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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시 산책

IF | Rudyard Kipling │ Rudyard Kipling 시 │ 백정국 역

작성자연진|작성시간09.07.25|조회수1,659 목록 댓글 0

 

IF | Rudyard Kipling

 

 

If you can keep your head when all about you

Are losing theirs and blaming it on you,

If you can trust yourself when all men doubt you

But make allowance for their doubting too,

If you can wait and not be tired by waiting,

Or being lied about, don't deal in lies,

Or being hated, don't give way to hating,

And yet don't look too good, nor talk too wise:

 

If you can dream ― and not make dreams your master,

If you can think ― and not make thoughts your aim;

If you can meet with Triumph and Disaster

And treat those two impostors just the same;

If you can bear to hear the truth you've spoken

Twisted by knaves to make a trap for fools,

Or watch the things you gave your life to, broken,

And stoop and build 'em up with worn-out tools:

 

If you can make one heap of all your winnings

And risk it on one turn of pitch-and-toss,

And lose, and start again at your beginnings

And never breathe a word about your loss;

If you can force your heart and nerve and sinew

To serve your turn long after they are gone,

And so hold on when there is nothing in you

Except the Will which says to them: "Hold on!"

 

If you can talk with crowds and keep your virtue,

Or walk with kings ― nor lose the common touch,

If neither foes nor loving friends can hurt you;

If all men count with you, but none too much,

If you can fill the unforgiving minute

With sixty seconds' worth of distance run,

Yours is the Earth and everything that's in it,

And ― which is more ― you'll be a Man, my son!

 

 

 

만약 | 러디어드 키플링

 

 

만약 주변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너를 탓해도

끝내 침착할 수 있다면,

만약 모두가 너를 의심할 때 네 자신을 신뢰하고

그들의 의심마저 포용할 수 있다면,

만약 기다리되 기다림에 지치지 않고,

속아도 속임으로 대하지 않고,

미움을 받아도 미움에 굴복하지 않고,

그럼에도 선량함과 현명함에 절제가 있다면.

 

만약 꿈을 꾸면서도 꿈에 굴종하지 않는다면,

만약 생각을 하면서도 생각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면,

만약 성공이란 녀석과 패배란 녀석을 만나고도

이 두 사기꾼들을 똑같이 취급할 수 있다면,

만약 네가 말한 진실이 악한에 의해 왜곡되어

어리석은 자들에게 덫이 된단 소릴 들어도 견딜 수 있고,

네 일생을 바친 일이 무너진 것을 보고도

허리를 굽혀 낡은 연장을 들어 다시 세울 수 있다면.

 

만약 애써 이룬 모든 것을 한 데로 모아

단 한 번의 위험한 승부에 걸 수 있고,

그것들을 다 잃어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해도

잃은 것에 대해 한 마디 말도 내뱉지 않는다면,

만약 심장과 신경과 힘줄이 이미 소진된 후에도

여전히 그들에게 봉사를 강요할 수 있고,

“버텨라!”라고 말하는 의지력 말고는

네 속에 아무 것도 없을지라도, 버텨낼 수 있다면.

 

만약 군중과 대화하면서도 고결함을 지킬 수 있고,

제왕과 소요하면서도 서민의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만약 원수도, 사랑하는 친구도 너를 해칠 수 없다면,

만약 모든 사람을 중히 여기되 누구에게도 지나침이 없다면,

만약 앙심품은 1분을

60초 동안의 뜀박질로 채울 수 있다면,

이 세상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네 것이 되고,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아, 너는 한 남자가 되리라!

 

 

 

[작품읽기]

 

 

   러디어드 키플링의 「만약」은 번역문에선 좀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나름대로 정교한 각운을 갖고 있는 음악적인 시다. 그러나 이 시를 음악성과 연결시켜 즐길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만약」은 “내용”이 저울의 반대편에 놓인 “형식”을 가볍게 들어 올리는 시, 전달되는 메시지에 시인의 노고가 집중된 시다. 이 시는 시각적으로는 네 연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두 행의 주절과 서른 줄의 종속절이 한 문장을 이루는 단순한 시다. 그리고 그 주제도 “세상을 얻고 남자가 되는 방법”이란 말로 어렵지 않게 요약될 수 있다. 진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시다. 하지만 키플링은 세련된 허위보다 진부한 진실을 택하는 것이 시인의 의무라고 여기는 듯하다. 만약 시간의 도전을 견디어 온 것을 진실이라 한다면 “진부한 진실”은 오래된 진실을 말함이다. “진부한”이란 수식어는 진실에 대한 적대감을 교묘히 숨기는 수사학적 위장이다.

 

   키플링이 아들에 대한 훈계의 형태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각각의 메시지는 시인의 개인적인 사색의 열매라기보다는 서양의 지적 전통을 사적으로 내면화한 결과이다. 화자의 충고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의 미덕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선 그리스적이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지성과 감성과 덕성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면에선 기독교적이다.

 

  「만약」은 고전적인 가치를 선양하는 시로서, 비록 진부하고 고지식하게 들릴지라도, 야만적인 무한경쟁을 시대정신인양 떠받드는 불온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마음의 중심을 흔드는 힘이 있다. 그 힘이란 모나지 않게 세상을 둥글둥글하게 살아가는 냉소적 넉살이 아니라, 주체적 확신에 뿌리내린 사랑과 용서, 성공과 실패를 초월하는 투지,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지적 냉정함, 육체에 완전히 지배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 모든 이의 친구가 될 수 있는 넉넉한 인격, 그러면서도 세상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 기품있는 외로움이다.

 

   이 시의 마지막엔 불편한 아이러니가 하나 숨어있다. 화자는 이제까지의 수많은 “만약”의 조건들이 충족되면 두 가지 선물이 아들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선언한다. 하나는, “이 세상과 세상의 모든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때야 비로소 “남자”가 된다는 것이다. 감동적으로 들리는 말이지만, 그 모든 가치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또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 생긴다. 이런 의구심이 정당하다면 세상을 소유한다는 것, 진정한 남자가 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반문도 가능하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며, 또 그런 가치들을 자식들에게 심어주려고 애쓰고 있는가? 우리는 부끄럽게도 그 대답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살고픈 생각이 별로 없다. 우리에겐 “함께 조금씩 가난한 삶을 살자”는 말보다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 우리에겐 “아름다운 패배”란 말이 패자의 구차한 자기변명으로 들린다. 우리에겐 용서란 말보다 복수란 말이 더 통쾌하게 들린다.

 

  「만약」은 뭇아버지들에게 아버지됨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도록 촉구하는 시로 읽힐 수 있다. 성차별적으로 들릴지 모른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말하면, 이 시의 언어는 아버지의 언어다. 교육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아들의 성장에 있어서 아버지는 어머니와는 차별되는 고유한 역할 영역이 있다고 한다. 아들은, 거친 세상과 맞서고 그 맞섬을 통해 자신을 규정하는 방법을 아버지의 언어를 통해 배운다는 것이다. 이 말은 적어도 아들의 교육에 관한한 아버지의 경제적인 능력이나 사회적인 지위는 부차적인 중요성만을 갖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꾸어 말하면, “아들아!”라고 시작되는 아버지의 말이 아들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모습을 결정짓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소리다.

 

   아들의 눈을 지긋하게 쳐다보며 중량감 있는 목소리로 부르는 “아들아!”에는 마력이 있다. 그렇게 불러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려 들면 형이하학적 생각은 곧바로 목에 걸리고 만다. 키플링이 어떤 아버지였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 시를 쓰는 동안만큼은 근사한 아버지였을 것이다.

 

 

[작가소개]

 

러디어드 키플링 (Joseph Rudyard Kipling, 1865~1936)

 영국의 시인겸 소설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봄베이에서 태어났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정글북』의 저자로 주로 알려져 있다. 생존시 영어권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 중의 하나로 인정받았으며, 영어를 사용한 작가 중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영국제국주의의 모습은 비평가들 사이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백정국

고려대 영어교육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에서 미국문학 석사.

University - Camden에서 영문학 석사,

University of California - Davis에서 셰익스피어 드라마 연구로 박사 학위 받음.

현재 한성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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