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나라때에 심기제(沈旣濟)가 지은 전기소설(傳奇小說) 임씨전(任氏傳)입니다. 한문부전공 연수때 번역했습니다.
任 氏 傳
任氏女妖也有韋使君者名崟第九少落拓好飮酒其從父妹壻曰鄭六不記其名早習武藝亦好酒色貧無家託身于妻族與崟相得游處不間唐天寶九年夏六月崟與鄭子偕行于長安陌中將會飮于新昌裡至宣平之南鄭子辭有故請間去繼至飮所崟乘白馬而東鄭子乘驢而南入昇平之北門偶値三婦人行于道中中有白衣者容色殊麗鄭子見之驚悅策其驢忽先之忽後之將挑而未敢白衣時時盼睞意有所受鄭子戲之曰美艶若此而徒行何也白衣笑曰有乘不解相假不徒行何爲鄭子曰劣乘不足以代佳人之步今輒以相奉某得步從足矣相視大笑同行者更相眩誘稍已狎暱鄭子隨之東至東游圓已昏黑矣見一宅土垣車門室于甚嚴白衣將入顧曰願少踟躕而入女奴從者一人留于門屛間問其姓第鄭子旣告亦問之對曰姓任氏第二十少頃延入鄭縶驢于門置帽于鞍始見婦人年三十餘與之承迎卽任氏姊也列燭置膳擧酒數觴任氏更妝而出酣飮極歡夜久而寢其姸姿美質歌笑態度 擧措皆艶殆非人世所有將曉任氏曰可去矣某兄弟名系敎坊職屬南衙晨興將出不可淹留乃約後期而去旣行 及裡門門扃未發門旁有胡人鬻餠之舍方張燈熾爐鄭子憩其帘下坐以候鼓因與主人言鄭子指宿所以問之曰 自此東轉有門者誰氏之宅主人曰此隤埇棄地無第宅也鄭子曰適過之曷以雲無與之固爭主人適悟乃曰吁 我知之矣此中有一狐多誘男子偶宿嘗三見矣今子亦遇乎鄭子赧而隱曰無質明複視其所見土垣車門如故窺其中皆蓁荒及廢圃耳旣歸見崟崟責以失期鄭子不泄以他事對然想其艶冶願復一見之心嘗存之不忘經十許日鄭子游入西市衣肆瞥然見之曩女奴從鄭子遽呼之任氏側身週旋于稠人中以避焉鄭子連呼前迫方背立 以扇障其後曰公知之何相近焉鄭子曰雖知之何患對曰事可愧恥難施面目鄭子曰勤想如是忍相棄乎對曰 安敢棄也懼公之見惡耳鄭子發誓詞旨益切任氏乃回眸去扇光彩艶麗如初謂鄭子曰人間如某之比者非一 公自不識耳無獨愧也鄭子請之與敍歡對曰凡某之流爲人惡忌者非他爲其傷人耳某則不然若公未見惡願終己以奉巾櫛鄭子許與謀棲止任氏曰從此而東大樹出於棟間者門巷幽靜可稅而居前時自宣平之南乘白馬而東者非君妻之昆弟乎其家多什器可以借用是時崟伯叔從役于四方三院什器皆貯藏之鄭子如言訪其舍而詣崟假什器問其所用鄭子曰新獲一麗人已稅得其舍假其以備用崟笑曰觀子之貌必獲詭陋何麗之絶也崟乃悉假帷帳榻席之具使家僮之惠黠者隨以覘之俄而奔走返命氣吁汗洽崟迎問之有乎曰有又問容若何曰奇怪也 天下未嘗見之矣崟姻族廣茂且夙從逸游多識美麗乃問曰孰若某美僮曰非其倫也崟遍比其佳者四五人皆曰 非其倫是時吳王之女有第六者則崟之內妹穠艶如神仙中表素推第一崟問曰孰與吳王家第六女美又曰非其倫也崟撫手大駭曰天下豈有斯人乎遽命汲水澡頸巾首膏脣而往旣至鄭子適出崟入門見小童擁篲方掃有一女奴在其門他無所見征于小童小童笑曰無之崟周視室內見紅裳出於戶下迫而察焉見任氏戢身匿于扇間崟引出就明而觀之殆過於所傳矣崟愛之發狂乃擁而凌之不服崟以力制之方急則曰服矣請少迴旋旣從則捍御如初如是者數四崟乃悉力急持之任氏力竭汗若濡雨自度不免乃縱體不復抗拒而身色慘變崟問曰何色之不悅任氏長歎息曰鄭六之可哀也崟曰何謂對曰鄭生有六尺之驅而不能庇一婦人豈丈夫哉且公少豪侈多獲佳麗遇某之比者衆矣而鄭生窮賤耳所稱愜者唯某而已忍以有餘之心而奪人之不足乎愛其窮餒不能自立衣公之衣食公之食故爲公所係耳若糠糗可給不當至是崟豪俊有義烈聞其言遽置之斂衽而謝曰不敢俄而鄭子至 與崟相視咍樂自是凡任氏之薪粒牲餼皆崟給焉任氏時有經過出入或車馬輿步不常所止崟日與之游甚歡每相狎暱無所不至唯不及亂而已是以崟愛之重之無所吝惜一食一飮未嘗忘焉任氏知其愛己因言以謝曰愧公之見愛甚矣顧以陋質不足以答厚意且不能負鄭生故不得遂公歡某秦人也生長秦城家本伶倫中表姻族多爲人寵媵以是長安狹斜悉興之通或有殊麗悅而不得者爲公致之可矣願持此以報德崟曰幸甚鄺中有鬻衣之婦曰張十五娘子肌體凝潔崟常悅之因問任氏識之乎對曰是某表娣妹致之易耳旬余果致之數月厭罷任氏曰 市人易致不足以展效或有幽絶之難謀者試言之願得盡智力焉崟曰昨者寒食與二三子游于千福寺見勺將軍緬張樂于殿堂有善吹笙者年二八雙鬢垂耳嬌姿艶絶當識之乎任氏曰此寵奴也其母卽妾之內姊也求之可也崟拜于席下任氏許之乃出入勺家月余崟促問其計任氏願得雙縑以爲賂崟依給焉後二日任氏與崟方食而緬使蒼頭控靑驢以迓任氏任氏聞召笑謂崟曰該矣初任氏加寵奴以病針餌莫減其母與緬懮之方甚將征諸巫任氏密賂巫者指其所居使言終就爲吉及視疾巫曰不利在家宜出居東南某所以取生氣緬與其母詳其地則任氏之第在焉緬遂請居任氏謬辭以逼狹勤請而後許乃輦服玩竝其母偕送于任氏至則疾愈未數日任氏密引崟以通之頸月乃孕其母懼遽歸以就緬由是遂絶他日任氏謂鄭子曰公能致錢五六千乎將爲謀利鄭子曰可遂假求于人獲錢六千任氏曰鬻馬于市者馬之股有疵可買以居之鄭子如市果見一人牽馬求售者靑在左股鄭子買以歸其妻昆弟皆嗤之曰是棄物也買將何爲無何任氏曰馬可鬻矣當獲三萬鄭子乃賣之有酬二萬鄭子不與一市盡曰彼何苦而貴買此何愛而不鬻鄭子乘之以歸買者隨至其門累增其估至二萬五千也不與曰非三萬不鬻其妻昆弟聚而詬之鄭子不獲已遂賣卒不登三萬旣而密伺買者征其由乃昭應縣之御馬疵股者死三歲矣斯吏不時除籍官征其估計錢六萬設其以半買之所獲尙多矣若有馬以備數則三年芻粟之估皆吏得之且所償蓋寡 是以買耳任氏又以衣服故弊乞衣于崟崟將買全彩與之任氏不欲曰願得成制者崟召市人張大爲買之使見任氏問所欲張大見之驚謂崟曰此必天人貴戚爲郞所竊且非人間所宜有者願速歸之無及于禍其容色之動人也如此竟買衣之成者而不自紉縫也不曉其意後歲余鄭子武調授槐裡府果毅尉在金城縣時鄭子方有妻室雖晝游于外而夜寢于內多恨不得專其夕將之官邀與任氏俱去任氏不欲往曰旬月同行不足以爲歡請計給糧餼 端居以遲歸鄭子懇請任氏愈不可鄭子乃求崟資助崟與更勸勉且詰其故任氏良久曰有巫者言某是歲不利西行故不欲耳鄭子甚惑也不思其他與崟大笑曰明智若此而爲妖惑何哉固請之任氏曰倘巫者言可征徒爲公死 何益二子曰豈有斯理乎懇請如初任氏不得已遂行崟以馬借之出祖于臨皐揮袂別去信宿至馬嵬任氏乘馬居其前鄭子乘驢居其後女奴別乘又在其後是時西門圉人敎獵狗于洛川已旬日矣適値于道蒼犬騰出於草間鄭子見任氏欻然墜于地複本形而南馳蒼犬逐之鄭子隨走叫呼不能止裡余爲犬所獲鄭子銜涕出囊中錢贖以瘞之削木爲記回睹其馬嚙草于路隅衣服悉委于鞍上履襪猶懸于鐙間若蟬蛻然唯首飾墜地余無所見女奴亦逝矣旬余鄭子還城崟見之喜迎問曰任子無恙乎鄭子炫然對曰歿矣崟聞之亦慟相持于室盡哀徐問疾故答曰 爲犬所害崟曰犬雖猛安能害人答曰非人崟駭曰非人何者鄭子方述本末崟驚訝歎息不能已明日命駕與鄭子俱適馬嵬發瘞視之長慟而歸追思前事唯衣不自制與人頗異焉其後鄭子爲總監使家甚富有櫪馬十餘匹年六十五卒大歷中沈旣濟居鐘陵嘗與崟游屢言其事故最詳悉後爲殿中侍御史兼隴州刺史遂歿而不返嗟乎異物之情也有人道焉遇暴不失節徇人以至死雖今婦人有不如者矣惜鄭生非精人徒悅其色而不征其情性向使淵識之士必能揉變化之理察神人之際著文章之美傳要妙之情不知于賞玩風態而已惜哉建中二年旣濟自左拾遺與金吾將軍裵冀京兆少尹孫成戶部郎中崔需右拾遺陸淳皆適居東南自秦徂吳水陸同道時前拾遺朱放 因旅遊而隨焉浮?涉淮方舟沿流晝宴夜話各征其異說衆君子聞任氏之事共深嘆駭因請旣濟傳之以志異雲
任氏女妖也
임씨여요야
임씨는 요녀이다.
주1. 女妖는 妖女나 妖婦와 같으며 妖邪스러운 女子라는 뜻이다.
有韋使君者名崟第九
유위사군자명음제구
위씨로 사군인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은 음이고 아홉째이다.
주2. 使君은 官職에 있는 男便이나 임금의 命을 받은 使臣을 가리키는 境遇가 많으나 中國에서는 太守를 府君이라 하고 刺史를 使君이라고 하였으므로 刺史를 뜻한다고 본다.
少落拓好飮酒
소낙탁호음주
젊어서부터 호방하였고 술 마시기를 좋아하였다.
其從父妹壻曰鄭六 不記其名
기종부매서왈정육 불기기명
그 종부의 매서가 정씨 여섯째인데 그 이름은 적을 수가 없다.
주3. 從父는 아버지의 兄弟이고 妹壻는 여동생의 사위를 말한다.
早習武藝亦好酒色
조습무예역호주색
일찍이 무예를 익혔고 또한 술과 여자를 좋아하였다.
貧無家 託身于妻族 與崟相得游處不間
빈무가 탁신우처족 여음상득유처불간
가난하여 집이 없어 몸을 처족에게 의탁하고 있었는데 음과 함께 노는 곳을 서로 찾아서 틈이 없었다.
주4. 託은 托의 뜻이다.
唐天寶九年夏六月崟與鄭子偕行于長安陌中 將會飮于新昌裡
당천보구년하육월음여정자해행우장안맥중 장회음우신창리
당 천보 9년 여름 6월에 음이 정씨와 함께 장안의 거리로 가서 장차 신창에서 만나 술을 마시기로 하였다.
주5. 天寶는 唐나라 玄宗의 年號로 A.D742-755年이니 天寶九年은 A.D 750年이 된다.
至宣平之南 鄭子辭有故 請間去 繼至飮所
지선평지남 정자사유고 청간거 계지음소
선평의 남쪽에 이르자 정씨가 일이 있다고 말하면서 잠깐 갔다가 이어서 술자리로 가겠다고 청하였다.
崟乘白馬而東 鄭子乘驢而南 入昇平之北門
음승백마이동 정자승려이남 입승평지북문
음은 백마를 타고 동쪽으로 가 있고 정씨는 당나귀를 타고 남쪽으로 가면서 승평리의 북문으로 들어왔다.
偶値三婦人行于道中 中有白衣者 容色殊麗
우치삼부인행우도중 중유백의자 용색수려
우연히 세 부인이 길가는 것을 만났는데 가운데 있는 흰옷 입은 여자의 용모가 특히 고왔다.
鄭子見之驚悅 策其驢 忽先之 忽後之 將挑而未敢
정자견지경열 책기려 홀선지 홀후지 장도이미감
정씨가 그녀를 보고 놀라고 기뻐하며 당나귀를 채찍질하여 갑자기 그녀를 앞서기도 하고 갑자기 그녀를 뒤따르기도 하면서 장차 말을 걸어 보려고 하였으나 감히 그러지 못하였다.
白衣時時盼睞 意有所受
백의시시반래 의유소수
흰옷 입은 여자는 때때로 눈을 들어 쳐다보며 마음으로는 받아들이는 바가 있는 것 같았다.
鄭子戲之曰 美艶若此 而徒行 何也
정자희지왈 미염약차 이도행 하야
정씨가 그녀에게 장난삼아 말하기를 “아름답고 곱기가 이와 같으면서도 걸어서 가는 것이 어째서입니까?”라고 하였다.
白衣笑曰 有乘不解相假 不徒行 何爲
백의소왈 유승불해상가 불도행 하위
흰옷 입은 여자가 웃으면서 말하기를 “탈것이 있으면서도 서로 빌려줄 줄 모르고 걸어가지 않는 것은 무엇을 하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鄭子曰 劣乘不足以代佳人之步 今輒以相奉 某得步從足矣
정자왈 열승부족이대가인지보 금첩이상봉 모득보종족의
정씨가 말하기를 “변변치 않은 탈것이 가인의 걸음을 대신하기에 부족하나 이제 문득 서로 돕고자 하니 저는 걸어서 발걸음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주6. 佳人은 아름다운 女子라는 뜻이다.
相視大笑 同行者更相眩誘 稍已狎暱
상시대소 동행자갱상현유 초이압닐
서로 보고 크게 웃었다. 같이 가면서 다시 서로 현혹하여 꾀었고 점점 이미 친해졌다.
鄭子隨之東 至東游圓 已昏黑矣 見一宅 土垣車門 室于甚嚴
정자수지동 지동유원 이혼흑의 견일택 토원거문 실우심엄
정씨가 그녀를 따라 동쪽으로 가서 동유원에 이르렀더니 이미 어두워 깜깜했다. 한 집을 보니 흙담에 수레 출입문이 있었고 집이 매우 장엄했다.
주7. 東游圓은 동쪽에 있는 놀이동산이라는 뜻이다.
白衣將入 顧曰 願少踟躕而入
백의장입 고왈 원소지주이입
흰옷 입은 여자가 장차 들어가면서 돌아보고 말하기를 “원하건대 잠깐 머물렀다가 들어오십시오.”라고 하였다.
女奴從者一人 留于門屛間 問其姓第
여노종자일인 류우문병간 문기성제
여종 한 사람이 문과 병풍 사이에 머무르고 있다가 그의 성과 차례를 물었다.
鄭子旣告 亦問之
정자기고 역문지
정씨가 이미 고하고 또한 그녀를 물었다.
對曰 姓任氏 第二十
대왈 성임씨 제이십
대답하여 말하기를 “성은 임씨이고 스무째입니다.”라고 하였다.
少頃 延入
소경 연입
잠시 후에 인도하여 들어오게 하였다.
鄭縶驢于門 置帽于鞍 始見婦人年三十餘 與之承迎 卽任氏姊也
정집려우문 치모우안 시견부인년삼십여 여지승영 즉임씨자야
정씨가 당나귀를 문에다 매어 놓고 모자를 안장에 두고 비로소 보니 나이가 삼십쯤 되는 부인이 그를 맞아들였다. 곧 임씨의 언니였다.
列燭置膳 擧酒數觴
열촉치선 거주수상
촛불이 줄지어 켜져 있었고 음식이 차려져 있었는데 술잔을 들어 권하기에 여러 잔을 마셨다.
任氏更妝而出 酣飮極歡
임씨경장이출 감음극환
임씨가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고 나와서 기쁘게 마시고 즐거움을 다했다.
주8. 妝은 粧의 뜻이다.
夜久而寢 其姸姿美質 歌笑態度 擧措皆艶 殆非人世所有
야구이침 기연자미질 가소태도 거조개염 태비인세소유
밤이 오래되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 고운 모습과 아름다운 바탕과 노래하고 웃는 태도와 행동거지가 다 고와 거의 다 인간 세상에 있는 바가 아니었다.
將曉 任氏曰 可去矣 某兄弟名系敎坊 職屬南衙 晨興將出 不可淹留
장효 임씨왈 가거의 모형제명계교방 직속남아 신흥장출 불가엄류
장차 밝아지려 하니 임씨가 말하기를 “가셔야 합니다. 저의 형제들의 이름이 교방에 실려 직장이 남쪽의 관아에 속해 있는데 새벽에 일어나 장차 나올 것이니 오래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주9. 敎坊은 音樂을 擔當하고 妓生을 養成하던 機關의 이름이다.
乃約後期而去
내약후기이거
이에 뒷날을 기약하고 갔다.
旣行 及裡門 門扃未發
기행 급리문 문경미발
이미 가서 마을의 문에 이르렀으나 문빗장이 열려있지 않았다.
門旁有胡人鬻餠之舍 方張燈熾爐 鄭子憩其帘下 坐以候鼓 因與主人言
문방유호인륙병지사 방장등치로 정자게기렴하 좌이후고 인여주인언
문 옆에는 호인이 떡을 파는 집이 있었는데 바야흐로 등불을 켜 달아 놓고 화로를 피워 놓았다. 정씨가 그 깃발 아래에서 쉬면서 앉아 북이 울리기를 기다리다가 인하여 주인과 말하였다.
鄭子指宿所以問之曰 自此東轉 有門者 誰氏之宅
정자지숙소이문지왈 자차동전 유문자 수씨지택
정씨가 잤던 곳을 가리키면서 그에게 물어 말하기를 “여기서 동쪽으로 돌아가면 문이 있는데 누구의 집입니까?”라고 하였다.
主人曰 此隤埇棄地 無第宅也
주인왈 차퇴용기지 무제택야
주인이 말하기를 “여기는 길이 허물어져 버려진 땅이라 집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鄭子曰 適過之 曷以雲無
정자왈 적과지 갈이운무
정씨가 말하기를 “마침 그곳을 지나왔는데 어째서 없다고 말합니까?”라고 하였다.
주10. 雲은 云의 뜻이다.
與之固爭 主人適悟 乃曰 吁 我知之矣 此中有一狐 多誘男子偶宿 嘗三見矣 今子亦遇乎
여지고쟁 주인적오 내왈 우 아지지의 차중유일호 다유남자우숙 상삼견의 금자난우호
그와 함께 심하게 다투다가 주인이 마침내 깨닫고 이에 말하기를 “아! 나는 그것을 압니다. 여기에 여우 한 마리가 있어 남자를 자고 가라고 많이 유혹하는데 일찍이 세 번을 보았습니다. 이제 당신이 또 만났습니까?”라고 하였다.
鄭子赧而隱曰 無 質明 複視其所 見土垣車門如故
정자난이은왈 무 질명 복시기소 견토원거문여고
정씨가 무안해 하며 감추어 말하기를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물음을 밝히고 그곳을 다시 보았는데 보기에는 흙담과 수레 출입문이 전과 같았다.
窺其中 皆蓁荒及廢圃耳
규기중 개진황급폐포이
그 안을 엿보니 다 황무지와 묵은 밭뿐이었다.
旣歸 見崟 崟責以失期 鄭子不泄以他事對
기귀 견음 음책이실기 정자불설이타사대
이미 돌아와서 음을 만나니 음은 늦었음을 책망하였고 정씨는 발설하지 않고 다른 일로 대답하였다.
然想其艶冶 願復一見之心嘗存之不忘
연상기염야 원복일견지심상존지불망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떠올리면서 다시 한번 보기를 원하는 마음이 일찍이 있어 잊혀지지 않았다.
經十許日 鄭子游 入西市衣肆瞥然見之 曩女奴從
경십허일 정자유 입서시의사별연견지 낭녀노종
십일쯤 지나 정씨가 놀러가면서 서쪽 시장의 옷가게에 들어갔다가 언뜻 그녀를 보았는데 저번의 여자에 종이 따랐다.
鄭子遽呼之 任氏側身週旋于稠人中以避焉
정자거호지 임씨측신주선우조인중이피언
정씨가 급히 그녀를 불렀다. 임씨는 몸을 돌려 많은 사람 속으로 되돌아가 피했다.
鄭子連呼前迫 方背立 以扇障其後曰 公知之 何相近焉
정자연호전박 방배립 이선장기후왈 공지지 하상근언
정씨가 연하여 부르며 앞으로 달려가자 바야흐로 동을 돌리고 섰다가 부채로 가린 뒤에 말하기를 “그대가 그것을 아는데 어째서 서로 가까이 하십니까?”라고 하였다.
鄭子曰 雖知之 何患
정자왈 수지지 하환
정씨가 말하기를 “비록 그것을 알아도 어찌 근심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對曰 事可愧恥 難施面目
대왈 사가괴치 난시면목
대답하여 말하기를 “일이 부끄러우니 면목을 대하기 어렵습니다.”라고 하였다.
鄭子曰 勤想如是 忍相棄乎
정자왈 근상여시 인상기호
정씨가 말하기를 “은근히 생각함이 이와 같으니 차마 서로 버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對曰 安敢棄也 懼公之見惡耳
대왈 안감기야 구공지견오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어찌 감히 버리겠습니까? 그대가 나쁘게 볼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鄭子發誓 詞旨益切
정자발서 사지익절
정씨가 맹세를 하는데 말의 뜻이 더욱 간절했다.
任氏乃回眸去扇 光彩艶麗如初
임씨내회모거선 광채염려여초
임씨가 이에 눈을 돌리면서 부채를 치우는데 광채와 아름다움이 처음과 같았다.
謂鄭子曰 人間如某之比者非一 公自不識耳 無獨愧也
위정자왈 인간여모지비자비일 공자불식이 무독괴야
정씨에게 일러 말하기를 “인간 세상에서 저와 같이 견줄만한 사람은 하나가 아니지만 그대는 스스로 알지 못할 뿐이니 홀로 부끄러움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鄭子請之與敍歡
정자청지여서환
정씨가 그녀에게 청하여 즐거움을 베풀어 달라고 하였다.
對曰 凡某之流 爲人惡忌者 非他 爲其傷人耳 某則不然 若公未見惡 願終己以奉巾櫛
대왈 범모지류 위인오기자 비타 위기상인이 모즉불연 약공미견오 원종기이봉건즐
대답하여 말하기를 “무릇 저의 무리는 사람이 미워하고 꺼리게 되면 다른 것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러하지 않았으니 만약 그대가 나쁘게 보지 않았다면 원컨대 건즐을 받들다가 몸을 끝마치게 하여 주십시오.”
주11. 流는 類의 뜻으로 본다.
주12. 奉巾櫛은 手巾과 빗을 받든다는 뜻으로 아내가 됨을 謙遜하게 나타내는 말이다.
鄭子許與謀棲止
정자허여모서지
정씨가 허락하고 함께 집을 마련하여 살기를 도모했다.
任氏曰 從此而東 大樹出於棟間者 門巷幽靜 可稅而居
임씨왈 종차이동 대수출어동간자 문항유정 가세이거
임씨가 말하기를 “여기서부터 동쪽으로 가면 큰 나무가 집 사이에 나 있는 곳이 있는데 문 앞의 거리가 깊숙하고 고요하니 세를 얻어 살만합니다.
前時自宣平之南 乘白馬而東者 非君妻之昆弟乎 其家多什器 可以借用
전시자선평지남 승백마이동자 비군처지곤제호 기가다집기 가이차용
저번 때에 선평의 남쪽에서 백마를 타고 동쪽으로 온 사람이 그대 처의 형제가 아닙니까? 그 집에 집기가 많으니 빌려서 쓸 만합니다.”라고 하였다.
주13. 什器는 什物과 같으며 살림살이에 쓰는 여러 器具를 말한다.
是時崟伯叔從役于四方 三院什器 皆貯藏之
시시음백숙종역우사방 삼원집기 개저장지
이때 음의 맏형과 셋째형이 일을 따라 사방으로 다녔는데 세 집의 집기를 다 가지고 있었다.
鄭子如言訪其舍 而詣崟假什器
정자여언방기사 이예음가집기
정씨는 말과 같이 그 집을 찾아서 음에게 나아가 집기를 빌리려고 했다.
問其所用
문기소용
그 쓰는 바를 물었다.
鄭子曰 新獲一麗人 已稅得其舍 假其以備用
정자왈 신획일려인 이세득기사 가기이비용
정씨가 말하기를 “새로 고운 사람 하나를 얻어서 이미 그 집에 세를 얻었으니 갖추어 쓸 물건을 빌리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崟笑曰 觀子之貌 必獲詭陋 何麗之絶也
음소왈 관자지모 필획궤루 하려지절야
음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그대의 모습을 보니 반드시 속이고 누추한 사람을 얻은 것 같은데 어찌하여 곱기가 빼어났다고 합니까?”라고 하였다.
崟乃悉假帷帳榻席之具 使家僮之惠黠者 隨以覘之
음내실가유장탑석지구 사가동지혜길자 수이점지
음이 이에 휘장과 의자의 기구 다 빌려 주고 집안의 지혜롭고 민첩한 하인을 시켜서 따라가서 그녀를 살펴보게 하였다.
주14. 惠黠은 慧黠의 뜻으로 본다.
俄而奔走返命 氣吁汗洽
아이분주반명 기우한흡
급히 달려와서 복명하는데 숨이 헐떡거리고 땀이 많이 흘렀다.
주15. 返命은 復命과 같다.
崟迎問之 有乎
음영문지 유호
음이 맞이하여 그에게 묻기를 “있더냐?”라고 하였다.
曰 有
왈 유
말하기를 “있었습니다.”라고 하였다.
又問 容若何
우문 용약하
또 묻기를 “용모가 어떠하더냐?”라고 하였다.
曰 奇怪也 天下未嘗見之矣
왈 기괴야 천하미상견지의
말하기를 “이상합니다. 천하에 일찍이 보지 못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崟姻族廣茂 且夙從逸游 多識美麗
음인족광무 차숙종일유 다식미려
음의 인족인 광무가 또한 일찍부터 한가하게 놀기에 빠져 아름답고 고운 사람을 많이 알고 있었다.
주16. 姻族은 姻戚과 같다.
乃問曰 孰若某美
내문왈 숙약모미
이에 물어 말하기를 “아무개의 아름다움과 누가 낫더냐?”라고 하였다.
僮曰 非其倫也
동왈 비기륜야
하인이 말하기를 “그것은 빼어난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주17. 倫은 絶倫을 줄인 말로 본다.
崟遍比其佳者四五人 皆曰 非其倫
음편비기가자사오인 개왈 비기륜
음이 두루 아름다운 사람 사오 인에 견주어 보게 하였더니 다 말하기를 “그것은 빼어난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是時吳王之女有第六者 則崟之內妹 穠艶如神仙 中表素推第一
시시오왕지녀유제육자 즉음지내매 농염여신선 중표소추제일
이때 오왕의 딸 여섯째가 곧 음의 내매인데 요염하기가 신선과 같았고 안팎에서 평소 제일로 천거되었다.
주18. 內妹는 內從四寸 누이이다.
주19. 穠艶은 濃艶과 같다고 본다.
주20. 中表는 안과 겉이라는 뜻으로 본다.
崟問曰 孰與吳王家第六女美
음문왈 숙여오왕가제육여미
음이 물어 말하기를 “오왕 집 여섯째딸의 아름다움과 누가 낫더냐?”라고 하였다.
又曰 非其倫也
우왈 비기륜야
또 말하기를 “그것은 빼어난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崟撫手大駭曰 天下豈有斯人乎
음무수대해왈 천하기유사인호
음이 손을 잡고 크게 놀라서 말하기를 “천하에 어찌 이런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遽命汲水澡頸 巾首膏脣而往
거명급수조경 건수고순이왕
급히 명하여 물을 길어 오게 하여 목을 축이고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입술을 적시고 갔다.
旣至 鄭子適出
기지 정자적출
이미 이르자 정씨는 마침 나가고 없었다.
崟入門 見小童擁篲方掃 有一女奴在其門 他無所見
음입문 견소동옹수방소 유일여노재기문 타무소견
음이 문으로 들어가서 아이가 빗자루를 들고 바야흐로 쓸고 있는 것을 보았다. 여종 하나가 문에 있었는데 다른 사람은 보이는 것이 없었다.
征于小童 小童笑曰 無之
정우소동 소동소왈 무지
아이에게 나아갔더니 아이가 웃으면서 말하기를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崟周視室內 見紅裳出於戶下 迫而察焉 見任氏戢身匿于扇間
음주시실내 견홍상출어호하 박이찰언 견임씨집신닉우선간
음이 방안을 두루 살펴보니 붉은 치마가 문 아래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쫓아가서 살펴보았더니 임씨가 몸을 감추어 부채 사이에 숨어 있었다.
崟引出 就明而觀之 殆過於所傳矣
음인출 취명이관지 태과어소전의
음이 끌어서 나오게 하고 밝은 데로 나아가 그녀를 보니 거의 다 전해오던 바에 넘었다.
崟愛之發狂 乃擁而凌之 不服
음애지발광 내옹이능지 불복
음이 그녀를 사랑하여 미친 듯 하였다. 이에 끌어안고 그녀를 범하려고 하였으나 따르지 않았다.
崟以力制之 方急 則曰 服矣 請少迴旋
음이력제지 방급 즉왈 복의 청소회선
음이 힘으로 제압하려 하였다. 바야흐로 급하니 곧 말하기를 “따르겠습니다. 청컨대 잠깐만 몸을 돌려주십시오.”
旣從 則捍御如初 如是者數四
기종 즉한어여초 여시자수사
이미 따르자 곧 항거하기를 처음과 같이 하였다. 이와 같이 한 것이 네 번이었다.
崟乃悉力急持之
음내실력급지지
음이 이에 힘을 다하여 급히 그녀를 가지고자 하였다.
任氏 力竭 汗若濡雨 自度不免 乃縱體不復抗拒 而身色慘變
임씨 역갈 한약유우 자탁불면 내종체불부항거 이신색참변
임씨가 힘이 다하여 땀이 비에 젖는 것과 같았다. 스스로 헤아려 면하지 못할 것이라 보고 이에 몸을 놓아 다시 항거하지 않았으나 얼굴빛이 참담하게 변했다.
崟問曰 何色之不悅
음문왈 하색지불열
음이 말하기를 “어째서 얼굴빛이 기쁘지 아니합니까?”라고 하였다.
任氏長歎息曰 鄭六之可哀也
임씨장탄식왈 정육지가애야
임씨가 길게 탄식하고 말하기를 “정씨 여섯째가 애석합니다.”라고 하였다.
崟曰 何謂
음왈 하위
음이 말하기를 “무엇을 말합니까?”라고 하였다.
對曰 鄭生有六尺之驅 而不能庇一婦人 豈丈夫哉
대왈 정생유육척지구 이불능비일부인 기장부재
대답하여 말하기를 “정씨가 여섯 자의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자 하나를 능히 지켜주지 못하니 어찌 대장부이겠습니까?
주21. 驅는 軀라고 본다.
且公少豪侈 多獲佳麗 遇某之比者衆矣 而鄭生窮賤耳 所稱愜者 唯某而已
차공소호치 다획가려 우모지비자중의 이정생궁천이 소칭협자 유모이이
또 공이 어려서부터 호화롭고 사치했으니 아름다운 여자를 많이 얻었을 것이고 저와 견줄 만한 사람을 만남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씨는 빈궁하고 천하니 이른바 흡족한 사람은 오직 저 뿐입니다.
忍以有餘之心 而奪人之不足乎
인이유여지심 이탈인지부족호
차마 넉넉한 마음으로 남의 부족함을 빼앗겠습니까?
愛其窮餒不能自立 衣公之衣 食公之食 故爲公所係耳
애기궁뇌불능자립 의공지의 식공지식 고위공소계이
그 빈궁과 굶주림으로 능히 자립하지 못함이 안타깝습니다. 공의 옷감으로 옷 해 입었고 공의 식량으로 밥 지어먹었으니 고로 공에게 매인 바가 되었을 뿐입니다.
若糠糗可給 不當至是
약강구가급 부당지시
만약 겨나 미숫가루라도 넉넉했다면 마땅히 여기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崟豪俊有義烈 聞其言 遽置之
음호준유의열 문기언 거치지
음이 호방하고 뛰어났으며 의리와 강직을 지녔으므로 그 말을 듣고 급히 그녀를 그대로 두었다.
斂衽而謝曰 不敢
염임이사왈 불감
옷깃을 바로 하고 사과하여 말하기를 “감히 그러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俄而鄭子至 與崟相視咍樂
아이정자지 여음상시태락
갑자기 정씨가 왔다. 음과 서로 보고 웃고 즐거워하였다.
自是 凡任氏之薪粒牲餼 皆崟給焉
자시 범임씨지신립생희 개음급언
이로부터 무릇 임씨의 땔나무와 곡식과 고기와 음식은 다 음이 보내 주었다.
任氏時有經過 出入或車馬輿步 不常所止
임씨시유경과 출입혹거마여보 불상소지
임씨는 시일이 경과하니 혹은 수레에 오르거나 말을 타거나 가마를 타거나 걸어서 출입하였는데 가는 곳이 늘 같지는 않았다.
崟日與之游 甚歡
음일여지유 심환
음은 날로 그녀와 함께 노는 것을 매우 기뻐했다.
每相狎暱無所不至 唯不及亂而已
매상압닐무소부지 유불급난이이
매양 서로 점점 친해져 이르지 않는 곳이 없었으나 오직 어지러움에 이르지는 않았을 뿐이다.
是以崟愛之重之 無所吝惜
시이음애지중지 무소인석
이 까닭으로 음은 그녀를 사랑하고 중히 여겼으며 인색하거나 아깝게 여기는 것이 없었다.
一食一飮 未嘗忘焉
일식일음 미상망언
먹고 마시면서도 일찍이 잊어버리지 않았다.
任氏知其愛己 因言以謝曰 愧公之見愛甚矣
임씨지기애기 인언이사왈 괴공지견애심의
임씨는 자기를 사랑함을 알고 인하여 감사하다고 하였으나 공의 사랑 받음이 심함을 부끄러워하였다.
顧以陋質 不足以答厚意 且不能負鄭生 故不得遂公歡
고이누질 부족이답후의 차불능부정생 고부득수공환
“누추한 용모를 돌아보아 주시나 후의를 보답하기에 부족하고 또한 정씨도 저버릴 수가 없습니다. 고로 능히 공을 즐겁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某 秦人也
모 진인야
저는 진땅 사람이고
生長秦城 家本伶倫 中表姻族 多爲人寵媵 以是長安狹斜 悉興之通
생장진성 가본영륜 중표인족 다위인총잉 이시장안협사 실흥지통
진땅의 성에서 생장했는데 집안은 본래 배우이며 안팎의 인족들이 남에게서 사랑을 받음이 많아 이로써 장안의 좁은 곳이나 비탈진 곳도 다 일어나 나가면 통합니다.
주22. 伶倫은 中國의 黃帝 때의 樂官이었기 때문에 그 뒤 俳優나 樂師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或有殊麗 悅而不得者 爲公致之可矣
혹유수려 열이부득자 위공치지가의
혹 특별히 아름다워 좋아해도 얻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공을 위하여 그녀를 불러 올 수가 있습니다.
願持此以報德
원지차이보덕
원컨대 이를 가지게 하여 은덕을 갚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崟曰 幸甚
음왈 행심
음이 말하기를 “다행함이 심합니다.”라고 하였다.
鄺中有鬻衣之婦曰張十五娘子 肌體凝潔 崟常悅之
광중유육의지부왈장십오낭자 기체응결 음상열지
광땅에 옷을 파는 여자가 있었는데 장씨의 열다섯째 낭자였다. 피부와 몸이 몹시 깨끗하여 음이 늘 좋아하였다.
주23. 凝潔은 凝脂潔白이다.
因問任氏識之乎
인문임씨식지호
인하여 임씨에게 묻기를 “그녀를 압니까?” 라고 하였다.
對曰 是某表娣妹 致之易耳 旬余 果致之 數月厭罷
대왈 시모표제매 치지이이 순여 과치지 수월염파
대답하여 말하기를 “이는 저의 외사촌 동생이니 그녀를 부르기가 쉬울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십여 일이 되자 과연 그녀를 불러 왔다. 몇 달만에 싫증이 나서 그만 두었다.
주24. 表妹는 外從四寸 누이이다.
任氏曰 市人易致 不足以展效
임씨왈 시인이치 부족이전효
임씨가 말하기를 “장사하는 사람은 부르기는 쉬우나 바치기에는 부족합니다.
或有幽絶之難謀者 試言之 願得盡智力焉
혹유유절지난모자 시언지 원득진지력언
혹시 숨어있는 미인으로 꾀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시험삼아 말씀하십시오. 원컨대 얻기에 지혜와 힘을 다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崟曰 昨者寒食 與二三子游于千福寺 見勺將軍緬張樂于殿堂 有善吹笙者 年二八 雙鬢垂耳 嬌姿艶絶
음왈 작자한식 여이삼자유우천복사 견작장군면장락우전당 유선취생자 연이팔 쌍빈수이 교자염절
음이 말하기를 “지난번 한식에 두세 사람과 함께 천복사에서 놀았는데 작 장군 면이 전당에 놀이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생황을 잘 부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이는 16세이고 두 갈래 머리가 귀에 드리워졌으며 아리따운 자태가 몹시 예뻤습니다.
當識之乎
당식지호
이에 그녀를 압니까?”라고 하였다.
任氏曰 此寵奴也 其母卽妾之內姊也 求之可也
임씨왈 차총노야 기모즉첩지내자야 구지가야
임씨가 말하기를 “이는 총노입니다. 그 어머니가 곧 저의 내자입니다. 그녀를 구하면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주25. 寵奴는 아끼는 종이라는 뜻이다.
주26. 內姊는 內從四寸 언니이다.
崟拜于席下
음배우석하
음이 자리 아래에서 사례하였다.
任氏許之 乃出入勺家
임씨허지 내출입작가
임씨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에 작씨의 집을 출입하였다.
月余 崟促問其計 任氏願得雙縑以爲賂 崟依給焉
월여 음촉문기계 임씨원득쌍겸이위뢰 음의급언
한 달여 만에 음이 그 계책을 재촉하여 물었다. 임씨는 비단옷 두 벌을 뇌물로 하려고 얻기를 원하였다. 음이 이에 의하여 주었다.
後二日 任氏與崟方食 而緬使蒼頭控靑驢以迓任氏 任氏聞召
후이일 임씨여음방식 이면사창두공청려이아임씨 임씨문소
그 뒤 이틀에 임씨가 음과 함께 바야흐로 식사를 하는데 면의 하인 더벅머리가 푸른 당나귀를 타고 왔기에 임씨가 맞이하였다. 임씨가 듣고 나서 불렀다.
笑謂崟曰 該矣
소위음왈 해의
웃으면서 말하자 음이 말하기를 “좋습니다.”라고 하였다.
初任氏加寵奴以病 針餌莫減
초임씨가총노이병 침이막감
처음 임씨가 총노에게 병이 들게 하였는데 침과 약으로도 덜어지지 않았다.
其母與緬懮之方甚 將征諸巫
기모여면우지방심 장정저무
그 어머니와 면이 그것을 근심함이 매우 심하였다. 장차 무당에게 물어보려 하였다.
任氏密賂巫者 指其所居 使言終就爲吉
임씨밀뢰무자 지기소거 사언종취위길
임씨가 몰래 무당에게 뇌물을 주고 그 사는 곳을 가리키며 마침내 나아가면 길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달라고 하였다.
及視疾 巫曰 不利在家 宜出居東南某所 以取生氣
급시질 무왈 불리재가 의출거동남모소 이취생기
병을 보기에 이르러 무당이 말하기를 “집에 있으면 이롭지 못하고 나가서 동남쪽의 어느 곳에 있으면서 생기를 취함이 마땅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緬與其母詳其地 則任氏之第在焉
면여기모상기지 즉임씨지제재언
면과 그 어머니는 그곳을 잘 알았다. 곧 임씨의 집이 여기에 있었다.
緬遂請居
면수청거
면이 드디어 있기를 청하였다.
任氏謬辭以逼狹 勤請而後許
임씨류사이핍협 근청이후허
임씨가 그릇된 말로써 위협하여 여러 번 청하게 한 뒤에야 허락하였다.
乃輦服玩 竝其母偕送于任氏
내연복완 병기모해송우임씨
이에 수레에 의복과 노리개를 실어 그 어머니와 함께 임씨에게 보냈다.
至則疾愈
지즉질유
이르자 곧 병이 나았다.
未數日 任氏密引崟以通之 頸月乃孕
미수일 임씨밀인음이통지 경월내잉
며칠이 되지 않아 임씨가 몰래 음을 불러 그녀를 통하게 하였다. 달이 지나자 이에 아이를 배었다.
주27. 通은 情을 通한다는 뜻이다.
주28. 頸은 經의 뜻으로 본다.
其母懼 遽歸以就緬 由是遂絶
기모구 거귀이취면 유시수절
그 어머니가 두려워하여 급히 돌아가 면에게 나아갔다. 이로 말미암아 드디어 끊어졌다.
他日 任氏謂鄭子曰 公能致錢五六千乎 將爲謀利
타일 임씨위정자왈 공능치전오륙천호 장위모리
뒷날 임씨가 정씨에게 일러 말하기를 “그대가 능히 돈 오천이나 육천 문을 가지고 올 수 있습니까? 장차 이익을 도모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주29. 문은 중국의 화폐단위 文이다.
鄭子曰 可
정자왈 가
정씨가 말하기를 “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遂假求于人 獲錢六千
수가구우인 획전육천
드디어 사람들에게서 빌려 구하여 돈 육천 문을 얻었다.
任氏曰 鬻馬于市者 馬之股有疵 可買以居之
임씨왈 육마우시자 마지고유자 가매이거지
임씨가 말하기를 “시장에서 말을 파는 사람이 있으면 말의 다리에 흠이 있는 것을 사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鄭子如市 果見一人牽馬求售者 靑在左股 鄭子買以歸
정자여시 과견일인견마구수자 청재좌고 정자매이귀
정씨가 시장으로 가니 과연 한 사람이 말을 끌고 오면서 살 사람을 찾는 것을 보았는데 푸른 색이 왼쪽 다리에 있었다. 정씨가 사서 돌아왔다.
其妻昆弟皆嗤之曰 是棄物也 買將何爲 無何
기처곤제개치지왈 시기물야 매장하위 무하
그 아내의 형제들이 다 그것을 비웃으며 말하기를 “이는 버린 것인데 사서 장차 무엇하겠습니까? 어찌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任氏曰 馬可鬻矣 當獲三萬
임씨왈 마가륙의 당획삼만
임씨가 말하기를 “말을 파는 것이 좋겠습니다. 당연히 삼만 문을 얻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鄭子乃賣之
정자내매지
정씨가 이에 그것을 팔았다.
有酬二萬 鄭子不與
유수이만 정자불여
이만 문을 주겠다는 사람이 있었으나 정씨는 주지 않았다.
一市盡曰 彼何苦而貴買 此何愛而不鬻
일시진왈 피하고이귀매 차하애이불륙
한 사람이 시장이 끝나고 나니 말하기를 “저번에는 어찌 애써서 귀한 것을 샀다가 이번에는 어찌 아껴서 팔지 않습니까?”라고 하였다.
鄭子乘之以歸 買者隨至其門 累增其估 至二萬五千也
정자승지이귀 매자수지기문 누증기고 지이만오천야
정씨가 그것을 타고 돌아왔다. 사려는 사람이 그 문에 따라와서 여러 번 그 값을 올려 이만 오천 문에 이르렀다.
不與曰 非三萬不鬻
불여왈 비삼만불륙
주지 않고 말하기를 “삼만이 아니면 팔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다.
其妻昆弟聚而詬之
기처곤제취이후지
그 아내의 형제들이 모여서 그것을 꾸짖었다.
鄭子不獲已 遂賣 卒不登三萬
정자불획이 수매 졸부등삼만
정씨가 어찌할 수 없어 드디어 팔았는데 마침내 삼 만에서 오르지는 않았다.
주30. 不獲已는 不得已의 잘못이라고 본다.
旣而密伺買者 征其由 乃昭應縣之御馬疵股者 死三歲矣
기이밀사매자 정기유 내소응현지어마자고자 사삼세의
이미 몰래 사려는 사람을 엿보고 그 까닭을 알아보니 이에 소응현의 어마가 다리에 흠이 있었는데 죽은 지 삼 년이 되었다.
주31. 御馬는 임금의 말이다.
斯吏不時除籍 官征其估 計錢六萬 設其以半買之 所獲尙多矣
사리불시제적 관정기고 계전육만 설기이반매지 소획상다의
이 관리가 불시에 적에서 없앴는데 관청에서 값을 확인하니 합계가 돈 육 만이었다. 반으로 그것을 사게 해 주어도 얻는 바가 오히려 많았다.
若有馬以備數 則三年芻粟之估 皆吏得之 且所償蓋寡 是以買耳
약유마이비수 즉삼년추속지고 개리득지 차소상개과 시이매이
만약 말을 이로써 수를 갖추게 함이 있으면 곧 삼 년의 풀과 곡식의 값은 다 관리가 그것을 얻는다. 또 갚는 것이 대개 부족하여 이 까닭으로 사려고 했을 뿐이다.
任氏又以衣服故弊 乞衣于崟
임씨우이의복고폐 걸의우음
임씨가 또 옷이 낡았다고 하며 음에게 옷을 빌었다.
崟將買全彩與之 任氏不欲曰 願得成制者
음장매전채여지 임씨불욕왈 원득성제자
음이 장차 채색된 옷을 사서 그녀에게 주려고 했다. 임씨가 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말하기를 “원컨대 옷을 지을 수 있는 것을 구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崟召市人張大爲買之 使見任氏 問所欲
음소시인장대위매지 사견임씨 문소욕
음이 시장 사람인 장대를 불러서 그것을 사게 하였다. 임씨를 보게 하고 하고자 하는 바를 물었다.
張大見之 驚謂崟曰 此必天人貴戚 爲郞所竊 且非人間所宜有者
장대견지 경위음왈 차필천인귀척 위랑소절 차비인간소의유자
장대가 그녀를 보고 놀라서 음에게 일러 말하기를 “이는 반드시 신선의 귀한 친척입니다. 낭군에 의하여 훔쳐진 바 되었으나 또한 인간에 마땅히 있을 바가 아닙니다.
願速歸之 無及于禍
원속귀지 무급우화
원컨대 속히 그녀를 돌려보내서 화에 이르지 않게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其容色之動人也如此
기용색지동인야여차
그 얼굴빛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이와 같았다.
竟買衣之成者 而不自紉縫也 不曉其意
경매의지성자 이부자인봉야 불효기의
마침내 옷감을 사서 그것을 이루었으나 스스로는 꿰매지 않았다. 그 뜻을 알 수가 없었다.
後歲余 鄭子武調 授槐裡府果毅尉 在金城縣
후세여 정자무조 수괴리부과의위 재금성현
그 뒤 일년쯤 뒤에 정씨가 무과에 급제하여 괴리부의 과의위를 받았는데 금성현에 있었다.
時鄭子方有妻室 雖晝游于外 而夜寢于內 多恨不得專其夕
시정자방유처실 수주유우외 이야침우내 다한부득전기석
그 때에 정씨는 바야흐로 정실부인이 있었다. 비록 낮에는 밖에 나다니지만 밤에는 안에서 잤으므로 능히 그 저녁을 마음대로 하지 못해 한이 많았다.
將之官 邀與任氏俱去 任氏不欲往曰 旬月同行 不足以爲歡
장지관 요여임씨구거 임씨불욕왕왈 순월동행 부족이위환
장차 다른 관청으로 가게 되어 임씨를 맞아 함께 가려고 했으나 임씨는 가려고 하지 않으면서 말하기를 “열 달을 같이 가도 즐거움을 행하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請計給糧餼 端居以遲歸
청계급양희 단거이지귀
청컨대 양식과 음식을 헤아려서 주시면 평상시대로 살 것이니 천천히 돌아오십시오.”라고 하였다.
鄭子懇請 任氏愈不可
정자간청 임씨유불가
정씨가 간청을 하였으나 임씨는 더욱 안 된다고 하였다.
鄭子乃求崟資助 崟與更勸勉 且詰其故
정자내구음자조 음여갱권면 차힐기고
정씨가 이에 음에게 도움을 구하였다. 음과 함께 다시 권하였다. 또한 그 까닭을 따졌다.
任氏良久曰 有巫者言 某是歲不利西行 故不欲耳
임씨양구왈 유무자언 모시세불리서행 고불욕이
임씨가 오래 뒤에 말하기를 “무당의 말이 저는 이 해에 서쪽으로 가면 불리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하고자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鄭子甚惑也 不思其他
정자심혹야 불사기타
정씨는 몹시 의심하였다. 그 외에는 생각하지 않았다.
與崟大笑曰 明智若此 而爲妖惑何哉 固請之
여음대소왈 명지약차 이위요혹하재 고청지
음과 함께 크게 웃고 말하기를 “이와 같은 밝은 지혜로 요망한 말에 미혹되는 것은 어째서입니까?”라고 하고는 한결같이 그것을 청하였다.
任氏曰 倘巫者言可征 徒爲公死 何益
임씨왈 당무자언가정 도위공사 하익
임씨가 말하기를 “만약 무당의 말이 맞으면 다만 공을 위하여 죽는 것이 무슨 이익이겠습니까?”라고 하였다.
二子曰 豈有斯理乎 懇請如初
이자왈 기유사리호 간청여초
두 사람이 말하기를 “어찌 이런 이치가 있겠습니까?”라고 하며 처음과 같이 간청하였다.
任氏不得已 遂行
임씨부득이 수행
임씨가 어쩔 수가 없어서 드디어 가기로 하였다.
崟以馬借之 出祖于臨皐 揮袂別去
음이마차지 출조우임고 휘몌별거
음이 말을 빌려 주었다. 임고역에서 송별연을 하고 나서서 소매를 흔들며 이별하고 갔다.
주32. 祖는 송별연이다.
信宿 至馬嵬
신숙 지마외
이틀 밤을 잔 뒤에 마외에 이르렀다.
주33. 信은 이틀이다. 春秋左氏傳에 一宿爲舍 再宿爲信이라는 표현이 있다.
任氏乘馬居其前 鄭子乘驢居其後
임씨승마거기전 정자승려거기후
임씨는 말을 타고 앞에 있고 정씨는 당나귀를 타고 뒤에 있었다.
女奴別乘 又在其後
여노별승 우재기후
여종은 다른 말을 타고 또 그 뒤에 있었다.
是時西門圉人敎獵狗于洛川 已旬日矣
시시서문어인교렵구우낙천 이순일의
이 때에 서문의 말 관리인들이 낙천에서 사냥개로 사냥을 하고 있었는데 이미 열흘이었다.
適値于道 蒼犬騰出於草間
적치우도 창견등출어초간
마침 길에 있었다. 개떼들이 풀 속에서 뛰어 나왔다.
鄭子見任氏欻然墜于地 複本形而南馳
정자견임씨훌연추우지 복본형이남치
정씨가 보니 임씨는 갑자기 땅에 떨어졌다. 본래의 형상으로 돌아가 남쪽으로 달아났다.
蒼犬逐之 鄭子隨走叫呼 不能止
창견축지 정자수주규호 불능지
개떼들이 그녀를 쫓았다. 정씨가 따라 달리면서 부르짖었으나 그치게 할 수가 없었다.
裡余 爲犬所獲
이여 위견소획
일 리쯤에서 개에게 잡혔다.
鄭子銜涕 出囊中錢贖以瘞之 削木爲記
정자함체 출낭중전속이예지 삭목위기
정씨는 눈물을 머금고 주머니 속의 돈을 내어 사서 그녀를 묻어 주었다. 나무를 깎아 세우고 기를 써넣었다.
回睹其馬 嚙草于路隅 衣服悉委于鞍上 履襪猶懸于鐙間 若蟬蛻然
회도기마 교초우노우 의복실위우안상 이말유현우등간 약선태연
돌려서 말을 쳐다보니 길가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옷은 다 안장 위에 얹혀져 있었다. 신과 버선은 아직도 등자 사이에 걸려 있었는데 마치 매미껍질과 같았다.
주34. 鐙은 鐙子로 발걸이이다.
唯首飾墜地 余無所見 女奴亦逝矣
유수식추지 여무소견 여노역서의
오직 머리 장식만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나머지는 보이는 바가 없었다. 여종 또한 가 버렸다.
旬余 鄭子還城 崟見之喜 迎問曰 任子無恙乎
순여 정자환성 음견지희 영문왈 임자무양호
열흘쯤 되어 정씨가 성으로 돌아왔다. 음이 보고 기뻐하면서 맞이하고 물어 말하기를 “임씨는 별고 없습니까?”라고 하였다.
鄭子炫然對曰 歿矣
정자현연대왈 몰의
정씨가 눈물을 흘리며 대답하여 말하기를 “죽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주35. 泫然은 눈물 흘리는 모양을 말한다.
崟聞之亦慟 相持于室 盡哀
음문지역통 상지우실 진애
음이 그것을 듣고 또한 통곡하였다. 서로 붙잡고 방에서 슬픔을 다하였다.
徐問疾故
서문질고
천천히 묻기를 병이 있는 까닭이었느냐고 하였다.
答曰 爲犬所害
답왈 위견소해
대답하여 말하기를 “개에게 해를 입었습니다.”라고 하였다.
崟曰 犬雖猛 安能害人
음왈 견수맹 안능해인
음이 말하기를 “개가 비록 용맹스러워도 어찌 능히 사람을 해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答曰 非人
답왈 비인
대답하여 말하기를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崟駭曰 非人 何者
음해왈 비인 하자
음이 놀라서 말하기를 “사람이 아니면 무엇입니까?”라고 하였다.
鄭子方述本末 崟驚訝歎息不能已
정자방술본말 음경아탄식불능이
정씨가 바야흐로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였다. 음이 놀라고 의아해 하면서 탄식을 그치지 못하였다.
明日 命駕與鄭子俱適馬嵬 發瘞視之 長慟而歸
명일 명가여정자구적마외 발예시지 장통이귀
다음날 수레를 준비하라고 명하여 정씨와 함께 마외로 갔다. 무덤을 파헤치고 그녀를 보았다. 오래 통곡하고 나서 돌아왔다.
追思前事 唯衣不自制 與人頗異焉
추사전사 유의불자제 여인파이언
전의 일을 돌이켜 생각하니 오직 옷은 스스로 만들지 못하였다. 남에게 만들어 달라고 준 것이 매우 이상하였다.
其後鄭子爲總監使 家甚富 有櫪馬十餘匹
기후정자위총감사 가심부 유력마십여필
그 뒤에 정씨는 총감사가 되었다. 집안이 몹시 부유해져서 외양간에 말이 십여 필이나 있었다.
年六十五卒
연육십오졸
나이 육십 오 세에 죽었다.
大歷中 沈旣濟居鐘陵 嘗與崟游 屢言其事 故最詳悉
대력중 심기제거종릉 상여음유 누언기사 고최상실
대력 중에 심기제가 종릉에 살고 있을 때 일찍이 음과 함께 놀았는데 여러 번 그 일을 말하였다. 고로 가장 다 상세히 알았다.
주36. 大歷은 大曆인 것 같으며 大曆은 당나라 代宗의 연호로 A.D766-779年이다.
後爲殿中侍御史 兼隴州刺史 遂歿而不返
후위전중시어사 겸농주자사 수몰이불반
뒤에 대궐의 시어사 겸 농주자사가 되었다. 드디어 죽어서 돌아오지 않았다.
嗟乎 異物之情也 有人道焉 遇暴不失節 徇人以至死 雖今婦人有不如者矣
차호 이물지정야 유인도언 우폭불실절 순인이지사 수금부인유불여자의
아! 다른 동물의 정이라도 사람의 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폭력을 만나고도 절개를 잃지 않았고 사람을 따르다가 죽음에 이르렀다. 비록 지금의 부인도 이와 같지 못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惜鄭生非精人 徒悅其色而不征其情性
석정생비정인 도열기색이부정기정성
애석하게도 정씨는 깊은 사람이 아니다. 다만 그 용모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보지 않았다.
向使淵識之士 必能揉變化之理 察神人之際 著文章之美 傳要妙之情 不知于賞玩風態而已
향사연식지사 필능유변화지리 찰신인지제 저문장지미 전요묘지정 부지우상완풍태이이
전에 잘 아는 사람으로 하여금 반드시 능히 변화의 이치를 따르게 하고 신인을 살필 때에 문장의 아름다움으로 드러내고 중요하고 묘한 정을 전하며 구경하는 경향과 태도를 알지 못하게 해야 할 뿐이다.
주37. 神人은 神靈스러운 사람이다.
惜哉 建中二年 旣濟自左拾遺與金吾 將軍裵冀 京兆少尹孫成 戶部郎中崔需 右拾遺陸淳 皆適
석재 건중이년 기제자좌습유여김오 장군배기 경조소윤손성 호부낭중최수 우습유육순 개적
애석하도다! 건중 이년에 기제가 좌습유 김오와 장군 배기, 경조소윤 손성, 호부낭중 최수, 우습유 육순과 함께 다 갔다.
주38. 建中은 당나라 德宗의 연호로 A.D780-783年이니 建中二年은 A.D781年이다.
居東南 自秦徂吳 水陸同道 時前拾遺朱放 因旅遊而隨焉
거동남 자진조오 수륙동도 시전습유주방 인여유이수언
동남에 있을 때 진으로부터 오로 갔는데 물과 육지를 같은 길로 갔다. 이 때에 전에 습유였던 주방이 여행으로 인하여 따랐다.
浮?涉淮 方舟沿流
부?섭회 방주연류
떠서 ? 회수를 건너고 방주로 물줄기를 따라 왔다.
주39. 方舟는 네모난 배이다.
晝宴夜話 各征其異說
주연야화 각정기이설
낮에는 잔치하고 밤에는 이야기하여 그 다른 이야기를 각기 바로 잡았다.
衆君子聞任氏之事 共深嘆駭 因請旣濟傳之 以志異雲
중군자문임씨지사 공심탄해 인청기제전지 이지이운
여러 군자가 임씨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깊이 탄식하고 놀랐다. 인하여 기제에게 청하여 그것을 전하게 하였다. 그래서 기이한 이야기를 기록하였다.
주40. 雲은 云의 뜻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