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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새벽별… - 허영실

작성자바람나무|작성시간07.11.27|조회수170 목록 댓글 1

영실언니가 오늘 점심에 자신이 쓴 시라며 건네주었습니다..

요새 죽은 친구들이 자주 꿈에 보인다며...

오늘 새벽에 눈이 깨어 잠 못이루며 쓴 시입니다.

 

 

 

친구와 새벽별
-먼저 떠난 벗들에게-  허영실

 

예전엔

그리움인줄 몰랐네

다투고

갈등하며

화 난 눈길로 돌아서곤 했지

그렇게 아픈 상처로

저마다의 길을 떠났네

 

긴 세월에 묻혀
이따금 떠오르다
가라 앉고
그저 어떤 순간
잠시 마음으로만 스쳐
청춘이 흘러가는 내내
서로의 세상을 헤매고
방황했지

 

멀리 나그네로 떠난사람
떠나지 못한 사람
떠난자와 떠나지 못한자
지금
만나는 구나
그리움으로
문득 살아 있음으로
느낄 수는 있으나
닿지 않는 손으로
이른 새벽
주전자의 물끓는 소리로
와서 닿는구나

 

나, 여기 있어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았어
그때는 끝없이 헤매었지만
지금은 길 모퉁이에 서있어

 

물이 끓는다
그리움으로 따뜻한 물한잔 마시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촛불하나 켜고
너랑 함께 갔기에
앞으로도 가야 될
좁고 기다란 골목길 초입에
서있다

 

피 맺힌 것들 모두 접어두고
무심하고 따뜻한 너의 그림자와
아직은 의지가 남아있는 나의 호흡으로
그날과 오늘을 함께 끌어안고
지금 한발을 내 딛는다

 

사랑해
안녕
조금만 더 걷다가
길이 끝나는 그곳에서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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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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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대지 | 작성시간 07.11.28 영실.. 그대의 글이 일단 너무 반가웠소이다.. 그리고 목이 메인다..흑흑...조금만 더 걷기는.뭘... 한참 걷다 같이 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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