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꽃이 스스로 떨어진 게 아니다
꽃은 지난 밤 모진 바람에도 질기게 가지를 붙잡고 있었던 게다
흙이 입 맞추고 싶은 욕망으로 끌어당긴 게다
어두운 얼굴을 꽃단장하고 싶었던 게다
부드러운 속살에 살을 비비면 피가 돋을까
젖먹던 힘을 다해 손을 놓아주지 않았던 게다
꽃 같은 삶을 나도 살아보고 싶었던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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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짱구 작성시간 15.04.06 꽃,흙! 이런것들과 마음 부비며 사는 시인들은 얼마나 좋으까!
주취자들은 가까이 할수 없는 범주여...ㅋ -
작성자또다른세상 작성시간 15.04.07 ㅎㅎ 몸 잘 추스리고 어여 내려오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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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밥풀도 아까워 작성시간 15.04.09 능소화가 담벼락을 타고 지붕을 타고 올라 자라던 서울 살던 집이 그립다 아침 한시간 꽃이며 나무며 풀이며 돌멩이며 다 눈여겨 보고 아쉬워하며 출근했다 출근이 없는 집을 그리며 시골에 와서 이제는 집이 일터가 되어버려 되려 쉴 곳이 없다 서울집의 능소화 꽃송이는 기억하는데 우리집 울타리 안 돌멩이의 얼굴을 모른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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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물푸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04.09 자연은 풍경으로 있을 때, 풍경으로 교감할 때 좋은 것 같아. 집에서 나와서 정안이랑 산책을 하면서 꽃도 보고 돌멩이도 보고, 생활에서 벗어나 풍경 속으로 하루에 한 시간씩 사라졌다 되돌아오는 것. 정안이 마이 컸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