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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에는 행선지가 없다

작성자물푸레|작성시간19.03.30|조회수125 목록 댓글 1

발자국에는 행선지가 없다

 

 

내가 온 길을 돌아본다고

내가 갈 길을 아는 것은 아니다.

나는 어디로 가려고 걷는 게 아니다.

내가 걷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그냥 걸을 뿐이다.

 

걷다보면 저 멀리 내가 몸담았던 집이 보인다

내가 사는 곳이 저 곳이구나

허름하고 낡고 오래된 집

지붕 위를 떠도는 선한 구름과 묵직한 의지의 산 아래

보일 듯 말 듯, 무너질 듯 말 듯 위태로운 집

나는 집으로 잘 돌아가기 위해 집에서 나온다

 

가끔씩 노을에 물든 갈대가 흔들릴 때

집에서 나왔던 내가 집으로 돌아가는 나를 마주칠 때가 있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에서 파도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나무들이 물 속으로 가지를 뻗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지는 해와 뜨는 달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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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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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검은돌 | 작성시간 19.04.04 유상쌤은 시크한 글로 위안을 주고..
    자넨 아찔한 글로 위안을 주고..
    과정이 목적이면 좋겠어.
    아니.. 목적도 없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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