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이 내려앉은 교실 창밖으로 붉게 물든 단풍잎이 흔들리며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란히 앉아 책을 펼친 오구리와 타마모의 얼굴에는, 평소에 불타오르던 경쟁심은 잠시 자취를 감춘다. 독서라는 고요한 행위 속에서, 그들은 오직 글자와 이야기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이 순간만큼은 라이벌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단풍이 스치는 창가의 은은한 햇살 속에 함께 빠져든다. 책장 넘기는 소리와 가을 바람의 속삭임 속에서,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편안히 받아들이며, 가을의 따뜻한 고독과 사색을 함께 나눈다.
하지만 책을 읽는건 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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