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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지도는 존재하는가?

작성자문안일|작성시간03.04.07|조회수528 목록 댓글 0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도는, 대개 "메르카토르(Mercator) 도법"에 따라 그린 것입니다. 이 지도의 특징은 위도와 경선이 나란하게 그려져 있고,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지형의 왜곡이 심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린란드가 어마어마하게 크게 나타납니다.

지도 책을 보면, 메르카토르 도법말고도 여러 지도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어떤 지도도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모두가 길이나 형태, 각 따위에서 조금씩 왜곡이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혹시 왜곡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완벽"한 지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생각이 충분히 그럴 듯한 게, 지구라는 구를 지도라는 평면에 완벽하게 옮겨 그리는 일이 결코 가능할 것같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실은, 이처럼 구를 평면에 완벽하게 옮겨 그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는데, 그 주인공은 수학사상 가장 위대한 수학자의 하나인 가우스(Gauss)입니다.

그가 증명한, Theorema Egregium("놀라운 정리"라는 뜻의 라틴업니다)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정리가 그것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Gauss' Theorema Egregium:
곡면 S와 S'이 국소적으로 등장적이면 대응점에서의 가우스 곡률은 일치한다.
만약 지구가 아래위의 뚜껑이 없는 원통꼴로 생겼다면, 그냥 종이 위에 놓고 한 바퀴 굴리면 평면 지도를 만드는 건 간단합니다.

원통 위의 한 점 주변을, 이런 식으로 평면에 "찍는 방법", 또는 "펼치는 방법"을, "등장 사상(isometry)"이라고 합니다. "길이를 보존하는 변환"이란 뜻이지요.

결국, 문제는, 구면과 하나의 평면 사이에, 이런 "찍는 방법", 또는 "펼치는 방법"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 됩니다.

그런데, Gauss' Theorema Egregium이 주장하는 바는, 만약 그런 국소적인 등장 사상이 존재하면, 대응점들의 가우스 곡률이 같다는 겁니다.

따라서, 구면과 평면의 각 점에 대한 가우스 곡률을 실제로 구해서, 두 값이 다르면, 그런 "찍는 방법" 또는 "펼치는 방법"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자, 이제는 "가우스 곡률"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차롄데, 먼저 "곡률"부터 얘기합시다.

평면 위에 어떤 곡선이 주어져 있을 때, 그 곡선의 굽은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 "곡률"입니다. 물론 곡률은 그 곡선 위의 각 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곡률을 계산하는 방법은 꽤 복잡한 수식을 써야 하지만, 직관적으로 설명하면, 곡선의 한 점에서 접하는 원을 생각해서, 그 원의 반지름의 역수를 그 점에서의 "곡률"이라 합니다.

따라서, "곡률이 크다"는 것은 그 점에 접하는 원의 반지름이 작다는 뜻이고, 반대로 "곡률이 작다"는 것은 그 점에 접하는 원의 반지름이 크다는 뜻입니다. 직선의 경우, 접하는 원의 반지름이 무한히 커질 수 있으니까, 곡률은 자연스럽게 0으로 정의합니다.

지금까지 말한 "곡률"은 평면 곡선에 대해서만 정의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곡면"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요?

"곡면"에 접하는 "구"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말 안장처럼 생긴 곡면에서는, 아래로 볼록한 포물선처럼 양쪽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위로 볼록한 포물선처럼 양쪽으로 내려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접하는 구"를 생각하는 건 잘 안 됩니다.

대신에, 그 곡면 위에 놓인 곡선의 곡률을 이용합니다.

지금, 곡면 위의 한 점 P와 그 점에 접하는 평면을 생각합시다. 그 평면에 수직이면서 점 P를 지나는 직선이 존재하는데, 그 직선을 포함하는 무한히 많은 평면들은 주어진 곡면과 만나 각각 하나의 평면 곡선을 이룹니다.

그 평면 곡선의 곡률들을 구하는데, 그 곡선에 접하는 원들이 접평면의 어느 쪽에 있느냐에 따라, 곡률에 음과 양의 부호를 붙입니다.

이렇게 구한 곡률들은 무한히 많기 때문에, 하나의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들 가운데, 가장 작은 곡률과 가장 큰 곡률을 곱한 것을 "가우스 곡률"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가장 작은 곡률과 가장 큰 곡률의 평균을 "평균 곡률"이라고 합니다.)

이제 실제로 반지름 r인 구와 평면의 가우스 곡률을 계산해 봅시다.

구에 접하는 평면은, 접점과 구의 중심을 잇는 직선에 수직입니다.

따라서, 그 직선을 포함하는 평면과 구의 교점은 반지름 r인 원을 이루니까, 곡률은 모두 1/r 이고, 가우스 곡률은 1/r2 입니다.

한편, 평면의 경우는 교점들이 모두 직선을 이루니까, 곡률은 모두 0이고, 가우스 곡률 또한 0입니다.

두 면의 대응점에서의 가우스 곡률이 서로 다르니까, Gauss' Theorema Egregium에 따라, 구를 평면에 완벽하게 옮기는 방법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http://puzzle.jmath.net/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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