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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대사관저와 취임식

작성자스티븐스 대사|작성시간09.01.30|조회수1,743 목록 댓글 14

 2009년 1월 30일

 

네티즌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번 설 연휴에는 서울이 조용했습니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남산에 올라 아름다운 경치와 눈이 내리는 모습을 보고 감상에 젖었습니다. 연휴에 서울에 계셨던 분들은 이렇듯 고요한 서울의 모습을 반가워하셨겠죠? 예전에 자동차가 많지 않았을 때의 서울의 모습이 생각이 났습니다. 설을 맞아 고향가는 것이 특별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말 동안 귀성 전쟁을 겪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제가 아름다운 미국 대사관저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참 뿌듯하게 여겨집니다. 지난 주에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입니다에서 시청자 여러분께 대사관저를 공개했었죠. 대사관저를 보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무척이나 흐뭇했답니다. 이 곳이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저

 

제가 처음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갔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1975년 크리스마스였는데요, 그 당시 거의 무너져가던 한옥을 대신해 현 관저를 다시 건립하는 공사가 한창이였습니다. 당시 리차드 슈나이더 주한미국대사께서 임시 관저에서 살고 계셨는데 제가 그 곳에서 열린 리셉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

 

리셉션에 간다는 생각에 너무 들뜬 나머지 저는 예산에 있는 양장점에서 옷을 새로 맞췄습니다. 진한 와인색 벨벳 드레스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매우 촌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연세가 조금 있으신 네티즌 여러분께서는 기억하시겠지만 그 당시에는 어느 건물을 가나 실내도 매우 추웠습니다. 그래서 두꺼운 코트를 입기보단 내복과 여러 옷을 겹겹이 입었죠. 그래서 저도 새로 맞춘 드레스를 입고 리셉션에 가면서 따뜻한 겨울 내복을 같이 입었습니다. 그것이 추위를 막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사관저에 도착한 순간 낭패가 발생했습니다. 대사관저는 서양식으로 난방이 되었던 것이죠. 리셉션에 참석한 다른 여자 분들은 얇고 가벼운 민소매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저는 혼자서만 너무 더운 나머지 리셉션 내내 가까운 문 옆에서 문이 열릴 때마다 들어오는 바깥 찬바람에 더위를 식혔답니다.   

 

제가 너무 따뜻하게 옷을 차려입은 것을 제외하면 리셉션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대사님과 슈나이더 여사님과 함께 당시 짓고 있던 새 관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두 분이 새로운 관저의 첫 주인이셨는데요, 그런 집에서 제가 대사로 살게 되었으니 이 곳이 저에게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 아시겠지요?

 

지난 주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행사는 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이었습니다. 저는 새벽 2-3시까지 취임식을 지켜봤습니다. 매우 감동적이고 가슴 벅찬 행사였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 (http://seoul.usembassy.gov) 를 방문하셔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의 역사적인 연설 내용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취임 기념 무도회에서 춤추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

 

개인적으로 취임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아레사 프랭클린의 모자였습니다. 아레사 프랭클린은 “Respect” 를 부른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전설적인 소울 가수입니다.  미국에서 그녀는 소울의 여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취임식에서 그녀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 중 하나인   My Country  ‘Tis of Thee,” 를 불렀습니다.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지만 정작 주목을 받은 것은 그녀의 모자였습니다. 

 

리본 모양 모자를 쓴 아레사 프랭클린 (Source: VOA)

 

취임식이 끝난 후 그녀의 사진이 어딜 가든 등장했습니다. 신문과 블로그에서도 다뤄졌고 한 유명한 TV 쇼 진행자는 자신의 토크쇼에서 비슷한 모자를 쓰고 나오기도 했죠. 아레사 프랭클린의 모자를 미국의 다른 유명인사에 씌운 합성사진이 나오기도 하고 러쉬모어 산이나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미국의 명소에 모자를 씌우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유명한 모자가 파리나 밀라노에서 제작된 것이 아니라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Mr. Song Millinery(모자가게)에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모자인 것이죠. 아레사 프랭클린이 서울의 여왕은 아니지만 (그녀는 소울의 여왕이니까요) 그녀의 모자는 한미 양국 간의 굳건한 관계를 상징하는 재미있는 일화라고 생각합니다.  

 

네티즌 여러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보셨나요? 취임 연설은 읽어보셨는지요?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취임식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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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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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민수 | 작성시간 09.02.01 yes, we can ~~~~~ yes, i can ~~~~~~~~.
  • 작성자Gallery | 작성시간 09.02.02 Please read article No. 6638 ........... http://cafe.daum.net/usembassy/641D/6638.... ... ... ... .... & No 6639 ........http://cafe.daum.net/usembassy/641D/6639............ .........you would learn new trend of Anti- American protest mechanism in Korean Society at the present.
  • 작성자사모아 | 작성시간 09.02.04 난 미국대사관저가 한옥으로 지어졌다는 게 참 의미깊게 느껴집니다. 대부분 양옥으로 짓는데 우리 전통문화를 그래도 존중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 작성자지밭골 | 작성시간 09.02.04 삽살이가 보이네요 많이 자라군요 대사님 사랑의 손길이 느껴지는군요
  • 작성자앵두나무 | 작성시간 09.02.07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을 축하 드립니다^^, 스티븐스 대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성취 하세요^^ , 미국도 지구상에 있는 작고 큰 나라들중 하나 입니다, 그러나 강대국 으로써 세게의 정의를 지키고 테러를 멀리하며 인권과 평화를 지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때에, 어떻한 좋은일에도 반대의 목소리는 있지만, 세게의 인류는 미국을 신뢰하며 우러러 볼것으로 생각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님의 훌륭한 지도력이 기대 됩니다, 대사님 보람된 날 되세요, 불로그로 담아 갑니다, chs6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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