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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작성자물푸레|작성시간15.04.01|조회수137 목록 댓글 2

 

 

 

 

이모는 슈퍼마켓을 했다. 이모의 오후엔 현미의 판이 걸려있었다. 10원짜리 하드를 아껴먹으며 보고싶은 얼굴을 드문드문 따라 불렀다. 여섯 살의 가슴에 노을이 밀려왔다 밀려갔다

술자리에서 보고싶은 얼굴을 불렀다. 마주앉은 그의 눈동자로 노을이 졌다. 그의 목소리에서 아껴먹던 하드 맛이 났다. 그를 닮은 아이를 데리고 노을을 걸었다. 서른의 가슴에도 노을이 밀려왔다 밀려갔다

이모의 장례식장, 이모는 스스로 보고싶은 얼굴이 되었다. 이모의 오후에 걸려있던 전축 판이 다시 돌아갔다. 새처럼 가벼워진 이모는 토끼의 푸른 눈을 하고 자작나무 숲을 뛰어다녔다. 마흔 여덟의 가슴에 노을이 밀려왔다 그리곤 돌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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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또다른세상 | 작성시간 15.04.02 아~
  • 작성자벼꽃 만발 | 작성시간 15.04.02 마흔 하나의 가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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