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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나무 숲, 그곳

작성자물푸레|작성시간14.06.12|조회수158 목록 댓글 4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갔네

올뺴미가 울고

나무들이 휘파람을 불 떄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 소리를 따라

걸어서, 걸어서, 걸어서,

눈이 내렸네

편백나무가 초록향기를 내는 곳

전쟁에서 진 인디언 부족의 여인이

숨겨놓은 나무 그늘 속

강보에 싸인 아기같은

아이가 내리는 눈을 먹고 있었지

파란색 빛나는 목도리를 두르고

어디선가 북소리가 들려 심장을 움켜쥐듯

아이를 안고 편백나무 숲을 돌아나오니

아이는 커서

인디언 아버지를 닮아

전쟁을 준비하듯

편백나무 잎사귀로 점을 치고

바람의 소리를 들었지

파란색 빛나는 목도리를 두르고

그의 검은 눈동자엔 눈이 내렸네

나는 그를 꼭 안고 울었지

죽지 않고 살아있구나

너 죽 지 않 고 살 아 있 구 나

올빼미 우는 밤 편백나무 초록향이 질펀한

그 곳, 아이는 눈을 먹고, 바람을 먹고,

살 아  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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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검은돌 | 작성시간 14.06.18 역시.. 사람의 손은 신기해. 그건 그렇고... 글잘쓰고 사진잘찍고 공부잘하고 노래잘하고.... 너무한 거 아님미???
  • 답댓글 작성자물푸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6.20 그런가? ㅋ ㅋ ㅋ 내게 용기를 주다니 고마워
    난 아이들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그곳에말이야. 옛날에 봤던 영화가 생각나네. 원더풀 라이프라는 일본영화였는데, 그땐 지루하게 봤는데, 자꾸 생각나네. 논다매 공연할것인디, 그때 검은돌도 와서 한 공연 하시지요.
  • 작성자검은돌 | 작성시간 14.06.20 이글을 처음 보던 날, 느닷없는 이슬이 콸콸콸! 한.글.한.글. 너무도 심금을 울리길래 냉장고 꼭대기에 붙여두었지. 재주가 부러우이.. 노력한 결과겠지만.
  • 작성자산유화 | 작성시간 19.11.29 처음 보는 사진인데, 그 옛날 어디선가 여러 번 보았던 듯 익숙한 듯한 정경! 글은 우리에게 내재된 오랜 그리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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