주당은 아프가니스탄의 국민과 대립하였다.
결국 다라키 정권이 출발한 이후 수개월도 안되어 정부군과 여러 종족간에 무력 충돌이 발생하였다. 6월부터 8월에 걸쳐 다라키 정권에 대항하는 지방의 반란이 계속되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은 28개 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 중 23개 주에서 항쟁이 벌어졌다. 다라키 정권은 공군까지 동원하여 지방의 반란을 진압하였으나, 이슬람교도들이 게릴라전을 전개하였기 때문에 진압작전은 성공을 거두기 어려웠다. 특히, 이른바 '무자히딘'(이슬람전사)으로 불리는 게릴라들이 각지에서 다라키 정부군에 타격을 가하였다.
아프가니스탄의 정국이 혼란에 빠지게 되자 소련은 다라키 정권을 지원하기 위하여 군사고문(정부군 지원)과 민간인 전문가(교육과 경제재건 지원)를 파견하였다. 이후 이슬람 게릴라들은 다라키 정권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 체류·주둔하고 있는 소련인들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1979년 3월에는 서부의 도시 헤라트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4월에는 북부 도시 마자리 샤리프에서 소련인 수명이 살해되었다. 8월에는 간다하루에서는 소련 군사고문단과 이슬람 게릴라들이 충돌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라키 정권의 제2인자인 아민 수상이 9월 15일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직을 차지하였다. 10월 14일 아민을 축출하려는 역 쿠데타가 발생하였으나 무산되었다. 아민 정권은 다라키 정권보다도 소련에 더욱 의지하여 반정부 활동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였다. 그러나 내전은 더욱 거세게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그러한 내전의 지속으로 1979년 말까지 사상자 수가 5만명을 상회하였고, 10만명 이상의 난민이 파키스탄으로 유입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다라키와 아민 정권을 지원해오고 있던 소련이 1979년 12월 15일 아프가니스탄을 전면적으로 침공함으로서 상황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이슬람 게릴라들의 공세를 진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① 수도 카불의 확보, ② 아민 대통령의 제거, ③ 완전한 소련파에 의한 새로운 정권의 수립 등을 목표로 대규모 병력을 투입시켰다. 이로써 약 9년간에 걸쳐 지속된 '아프가니스탄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목적의 하나는 자신의 타지크 공화국이 이슬람화되지 않도록 봉쇄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이슬람 혁명이데올로기가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및 중동지역 전체에 파죽지세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타지크공화국에 다수의 이슬람교도가 거주하였기 때문에, 소련으로서는 이슬람 혁명이데올로기를 어떻게든 막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타지크 공화국은 이슬람 세력에 의해 장악될 가능성이 컸다. 더욱이 이웃하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도 같은 이슬람권이라는 이유에서 정서적으로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지지하고 있었다. 구소련은 아프가니스탄에 수립된 사회주의 정권이 자신의 기대대로 이슬람 세력의 확대를 막아주지 못하자 전면적 침공을 감행하게 된 것이다.
<영화에 대한 추가설명>
영화는 전쟁 반대나 군국주의 경멸을 전면에 드러내진 않지만 명분없는 전쟁이 가져오는 허무를 전장의 사실적인 화면을 통해 잘 보여준다. 초반에 직접적인 전투 장면보다는 훈련소 모습에 집중한다. 영화는 어리숙한 병사들이 점차 살인에 무뎌져가는 과정, 인간 고유의 가치를 잊어가는 무서운 광경등을 섬세하면서도 심오하게, 그러나 결코 무겁지 않은 톤으로 화면에 녹여댄다. 당시 전쟁에 직접참여했던 러시아군 발레리 대령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지옥같은 훈련소 생활과 전쟁터의 처참한 광경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무엇보다 영화는 아름다운 우정과 죽음의 허망함이 교차하는 전쟁터의 진실을 호소력 짙게 전달한다. 삶의 끝, 절박한 두려움이 엄습하는 그 곳에서 오직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에도 두눈 부릅뜨는 병사의 표정이 전쟁의 무의미를 곱씹게 한다.
영화는 ‘저렇게까지 자세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병사 개개인의 사연과 감정, 훈련 중 변화 과정을 리얼하게 담는다. 때문에 전반부는 다소 지루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관객은 이로인해 병사 한명 한명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그들 개개인이 맞는 결말에 공감하게 된다. 영화는 그들의 모습을 그리는 과정에서 다소 모호하다. 우선 이영화는 그들의 전우애에 많은 걸 할애한다. 그러나 139분 짜리 전우애를 본다는 것이 그리 흥겨운 일은 아니다. 그보다는 미약하게나마 깔린 전쟁과 폭력의 세계에 대한 허무함, 전쟁이 인간 개개인에 미치는 광기의 상태를 감지하게 한다는데 장점이 있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 전쟁은 슬퍼하는 이상한 태도, 영화의 마지막에 이런말이 흐른다. “우리 9중대는 작전을 완수했다. 그때는 몰랐다. 우리가 지키려던 조국이 사라지고 훈장도 무용지물이 되리란걸. 제대 뒤 우리 생활도 참혹했다. 이겨낸 이도 있지만 도태된 이도 있다. 그때는 몰랐다. 까맣게 몰랐다. 대규모 철수작전 중에 우릴 잊었단 것도.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 9중대 우리는 승리했다.” 제9중대는 승리했으나 패배한 자들의 이야기이다.
『9중대』는 러시아 블록버스터 영화답게 h대형 액션장면 등 볼거리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쓰지만, 생생한 캐릭터 묘사와 뚜렷한 메시지 전달이라는 미덕 또한 놓지지않는다. 이 영화가 2005년 최고 흥행작이자, 소비에트 연방 붕괴 뒤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영화로 기록된 것 또한 이같은 나름의 완성도와도 관련있을 것이다. 중요하진 않지만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 전쟁과의 유사성 때문인지 훈련소에서 이들이 서서히 광기속으로 빠져드는 과정은 『풀 메탈 자켓』을, 아프가니 스탄에 배치된 뒤부터의 이야기는 『플래툰』을 떠올리게 한다. 미군 시각의 전쟁영화를 주로 봐온 관객들로선 소련군의 시각에서 전쟁을 바라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를 느낄만하다. 배경이 된 전쟁에 참가했던 군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시나리오가 쓰여졌고 83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들여 당시의 탱크, 전투기, 헬리콥터까지 세밀하게 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