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우리말 클리닉

잠그다/잠구다 담그다/담구다

작성자보슬비|작성시간09.06.08|조회수798 목록 댓글 0

6월항쟁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세월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버려 충격을 주며, 온 국민에게 민주주의의 후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안겨주고 있다.

서울대 교수의 시국 성명과 아울러 문화예술인 등 각지 각처에서 민주주의와 서민의 생존권을 지키고 평화와 통일을 제자리로 돌려놓자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가고 있다.

 

이때 87년 6월항쟁을 정면으로 그린 최규석의 만화 [100도C]가 나왔다. 1980년 5월 광주항쟁부터 87년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부르짖은 전국민적 시위와 박종철 이한열의 죽음, 직선제 개헌까지에 이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통독하면서 나같이 70년대 말 80년대 초에 대학을 다닌 세대는 그 시절의 여러 기억들을 떠올려 추스려볼 수 있었다. 여러가지 명멸하는 기억들을 꿰어주면서 이 만화는 그것을 민주주의의 쟁취로 집약하여 그것을 지키고 거기에 새로운 꿈을 그려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특히 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는 일종의 [만화로 보는 역사 교과서]가 아닐까 싶다.

또한 정치학 교과서라 할까. 80년에서 87년까지를 개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민주화를 위한 국민의 투쟁을 이렇게 요약해 제시하면서 민주주의의 요체에 대한 생각을 간결하게 표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주제가 심각한 만큼 설렁설렁 읽기는 어렵지만 스토리와 극적 구성, 인물의 변화 등이 흡인력이 있다. 어제 절반 읽고 오늘 마저 다 읽었다.

 

"왜 운영진실 문을 잠궈두는 거지?"

-최규석 만화 [100℃-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창비 2009, 180면

 

말풍선 속에 들어 있는 대화 문장이다. '문을 잠궜다' '김치를 담궜다'와 같이 '잠구다' '담구다'로 쓰는 예를 종종 볼 수 있다. 실제 대화에서 발음은 '장궜다'  '당궜다'에 더 가까울 것이다.

'오늘 김치 당궈야/당거야 해' '문 잘 장궈놓고/장거놓고 나와'처럼 말한다.

이를 글로 쓸 때는 맞춤법에 맞게 쓰고자 해서 '오늘 김치 담궈야 해' '문 잘 잠궈놓고 나와'라고 쓰게 된다.

 

그런데 이때 이 말들의 기본형은 '잠구다' '담구다'가 아니라 '잠그다' '담그다'이다.

따라서 '~ 담가야' '~ 잠가놓고'라고 써야 맞는다.

'잠그다, 잠그고, 잠가' '담그다, 담그고, 담가'와 같이 활용한다.

 

위 만화의 표기가 대화 인용이긴 하지만 "잠궈두는"이라 틀린 표기를 하기보다 '잠가두는'이라 쓰는 게 더 좋겠다.

 

'잠그다'에는 '문을 잠그다' 외에 '물에 손발을 잠그다'의 뜻도 있다. '담그다'에도 '김치나 젓갈을 담그다' 외에 '물에 손발을 담그다'의 뜻도 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잠구다, 잠구고, 잠궈'가 아니라 '잠그다, 잠그고, 잠가'로, '담구다, 담구고, 담궈'가 아니라 '담그다, 담그고, 담가'로 써야 한다.

"흙탕물에 손을 잠궜다/담궜다"가 아니라 "~ 손을 잠갔다/담갔다"가 맞는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