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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답글 고맙습니다....그러나!!

작성자한서정|작성시간10.09.11|조회수127 목록 댓글 13

이학영선생님.

 

굵은 빗줄기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창고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가 몹시도 크게 들리는 깊은 밤입니다.

 

모처럼 카페에 들어왔다가 선생님의 답글을 보고 용기를 내어 글을 드립니다.

 

인터넷이라는 곳이 익명성이 보장된 가상의 공간이다 보니

 

얼굴 맞대고 하는 대화와 달리 화자의 표정이나 어감을 곧바로 정확하게 전달받지 못해

 

글쓴이의 마음이 왜곡되어 전달되고, 왜곡된 전달로 인해 송곳같은 댓글이 달리게 되는..

 

그래서 때로 거친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습니다.

 

먼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제가 드리는 글이 타인에게 왜곡되어 전달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가시 돋힌 답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선생님의 글에 답글을 드릴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싸울아비님의 글에 달아 주신 가슴 따뜻한 답글때문이라는 것도 말씀드립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긴 서두를 양해해 주셨으면 하고요.

 

경기도 지방 소도시에서 학원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던 제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사업마저 접고 길거리에 선지 어느덧 3년 차입니다.

 

무슨 객기를 부리는 것도 아니면서 작고 여린 여성의 몸으로 정권과 대항하는 촛불시민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인데요.

 

촛불활동 중에 가끔, 참 많이 화가 날 때가 있었습니다.

 

간혹, 촛불시민을 들러리로 세우려고만 드는 일부 명망가때문입니다.

 

조직력없고 돈도 없고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촛불시민들은 그저

 

몸빵 돈빵이나 하라는 것 같아 기분이 참 더럽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은 이제 많이 깨었습니다.

 

대의제를 넘어 직접제 민주주의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려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겠다 선언하고 행동으로 앞장 섭니다.

 

그런데 여전히 조직력과 자금력을 무기로 내세운 기존의 정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뒷발질에

 

일껏 힘겹게 꾸려 놓은 시민행동 조직들이 와해되거나

 

선점한 의제를 빼앗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근한 예를 하나 들자면

 

시민정치연합이라는 촛불 내 자생 조직이 그렇습니다.

 

지난 2월 어렵게 출발해 작지만 시민단체로서의 틀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단체 명칭 그대로 깨어 있는 시민들이 정치 운동을 하고자 만들어진 것인데

 

지금은 그저 유명무실합니다.

 

또한 촛불인권연대가 조직되어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조직이라는 것이 사람과 재정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명망가가 불리는 누구 하나 듬직한 뒷배가 되어 지원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조직이 정비되어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 누군가 들러 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치사하지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고 노무현대통령께서 서거하시고 노무현 재단이 출범했습니다.

 

요즘은 영화배우 문성근이 주도하는 100만 민란 프로젝트가 회원을 모집 중에 있고요.

 

제주대 이상이 교수님이 중심인 것 같은 무슨 포럼이 출발했고

 

우리 복지사회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도 출발의 닻을 올렸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노무현 재단...

 

대한문 앞에서 경찰과 맞서 싸우다 얻어터져 가며 분향소 차리고

 

49일 동안 모진 고생한 시민상주들.....열외였습니다.

 

무슨 포럼인가 거기는 어떤지 제가 참여하지 않아 잘 모르겠고요..

 

문성근 프로젝트에는 진알시 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소위 지도부라고 하는 것이 따로 있는 듯 합니다.

 

또 지난 지방선거와 재선거 때, 많은 촛불시민들이 유세현장에 나가 봉사했지만

 

찬밥 신세였다 하더군요..

 

내 다시는 **당 선거 도와 주나 봐라!!

 

하고 이를 가는 동지도 있었습니다.

 

오나가나.....촛불은 그저 들러리고 몸빵하고 돈빵하라는 것 같아

 

되알진 욕설이 입술 끝까지 올라왔습니다.

 

 

여기 시민회의...준비위원회 조직을 보아하니

 

공동대표도 명망가요, 공동운영위원장도 계급장 달렸습디다.

 

운영위원에는 그래도 촛불활동가 몇 명 끼어 있더군요.

 

왜 그래야 합니까?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생색내기 삼아 운영위원에 몇 명 끼워 준 것 같습니다.

 

공동운영위원장과 공동대표는 여성 시민 정치 학계 등등 배려하신 듯한데

 

촛불시민은 영 아닌 것 같은가요??

 

시민의회라면 적어도, 촛불시민의 몫(?)은 배려해 주셔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시민회의니까요.

 

명망가가 아닌 시민이란 이름을 붙였으니까

 

명망가는 한 발 물러서서 따뜻하고 포근한 시선으로 뒤에서 지켜 보며 조언해 주는

 

그런 조직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저만의 바램은 아닐 것입니다.

 

 

명망가가 포함되고 그들이 앞장 선 조직들이

 

 제가 보기엔 너무 쉽게 사람을 모으고 자금을 모으는 것을 보고

 

역시 이름을 먼저 알려야 하는구나.....합니다.

 

솔직히 씁쓸하다기 보다는 또 상스런 욕설을 뱉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합니다.

 

씨팔....좆도 아닌 것들이~~ 하고 말이지요.

 

이런저런 진보 조직들이 생기면 저도 함께 참여하긴 합니다.

 

그런데 참여를 하긴 하면서도 씁쓸하고 기분 더러운 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이제 마지막으로 한 가지 여쭙습니다.

 

촛불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생성해 낸 조직들이 더 성장하도록

 

그래서 탄탄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 발 물러서서 지원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앞서 말씀 드린 시민정치연합과 촛불인권연대가 잘 성장해서

 

올바른 진보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백의종군하실 생각 없으신가 여쭙습니다.

 

 

제 개인적인 욕심입니다만, 촛불재단 만들고 싶습니다.

 

문화제 한 번 쌈박하게 하고 싶어도 자금이 없어 무대도 못쌓고 앰프도 출력 좋은 것 대여 못할 때마다

 

천갈래 만갈래 가슴이 찢겼다는 것.....아십니까??

 

시민은 없으면서도 시민 위에 군림하려 드는 막되먹은 시민단체와

 

유권자를 개 좆만큼도 안여기는 기존 정당들보다 더

 

빵빵한 자금력과 조직력으로 멋드러지게 , 이명박 정권과 대판 붙어 보고 싶은데

 

너무 어렵습니다.

 

너무 힘들어 많이 버겁습니다.

 

 

밤에는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 글을 쓰지 말았어야 했는데...

 

길고 두서 없는 글로 어지럽혔습니다.

 

그저, 이름없는 한 시민의 넋두리려니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얗해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촛불시민 한  서  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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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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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쥐사냥꾼 | 작성시간 10.09.13 정확한 지적입니다. 왜 반미로 가지 못하였는가? 그건 반미주의자들이 뒤에서 말만하지 거리에서 구호로 나서지 못해서입니다. 반면 거리에 구호로 반일, 과거사 외치면서 뉴라이트 까는 것은 잘되었습니다. 그건 반미주의자들이 자신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만 왜 니들은 반미 안하냐고 욕하는 것입니다. 만정선생님 부터 미국까는 구호를 외치고 핏켓을 들고 싸웠어야합니다. 누가 누구를 욕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반미주의자는 운동을 제대로 못한 자신을 탓해야할 것입니다.
  • 작성자한서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9.13 만정님'께 한 마디 더 합니다..이학영 선생님 외 소위 명망가 분들께 진보대통합이란 조직에서 백의종군하시란 말이 아닙니다...그렇게 내 글이 왜곡되어 이해되지 않기를 바란다 했건만.....어이없는 웃음이 자꾸만 삐져 나옵니다...이래서 어지간하면 글을 안쓰려 자제하는 겁니다...어쨌건 촛불이 조직력이 없다느니 단결이 안된다는니 하는 왜곡된 말을 유포하고 돈빵 혹은 몸'빵이나 요구하며 들러리 삼으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그것이 어느 조직이던 좌시하지 않고 계속 문제 제기할 것입니다..
  • 작성자한서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9.13 이학영 선생님, 님의 답변을 요구하는 글이 아닙니다...혹여라도 이 글이 선생님 개인을 향한 글이라 오해 않으셨으면 합니다..답변이 없으셔서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셨다 여기고 있습니다. 저 이학영 선생님 무진장 좋아라 해요...이수호 선생님 유시춘 선생님도요...ㅋㅋ
  • 작성자만정 | 작성시간 10.09.13 제가 좀 지나쳤나 보군요 한선생님의 열정에 존경심을 표시하고자합니다 제가 워낙 덜렁덜렁해서 실수가많습니다 그점깊이해아려주시고 앞으로 이조직이 촛불들의 못다이룬꿈을 완성시키는조직으로 거듭태어나길 간절하게기원합니다 아무 한선생님의 역활이 더 크게 주어 지리라고 봅니다 제가 이잘못을거울삼아 담에 만나면 식사나 술대접을해드리도록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건피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한서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9.13 지나쳤다기 보다는 좀 서운했지요..제가 말한 의도와 다르게 이해하신 듯해서요...ㅋㅋ 면하고 나누는 대화가 아니다 보니 발생되는 문제인데요...서로 조금씩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오해는 쉽게 풀리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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