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매끄러운 글로 후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하다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간이 되어 일단 글을 시작합니다.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21학년도 시험에서 재수로 충남에 합격한 수강생입니다.
저는 2년의 수험기간 동안 전공은 구동언 교수님의 수업만 들었는데요.
2019년 2월~11월에 인강 프리패스로 1년치 수업을 수강하였고,
2020년에는 3월~11월에 직강을 다녔습니다.
2차 코칭(코로나 때문에 수업이 폐강되어 줌으로 직접 봐주셨어요)까지 했으니, 전공은 시작부터 끝까지 구동언 교수님의 도움을 받았네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저는 구동언 교수님의 수업을 대만족하면서 들었습니다.
어떻게 후기를 쓸까 하다가, 제가 도움을 받은 부분을 바탕으로 '추천의 이유'를 적어보려 합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1. 맹목적인 암기를 너무너무너무 싫어하고 못하시는 분
이라는 것은 제 소개입니다(흑) 학교를 다니고 시험이라는 것을 치를 시점부터 저는 ‘암기’, ‘단순 반복’을 정말정말 싫어했어요. 똑같은 것, 지금 아는 것을 왜 또 해야하는지 초등학생의 생각에도 이해가 되질 않았거든요. (쓰기 시간에 똑같은 글씨를 써야하는게 싫어서, 중학교 때까지 국어를 제일 싫어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구동언 교수님이 가장 자주하시는 말씀 중 하나가 ‘전공국어에 암기로 푸는 문제는 하나도 없다’입니다. 의아해하실 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합격한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 말씀이 정말 맞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에 있어 암기란 당연한 부분이지만, 이 시험은 암기에 먼저 달려들어서는 풀 수 없는 문제이더라구요.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시간과 노력이 더 들기도 하구요.
저는 다른 강사분들의 강의를 제대로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주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느낀 성향에 대해 ‘암기-이해’의 스펙트럼으로 분류해서 이야기하곤 했어요. 스펙트럼의 한편에는 강사가 직접 정리한 자료들을 나눠주고 이를 반복, 연습, 암기하게 하는 ‘암기’ 위주의 강사가 있고, 반대편 끝에는 학생이 직접 이해하고 분석,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배경지식보다는 내적 근거가 중요하는 ‘이해’ 위주의 강사가 있다는 식으로 말이죠. (물론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분류입니다. 공부에는 이해와 암기가 모두 필요하니까요)
그런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제가 느낀 구동언 교수님의 강의는 가운데에서 약간 더 이해 쪽으로 향해있는 지점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맹목적인 암기가 필요없다고 강조하시지만,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공부하며 자연스레 암기되는 과정을 중시하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배경지식, 기본기를 중시하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거나 머리속에 정리가 되지 않아 고민한 적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교수님은 어차피 계속 반복할 거니깐 때가 되면 된다며 부담 갖지 말라고 해주셨어요. 암기 부담이 덜하니 계속해서 진도를 나갈 수 있었고, 결국 시험에 가까이 오니 정리 되더라구요. 저처럼 ‘암기를 해야해!’라는 압박이 부담되시는 분들은 구쌤 강의를 따라가시면서 자연스레 정리되고 암기되는 과정을 거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물론 그 과정에서 공부는 스스로 해야해야하겠죠^^;)
2. 답안을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점수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신 분
임용, 특히 전공국어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이것인 거 같습니다. 모범답안이나 문항별 점수가 공개되지 않으니, 내가 왜 이 점수를 받았는지 모르는 데에서 오는 답답함 말이지요. 이 시험은 공정하긴 한 것일까 하는 고민도 들고요. 저 또한 그런 고민의 터널을 지나야 했습니다.
저는 구동언 교수님의 수업, 특히 3-8월 직강스터디와 8-11월(기출풀이+모의고사) 직강을 들으면서 이 부분이 상당히 해결되었어요. (아직 이 시험의 문제들에 대해 완벽히 알게 되었다 자신하지도 자신할 수도 없지만요) 교수님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동료 선생님과 대화를 통해 깊이 있는 이해, 넓은 안목을 갖게 한다는 것이에요. 혼자 공부할 때는 나의 관점에 머물러서 “이게 답이지”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과 답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나의 편협하고 좁은 관점을 깨뜨릴 수 있었어요.
누군가에게는 마음에 불편함이 있을 수 있고 또 확언할 수는 없기에 조심스러운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발견한 것은, 확실히 운을 타는 시험인 것도 맞지만 상위권 선생님은 꾸준히 좋은 점수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물로 저는 어느정도 운을 탄 케이스에요 흑흑) 문제의 유형, 작품, 해당개념이 변해도 꾸준하게 고득점을 내시는 선생님이 있으시다는 점에서, 저는 이 시험이 여러 커뮤니티의 소문들처럼 타당도와 신뢰도가 낮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식을 숙지한다고 해서 올라갈 수 있는 점수대에는 한계가 있고, 한참의 정체 끝에 합격권에 들 수 있는 ‘점프’가 일어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 점프가 바로 문제를 보는 ‘관점’이 열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온라인으로 스터디를 하면서 “이게 답이지”라고 단언하시는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근거는 ‘당연히’ 혹은 ‘내가 수업을 듣는 강사가 이렇게 이야기했으니까’ 였지요. 하지만 출제한 교수님이 직접 이야기해주지 않는한, 그 답이 맞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느 강사의 답을 쫓아가면 문제를 푸는 관점을 터득할 수 있다면, 이 시험은 왜 이렇게 막막하고 어려운 것일까요.
합격한 시점에서 저는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기출의 답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구동언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또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하며 나의 견해를 고수하지 않는 유연한 관점을 갖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문제를 보는 시각이 보다 넓어졌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험에서도 조금이나마 더 출제의도에 근접한 답을 쓸 수 있었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정말로, 정말로, 구동언 교수님의 강의와 그 멤버들 간에 이루어지는 스터디들은, 대화를 통한 관점 확장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9-11월 모의고사 기간에 함께했던 스터디 샘들, 저는 그분들 아니었으면 이런 결과 상상도 못했을 거에요 ㅠㅠ 모의고사를 풀고 난 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의 풀이과정을 사고구술하였고, 문제의 논리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대화해 나갔어요. 그 과정에서 문제의 내적 논리와 힌트를 찾아내는 '줌인'과 문제의 출제의도와 흐름을 바라보는 '줌아웃'이 가능했던 것이 저에게 가장 큰 공부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상반기의 문학 스터디와 8-11월 강의에서 실력자 선생님들의 답안을 참고할 수 있었던 것이 제게는 진짜 큰 자산이었어요. 특히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연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3. 개인 공부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길 원하시는 분
전공국어를 공부할 때 또한 어려운 점은, 바로 공부해야 할 범위가 너무 많다는 것 아닐까요? 일반적으로 노량진에서는 전공 강의 전영역(국어교육론, 문법, 문학)을 수강하는 데에 3일 정도는 투자해야하는 것 같아요. 월화에 교육학 강의를 수강한다면, 사실상 강의 수강이 아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부터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게다가 매년 새로 출간되는 개론서, 점차 넓어지는 문학 작품의 출제 범위 등... 국어 선생님을 꿈꾸는 우리는 참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ㅠㅠ
저는 초수에도 구동언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는데요. 대학에서 교직이수를 했고 임용 준비는 졸업 후에 시작했기에, 초수 시절은 강의를 따라가기에도 급급했어요. 구쌤 강의가 굉장히 컴팩트 한데도, 방향을 잡지는 못하겠고 교육학 강의도 1년치를 듣다보니, 이론 강의만 겨우 듣고선 1차 시험을 치러간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보니 재수에는 개인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큰 숙제였어요. 그런 면에서 구동언 교수님 수업이 저에게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일단 수업 시간 자체가 노량진 다른 수업보다 짧거든요. ㅋㅋㅋ 누군가에게는 단점이라고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큰 장점이었어요. 그렇다고 내용이 부족한가 한다면, 짧은 강의 시간 안에 핵심만 압축되어 있는 강의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오히려 쏟아져 들어오는 양이 적으니, 내가 부족한 부분을 더 찾아보거나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기에 더 수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 그런데 공부할 양이 적은 것은 아니에요. 교수님이 계속 공부할 거리를 제시해 주시거든요!! 다른 곳에서는 정리되어서 나오는 개론서도 다 읽어봐야하고, 교과서도 직접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죠. 문학은 작품을 직접 분석하고 스터디를 한다면 기출 형식으로 문제를 만들어보기도 해야하고, 문법 개론서는 읽기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예문을 보고 설명하는 연습까지 해야 해요. 3월부터는 매주 기출도 1회분씩 풀어야 하고요. 저는 못했지만 수능 기출과 수능특강 푸는 것도 권장하셨으니, 교수님이 제시해주시는 것을 다 하기에도 벅차겠네요. 교수님은 무엇이든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강조하시는데,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컴팩트한 강의 구성이 도움이 되었어요. 아, 수강생들 상담에 신경 써주시는 것도 저에겐 도움이 되었네요.
4. 따뜻한 분위기를 원하시는 분 + 계속해서 교사로서의 뜨거운 소명에 불을 지피기 원하시는 분
여러 강의를 듣고 선택해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생각보다 사소한 것들, 예를 들어 발음이나 사투리 여부, 수업 분위기 등이 강의 선택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이죠.
저는 따뜻한 분위기, 강사님의 인성적?인 부분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초수에 강의를 선택하면서 웬만한 강사님들의 맛보기 수업은 다 들어본 것 같은데요. 수업을 잘한다는 평이 있지만 차가운 분, 이게 교사 준비를 하는건지 단순히 시험 합격만 목표로하는 것인지 모르겠는 수업 등... 제 맘에는 차지 않는 수업들이 더러 있었어요.
그런데 구동언 교수님의 수업이 제 맘에 들었어요. 직강을 들으니 더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끊임없이 교사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서 언급하시고, 수강생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따뜻함. 사용하는 말에서 나타나는 부드러움이 제게는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었어요.
직강 수업은 특히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요. 재수 기간동안 참 마음이 어려웠는데, 다른 선생님들 만나는 낙이 수업 나가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는 것도 부정하지 못하겠네요. ㅎㅎ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잡담도 하고 질문도 하고, 시간을 쪼개서 스터디를 하는 선생님들도 계셨어요. 무엇보다 옆사람도 경계하는 요즘의 삭막한 임용 판에서, 도움을 주는 데에 인색하지 않은 분위기가 참 많은 힘이 되었답니다.
이로써 비루한 글을 마칩니다. 끊임없이 관심 가져주시고 방향을 제시해주신 구동언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결과와 상관 없이 솔직한 저의 느낌을 담았으니, 강의를 결정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주제 넘을 수 있지만) 올해 시험을 준비하는 선생님들께 격려의 말씀을 보냅니다. 합격의 결과를 받고 나서 가장 먼저 생각났지만, 왠지 모를 미안함과 민망함, 속상함 때문에 연락을 드리지 못한 우리 동료 선생님들, 그리고 새롭게 시험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 이 잔인한 길 위에 다시 서신 여러분을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11월까지의 과정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실력을 가지게 되실테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저와 같이 ‘거짓말 같은 행운’을 마주하게 되실 것이라 생각해요. 결국 아이들을 사랑하는 진심이 있는 이 길의 끝은, 참된 교사가 되어 단단히 서시는 교단일 것을 믿습니다. 제가 조금 먼저 가서 길을 닦으며 선생님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함께 청소년의 마음에 사랑의 기적을 일으킬, 아름다운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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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구동언 작성시간 21.02.17 유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추구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역으로 알게 됩니다. 그래, 그렇지, 바로 이거지.... 그러면서 이 정도의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서술형의 답안지 공간이 부족하기 마련이고, 주어진 답안지 공간을 밀도있게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내 몸을 남이 대신 운동해서 살찌게 할 수 없듯이 내 인지근육 또한 남이 대신해서 단단하고 유연하게 만들어줄 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이 글을 인내하며 다 읽은 사람이라면 합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 바쁜 시간 내서 수강 후기를 써 줘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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