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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환

60. 뉴스경남 : 신동환의 풀어 쓴 한자 이야기 - 34. 습관(習慣) 2.

작성자예사랑 신동환|작성시간26.06.23|조회수20 목록 댓글 0

경남 의령군 13개 읍면에는 푸르른 기운이 온 산하를 덮어가는 성하(盛夏)의 길목이다. 돌아보면 계절의 변화는 어김이 없고 자연의 섭리는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날마다 마주하는 아침 해와 저녁노을처럼, 우리 삶 속에도 매일 반복되며 삶의 결을 만들어가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바로습관이다. 미국의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은 생각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낳고, 습관은 성격을 낳고, 성격은 운명을 낳는다라고 했다. 우리가 무심코 반복하는 작은 행동들이 쌓여 결국은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커다란 궤적을 그려내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는 말처럼,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습관의 위대함을 생각하며 올해 열두 꼭지째 칼럼으로 습관(習慣: 여러 번 되풀이함으로써 저절로 익고 굳어진 행동)이라는 한자를 풀이해 보고자 한다.

 

익힐 습()은 깃 우()에 스스로 자(=의 변형)가 결합한 한자이다. 깃 우()는 새의 양쪽 날개 모양을 본뜬 상형자로, 날개나 깃털, 날아오르는 행위 등을 뜻한다. 갑골문에 나타난 자를 보면 새의 깃털이 촘촘히 돋아난 날개 두 개가 나란히 그려져 있다. 이 글자가 다른 자형과 결합할 때는 주로 날다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우갈(羽褐: 깃털로 지은 옷), 우객(羽客: 날개가 달린 사람이란 뜻으로 선인을 이르는 말)이 좋은 용례이다.

스스로 자()는 본래 사람의 코 모양을 본뜬 상형자이다. 옛사람들은 자신을 가리킬 때 검지손가락으로 코를 가리키던 버릇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를 뜻하던 글자가 자기또는 스스로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본래 뜻을 보존하기 위해 나중에 코 비()자를 새로 만들었지만, 자는 여전히 스스로’, ‘자연히’, ‘~로부터라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그런데 익힐 습()자의 고자(古字)나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아래의 자가 본래 날 일()자나 흰 백()자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흰 백()자는 여기에서 알에서 깨어난 새끼 새의 하얗고 부드러운 머리혹은 ()가 떠오르는 아침을 상징한다. 종합해 보면, ()은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새끼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날개()를 수없이 파닥거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새끼 새가 공중으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수천 번, 수만 번 날갯짓을 반복해야 한다. 떨어지고 다시 파닥이기를 거듭하며 몸이 그 동작을 온전히 기억할 때 비로소 푸른 하늘로 비상할 수 있는 법이다. 배움과 익힘이란 이처럼 눈물겨운 반복을 통해 비로소 내 것이 됨을 글자는 웅변하고 있다. 학습(學習: 배워서 익힘), 연습(練習: 학업이나 기술 따위를 되풀이하여 익힘)이 좋은 용례이다.

 

버릇 관()은 마음 심()에 꿸 관()이 더해진 글자이다. 마음 심()은 앞선 칼럼에서도 설명했듯이 사람의 심장 모양을 본뜬 글자로, 감정이나 생각, 마음의 상태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마음속 깊이 깊어지는 심리적 태도나 상태를 뜻한다.

 

꿸 관()은 조개 패() 위에 꿰미 모양을 얹은 글자이다. 고대 사회에서 화폐로 쓰이던 구멍 뚫린 조개껍데기나 엽전을 실이나 끈으로 꿰어 묶은 모습을 본뜬 것이다. 일관(一貫: 방법이나 태도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음), 관통(貫通: 꿰뚫어서 통함)이 이에 알맞은 용례이다.

 

버릇 관()을 종합적으로 풀이해 보면, 어떤 행동이나 마음가짐()이 마치 엽전 꾸러미를 실로 꿴 것처럼() 단단하고 길게 이어져 마음속에 깊이 박힌 상태를 말한다. 마음의 끈에 매일의 행동이 하나씩 꿰어지다 보면, 그것은 지우려 해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굳은 버릇이자 습성이 된다. 관습(慣習: 사회에서 역사적으로 습득되어 전해 내려오는 행동 양식), 관행(慣行: 오래전부터 해 내려오던 대로 행함)이 좋은 용례이다.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새끼 새의 부단한 노력이()’이라면, 그 노력이 실에 꿰인 구슬처럼 마음속에 단단히 고정되어 일상화된 상태가 바로()’이다. 좋은 습관을 품는다는 것은 내 삶의 곳간에 아름다운 보석을 한 알 한 알 꿰어 보물 목걸이를 만드는 것과 같다. 반대로 나쁜 습관은 처음에는 거미줄처럼 가볍고 부드러워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쇠사슬처럼 단단해져 우리 몸과 마음을 옭아맨다. 계절이 바뀌듯 나의 일상을 가만히 돌아보며, 영혼을 갉아먹는 낡은 습관은 과감히 끊어내고, 내 삶을 윤택하게 할 새로운 날갯짓을 시작해야 할 때다. 하지(夏至: 낮이 가장 긴 시기)3일 지난 시점에서 오늘 행하는 작은 미소, 따뜻한 말 한마디가 꿰어지고 쌓여 마침내 내 삶을 빛나게 할 눈부신 운명이 될 것임을 믿는다.

 

=+()
익힐 습

깃 우

흰 백(스스로 자)
=()+(+)
익숙할 관

마음 심

꿸 관(꿰뚫을 관 + 조개 패)
6월 남은 날도 늘 꽃길만 걸어가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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