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人三樂
康村 정태준
맹자는 군자삼락(君子三樂)을 말했다. 그가 말한 군자의 세 가지 낙(樂)은
첫째 : 부모가 다 살아있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요,
둘째 : 하늘을 우러러보아도 부끄러움이 없고 주변 사람에게도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요,
셋째 : 즐거움은 천하의 인재들을 얻어서 교육을 시키는 일이다.
이 세상에 군자(君子)가 있으면 소인(小人)도 있다.
군자삼락(君子三樂)이 있으면, 소인삼락(小人三樂)도 있어야 한다.
군자만 낙(樂)을 누릴 게 아니라 소인도 낙을 누리고 살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맹자가 말한 삼락(三樂)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까지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군자들에게 해당하는 낙이다.
너무 高邁하고 추상적인 樂이다.
수신제가(修身齊家)만 되어도 잘했다고 생각하는 소인들에게는 와닿지가
않는다. 펀드와 주식이 반토막이 나도 세상 살맛이 없고
우울증이 생겨서 사람 만나기도 싫고, 의욕을 상실한다.
그러나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요, 전파산하재(錢破山河在)'이다.
나라가 망해도 산하대지는 그대로 있고, 돈은 날아가고 없지만
자연경관은 그대로이다.
이럴 때일수록 즐거움을 만들어야 한다.
소인삼락(小人三樂)의
첫째 樂은 시간 날 때마다 경치 좋은 山河를 찾아가 보는 일이다.
부석사 무량수전에 서서 백두대간 영봉(靈峰) 뒤로 넘어가는 장엄한 日沒을
보고, 한려수도의 푸른 빛 도는 바닷물을 보고,
눈이 내린 날 지리산 천은사 뒤의 눈 덮인 소나무 숲을 보는 것이다.
장엄한 광경을 보아야만 세상사의 스트레스와 앙금이 씻을 수 있다.
둘째 樂은 벗과 노는 즐거움이다.
사랑을 이야기하고, 남은 인생의 유한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인생이 즐겁다.
가슴속의 깊은 우울함과 앙금을 씻어주는 사람은 관포지교와 같은 친구이다.
셋째의 樂은 맛있는 음식이다.
아름다운 경치가 있고, 좋은 친구가 있다면 그 다음에는 음식으로 大尾를
장식해야 한다.
입에 침이 고이는 음식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신의 축복이다.
여러 가지 양념을 다져 넣은 붉은 김치도 좋다.
엊그제는 돼지족발을 먹었다.
꼬들꼬들하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은 소인의 인생을 위로해 주었다.
어려운 '군자삼락'보다는 '소인삼락'이 어떤가
-조용헌의 살롱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