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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클리닉

드믄/드문, 오므리다/오무리다

작성자보슬비|작성시간03.06.24|조회수605 목록 댓글 0
집에서 아버지에게 매맞는 영모가 갑자기 사라졌다.
수학을 못해서 학원에 다니며 영모의 답안지를 베껴 쓰는 나(병구)는 영모를 찾아나선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고양이 담이의 안내를 받아 병구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다.
사라진 사람들이 있는 숲, 거기서 제물로 바쳐진 소녀 로아와 할아버지를 만난다.

"명쾌한 짜임새가 돋보이고 거침없는 상상력의 신선함과 특유의 내적 논리가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근년에 보기 드믄 수확으로 평가될 만하다."

공지희 장편동화 [영모가 사라졌다](1판 1쇄, 비룡소, 2003년 3월)에 대한 평에 나오는 문장이다. 책 뒷날개에 인용되어 있는 심사위원의 말이다.

'보기 드믄'은 '보기 드문'의 잘못이다. 드물다가 기본형이다.

오므리다/오무리다는 어떤 것이 맞을까? '오므리다'가 맞는다.

이것이 헷갈릴 때면 사전을 찾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

ㅁ ㅂ ㅍ 소리 다음에 모음 ㅡ가 올 때 모음 ㅜ가 붙은 경우와 발음상 구별하기가 어렵다.

배 고프다/고푸다
배 아프다/아푸다
브래지어/부래지어
브이(V)자/부이자

즉 므, 브, 프를 그대로 발음하긴 어렵고 무, 부, 푸처럼 소리난다.

따라서 표기를 하다보면 간혹 헷갈리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

위의 예문은 좀 이상하지 않은가?

"거침없는 상상력의 신선함과 특유의 내적 논리가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구문상으로 '상상력이 신선함'과 '내적 논리'가 설득력을 갖는다는 뜻인데, '상상력의 신선함'이 설득력을 갖는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

'거침없고 신선한 상상력과'가 되거나

'거침없는 상상력이 신선하며'가 되는 것이 낫겠다. 아마 후자의 뜻을 표한하고 싶었던 것이 문장을 압축하다가 구문이 어긋난 듯.

차라리 '상상력이 거침없고 신선하며'로 하는 것이 더 완벽한 구문이 되지 않을까.


"짜임새가 명쾌해서 돋보이고
상상력이 거침없고 신선하며
특유의 내적 논리가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는(이런) 점에서 근년에 보기 드문 수확으로 평가될 만하다."

와 같은 구문이 되어야 '짜임새가 명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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