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니 바깥 공기가 차다.
늘 그렇듯 설레이게 빛나는 날씨다.
캘리포니아의 이런 날씨는..
--바로 이런 날씨가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들에게 축복이자 저주이다.
역시
늘 그렇듯이 알버슨 앞 테이블은 노숙자들 차지이다.
카트에 싣고 다니는 살림들을 정리하고...알버든에서 사갖고 나온 치킨으로 아침을 먹고...늘 그런 일상의 풍경이었는데.
..그런데..
한 노숙자 여인이 정성껏 화장을 하고 있다.
정성껏, 정성껏.
내가 알고 있는 세련된 화장법과는 말도 안되게 촌스러운 화장법이지만
그녀의 의식은 신부의 화장만큼이나 진지하다.
남루하기 그지 없는 옷에
더욱 남루한 챙이 넓은 모자를 눌러써서..
그녀의 화장은 보이지도 않지만..
그녀는 열심히 화장을 한다.
노숙자들이 지저분하고 구질구질하다고 생각했지
그녀들도 여자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
이 세상 어느 누구의 삶이 남루하다고 할 수 있으며
어느 누구의 삶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께서 그러셨다.
하루살이도 무시하지 말으라고,,
우리가 보기엔 단 하루 밖에 살지를 않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 세월 속에서
우리 처럼 미워도 하고 사랑도 하고 그리고 애기도 낳고.. 그렇게 다 한다고..
햇살과 바람에 그을려 남루한 옷만큼이나 남루하고 칙칙한 얼굴에
정성껏 화장을 하던 누숙자 여인의 화장한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명하다.
이 세상에 존중받지 못할 인생은 , 사람은, 없는거다.
*제가 일하던 스시바가 있던 마켓은 샌디에고 다운타운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변에 노숙자들이 많았었습니다.
그 어느날 아침 적었던 글을 옮깁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칼리토 작성시간 18.05.02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100he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5.02 감사합니다.
-
작성자영동촌놈 작성시간 18.05.03 노숙자의 문제는 영원히 해결이 어려운 것일까요?
빈익빈 부익부가 점점 커져만 가는 세상에서 부자들이 조금만 기부해도 해결이 될 것 같은데
그것을 해결 못하네요. 신성한 대학캠퍼스 내에도 노숙자들이 들어와 다니는 모습은 보기 안 좋더라구요. -
작성자mirae03 작성시간 18.08.09 글을 참 잘 적으시는거 같아요. 글쓰기에 소질이 있으신거 같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