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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2026문학기행문

작성자풍운|작성시간26.06.17|조회수22 목록 댓글 0

물도리 마을, 옛 정취를 찾아서

 

 

정영길

 

출발

 

여행을 두 가지로 나눈다면 기다리는 여행과 기다리지 않는 여행으로 나눌 수 있다

문학기행은 기다리는 여행이다.

초저녁잠으로 새벽을 빨리 맞이했다.

평소 같았으면 지나쳤을 새똥까지 닦고 차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가 말한다

"친구들 하고 놀러가는 갑네"

친구들이 아니라 글 쓰는 사람들과 떠나는 여행이라고 말씀드렸다.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회원들이 모였다. 문학기행을 마친 뒤 곧장 대전으로 가야 해서 내 차를 가져왔는데, 결국 예총회장이 준비한 넓고 편안한 차를 보니 마음이 바뀌었다. 내 차에 실었던 짐을 승합차에 옮겨 실었다. 여러 가지 사연으로 동행하지 못한 회원의 아쉬움을 두고 승합차는 출발했다.

대의면사무소에서 윤성옥회원을 태우는 과정에서 “대의면 사무소로 가시면 됩니다.”라는 말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 윤성옥 회원을 태우고도 “대의면 사무소로 가시면 됩니다.”라고 한 뒤“돌아올 때”라는 말을 윤재환 회원이 덧붙였다. 예고편 같은 그의 입담에 모두 기대를 해본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유와 다양한 행색을 볼 수도 있고,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곳이다. 저마다 간절히 참아온 것들을 눈치 보지 않고 쏟아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삼수 회원이 새벽부터 구운 빵을 휴게소 야외 테이블에 꺼내놓았다. 모이를 보고 모인 새처럼 회원들이 작은 테이블을 둘러섰다. 사무국장이 가져온 커피를 각자 빨며 다시 차에 오른다.

인솔자가 없어도,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누군가는 눈여겨보고 있었다.

 

무섬마을

 

무섬마을은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있는 마을이다.

수도리(水島里)의 한국어 이름으로 물섬이 발음변화로 무섬이되었다

내성천에 삼면이 둘러쌓여 물도리 마을로 외부로 이어지는 외나무다리가 지금의 무섬다리로 관광화 되었다.

차는 물길처럼 휘휘 돌아 마을 어귀 수도교를 지난다.

초가의 이엉들이 생생한 느낌이 드는 것이 마을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예약한 식당 주변으로 이미 세워둔 차량들로 분잡하다.

 

따로 출발한 마지막 신입회원인 김석계 회원이 일찌감치 도착해서 우리를 반겼다.

이미 차려놓은 식탁에 앉아 막걸리 소주 맥주를 주문한다. 맥주는 테라를 찾았지만 카스가 나왔다.

이를 놓칠 리 없는 누군가가 카스테라 맥주라 한다.

술을 못하는 나도 카스테라 한잔을 받아 마신다.

이광두 회장이 신입회윈 소개를 한다.

김석계 회원의 신입 인사를 하는데 약력이 너무 화려하여 문학과 동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으나 문학에 대한 진심을 믿고 싶었다.

신입회원의 인사가 끝남과 동시에

신동환 사무국장의 막걸리잔은 빠르게 비워지고 그의 호기는 결국 빈 막걸리잔을 머리에 쓰게했다.

식사를 마치고 모래사장이 길게 펼쳐진 하천에 놓인 외나무다리를 건넜다.

용마루를 걷듯 두 팔을 벌려 조심스럽게 걷는다.

샌들을 신었던 윤재환 회원은 물속을 걸으며 모두가 예상한 물장난을 친다.

물을 뿌리는 손보다 물을 맞는 사람의 비명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소리가 클수록 보는 이의 희열은 높아간다. 남자의 비명보다 여자의 비명이 더 아름다웠다.

외나무다리는 공포였지만 외나무다리의 불완전한 시공을 보면 공포는 더하다. 외나무다리는 물이 가장 깊은 곳에서 많이 흔들렸고 심지어 나무와 나무 사이에 삐져나온 고정 못이 보일 때면 긴장이 고조 되었다.

 

꽃은 피고 물은 흐르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니 시(詩)동산이 보인다.

오래된 목판에 새겨진 글들이 지워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유추해서 끈질기게 읽었다.

내성천변 따라 놓인 데크를 따라 걸었다. 물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큰 나무그늘에 햇볕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다.

데크따라 가다가 멈춘 곳에 찻집이 있다.

한옥같은 찻집은 화려함보단 수더분했다.

정원에 놓인 각종 시설물들이 정갈하기보단 자연스러웠다.

실내는 아늑하고 무대도 있었다. 찻집보단 라이브카페 같았다.

개량 한복차림의 주인 부부가 우리를 반긴다.

시와 함께 나누는 시간은 여행의 중심이었다. 지루할 것 같았지만 지루하지 않았고, 두서없을 것 같았지만 순서가 명확했다.

우리 무리와 동시에 찻집에 들어온 손님 부부에게 앞으로 진행될 행사를 알려주고 양해를 구했다.

공무원 퇴직을 한 뒤 테리우스처럼 긴 머리를 한 편집장님이 사회를 보았다. 사회는 바쁘지 않고 유머스럽지 않고 그렇다고 차분하지도 않게 진행을 했다. 한삼수 회원의 여는 마당 공연이 시작되었다. 한삼수 회원의 하모니커와 기타를 동시에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처음 본 신입회원 김석계 회원의 감탄이 쏟아지다. 심지어 해운대에서 버스킹공연을 하자고 제안한다. 순서 없이 회원들의 시를 사회자의 지목으로 낭독하게 하고 소감을 얘기했다. 손님으로 앉은 부부도 시를 한 편씩 읽기도 했다.

이광두 회장의 일취월장 기타실력으로 중간 무대를 돋보이게 했다.

편집장이 직접 담은 매실주와 한삼수 회원이 가져온 포도주로 분위기를 한층 무르익게 했다.

뒤로 갈수록 회원들의 시 낭독과 30초 소감은 더 깊어지고 온기가 더해졌다.

신동환 사무국장이 마무리로 기타연주를 했다.

출중했다.

 

꼽배기가 아닌 두 그릇

 

긴 여정에도 피곤한 내색 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김성국 예총 회장의 노고가 고맙고 미안했다.

원래 운전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처럼 아무렇지 않게 운전을 하니 든든하기도 했다.

덕분에 살짝 졸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두 개의 휴게소에 들렀다. 많은 것을 삼킬 수밖에 없는 주어진 환경에 어쩔 수 없는 생리현상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녁이라는 기쁨을 놓칠 수가 없었다. 갈비탕과 냉면의 선택은 짜장면과 짬뽕의 선택처럼 들렸다. 각자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즈음 난 갈비탕과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분명 사람 수보다 많은 음식을 주문했다.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달렸던 차는 저녁 식사를 위해 대의면에 있는 식당에 도착을 했다.

이 식당과 더불어 주변으로 전년도에 제방이 무너져 모든 건물이 물에 잠겼었다. 수해의 흔적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내부는 깨끗했다. 달라진 것은 젊은 외국인 종업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갈비탕이 먼저 나왔다. 이어서 냉면이 나왔다. 난 기다렸다. 아직 나오진 않은 비빔냉면 한 그릇.......

뜨거운 갈비탕의 양이 줄어들수록 내 시선은 주방을 향했지만 끝내 비빔냉면은 나오질 않았다. 그 순간 서운한 것보다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불렀기 때문이다.

나의 두 그릇을 기억하는 회원들의 안타까운 격려가 있었지만, 그들을 진정시켰다. 그들은 나의 꽉 찬 배를 알 수 없었으니까.

 

악수

 

만날 때도 악수를 하더니 헤어질 때도 악수를 한다. 덩달아 나도 악수를 받았다. 익숙하지 않은 악수를 주고받으며 “고생했다” 말한다. 진정 고생한 운전자에게는 한 번 더 감사하다고 했다.

악수가 익숙해질 때까지 나는 악수를 해야했다

그리고 손을 흔들었다. 잘 가라고~~

한 달 뒤에 또 만날 사람들인데

문학기행은 사람 간에 사이를 좁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알아가기, 조금 더 편안하기 만나 길, 아무렇지 않게 악수할 수 있는 사이가 되기 위해 그래서 그 마음을 글로 정리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2026년 의령문인협회 문학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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