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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거사 불교수필

[칼 럼]부부의 정신감응

작성자윤거사|작성시간06.05.01|조회수325 목록 댓글 6

 



부부의 정신감응



경주 배광식





사람은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도록 되어 있고 가장 기본적인 사회는 가정이다. 어린이가 태어나 처음 접하고 속하는 사회가 가정이고 대부분의 사람이 평생을 한결같이 가정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 가정의 중심은 부부(夫婦)라고 말할 수 있으며 부부간에 서로 지켜야 할 도리가 있고 여러 형태의 부부관계가 있다.


지난해 12월 어느날 조선일보 토픽란에 런던의 로이터 통신발로 퍽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편이 직장에서 얻는 스트레스가 부인에게도 그대로 전달돼 남편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질병을 얻어 사망할 경우 부인도 똑같은 질병으로 숨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4년 동안 5백 개 직종의 35만 여명을 대상으로 부부의 사인死因을 조사한 영국 심리학자 벤 플레처 박사는 남편의 스트레스가 부인에게 어떻게 전달 되는가는 아직도 수수께끼이나 남편의 스트레스가 부인에게 그대로 전달돼 남편과 부인이 똑같은 질병으로 사망하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 통계학적인 사실로 드러났다고 발표.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고 흔히들 말한다. 부처님께서는 동체대비同體大悲를 말씀하시어 모든 생명있는 것(有情衆生) 또는 생명 없는 것(無情衆生)이 모두 한 몸임을 가르쳐 주시고 서로 사랑하도록 가르쳐 주셨다. 우리들도 깨달아 지혜의 눈이 열리면 일체 만물이 동체인 것을 확연히 보겠지마는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는 남의 슬픔을 보면 슬퍼지고 남의 기쁨을 보면 기뻐지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나와 남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리석은 눈에도 부부간은 일심동체라는 확신이 서기 때문에 ‘부부 일심동체’ 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즉 부처님의 지혜를 갖춘 자비에는 멀고 가까움(親疎)이 없지만 지혜가 모자란 우리들의 사랑은 멀고 가까움이 있고, 가장 가까운 편에 속하는 것이 부부인 셈이다.


학교의 과학시간에 공명共鳴에 대하여 배운 기억이 난다. 하나의 소리굽쇠(音叉)를 때려서 소리가 울리면 동일한 진동수를 가진 다른 소리굽쇠가 따라서 울리게 된다. 사람이 서로 가깝다는 것은 소리굽쇠의 진동수가 같아 공명하는 것처럼 서로 정신파동(念波)이 비슷해 쉽사리 감응感應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아주 사이가 나쁘고 원수끼리 만난 부부가 아닌 바에는 대부분의 부부는 서로 많은 공감대共感帶를 형성하고 쉽사리 감응하기 때문에 남편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의 정신에 부인의 정신이 감응되어지는 것이다. 거꾸로 부인의 정신에 남편의 정신이 감응되어질 수도 있다.


부처님 말씀에 ‘아직 돌아오기 전의 일을 희망하고 초조하여 지나친 고로苦勞를 하고, 지나간 날의 그림자를 추억하여 뉘우치고 있으면, 베어 말린 갈대와 같이 말라서 파리하리라. 지난 날의 일에 연연하지 않고, 돌아오기 전의 일을 바래서 애태우지 않고, 현재만을 진실하게 밟아가면 몸도 마음도 건전할 것이다.’ 라는 귀절이 있다. 항상 쫓기듯이 여유없이 사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다.


어떤 물체에 외부의 힘(荷重)이 가해지면 그 물체 내부에 이에 저항하는 힘(應力stress)이 생기고 물체의 변형(歪力strain)이 일어난다. 탄성한도彈性限度내의 힘을 받았을 때는 이 외부의 힘을 제거하면 물체는 다시 원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탄성한도를 넘어서는 힘을 받았을 때는 영구적으로 변형되거나 파절된다. 사람의 정신도 물체와 같이 외부에서 어떤 압박을 받으면 스트레스가 생기고 압박이 사라지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그러나 압박이 너무 강한 경우는 압박이 제거되더라도 정신이 피로해져서 원상회복이 어려워진다. 우리가 철사를 절단기 없이 끊으려면 한 방향으로 구부렸다가 반대방향으로 구부리는 동작을 반복해 결국 철사가 피로해져서 끊어지도록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미처 원상회복이 되기 전에 여러 가지 압박이 가중되면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열이 가해진 엿가락은 아무리 여러번 구부려도 끊어지지 않는다. 또 칼을 벼릴 때 계속 망치로 때리기만 하면 철이 찢어지겠지만 가열을 해서 원자 확산擴散을 통한 평형상태를 찾아 주어가면서(燒鈍Annealing)때리면 찢어지지 않고 펴진다. 사람의 정신도 철에 열을 가하듯 참선이나 염불을 통해 정을 얻으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가정은 한 가족의 마음이 가장 가깝게 접촉하여 사는 곳이므로 서로 식구가 화목하면 꽃동산과 같이 아름다운 곳이다. 만일 마음과 마음의 조화를 잃으면 사납고 무서운 풍파가 일어나서 파멸을 가져오는 지옥과 같은 곳이다.


이런 경우에 각자가 다른 사람의 일은 말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의 마음을 고쳐 바른 길을 정당하게 밟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라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남편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그대로 쌓아 가지고 와서 부인에게 화를 내거나 하지 말고, 스스로 마음의 평형을 찾아 아내를 밝은 마음으로 대해야 하고, 아내는 또 집안의 속상한 일을 쌓아놓고 있다가 직장일로 지쳐 돌아온 남편에게 풀려고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을 얻어 풀고 밝은 얼굴로 남편을 맞아야 한다. 혹 직장의 스트레스를 집에 와서 풀려는 남편을 가진 아내는 그 스트레스에 감응感應하여 같이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방법에 의지해 마음을 대지와 같이 넓게 가지고 허공과 같이 아무것도 붙지 못하게 하고 사슴가죽과 같이 부드럽게 하여 정에 들은 마음으로 남편을 감응시켜 스트레스를 풀어줄 일이다. 또 스트레스를 느끼는 부인을 가진 남편도 이러한 넓은 마음으로 부인을 감싸줄 일이다.


부처님께서는 아내를 일곱종류로 분류하셨으니 가장을 업신여겨 경멸하고 싫어하다가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두고 본 남편을 죽이고자 하는 살인강도 같은 처, 허영과 낭비로 남편의 눈을 속여 훔쳐내는 도적과 같은 처, 게으르고 남편을 꾸짖고 욕설하며 부려먹는 주인과 같은 처, 자식 대하듯 남편을 지키는 어머니 같은 처, 정성을 다하고 자매를 대하듯 하는 누이 같은 처, 남편을 즐겁게 하고 공경하며 행실이 단정한 벗과 같은 처, 남편을 섬기어 공경하고 참지 못할 행위와 욕설을 듣더라도 참고 성내지 않고 원망하지 않아 남편을 하늘과 같이 여기는 하녀와 같은 처 등이다. 또 살인강도, 도적, 주인 같은 처들은 죽어서 지옥으로 가고, 어머니, 누이, 벗, 하녀 같은 처는 인간, 천당 혹은 극락으로 가게 된다고 하셨다. 아내에 대한 남편의 종류도 마찬가지가 되겠다.


과연 나는 어떤 종류의 남편 혹은 아내인가 돌이켜 보고 화목한 가정이 되도록 각자 노력해야 되겠다. 모든 가정에서 가정의 중심기둥인 부부가 화목하게 되면 가족 전체가 화목하게 되고 화목한 가정의 구성원들은 밖에 나가서도 남의 고통을 제거해 주고 즐거움을 주며 기쁘고 베푸는 생활을 하게 되어 그 사람이 속해 있는 시간과 공간을 그대로 부처님 나라로 변화시키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마음이 밝으면(心淸淨) 가정이 화목하고 모든 사회가 맑은 극락세계가 된다(佛土淨).



월간 “불광” 제160호 (1988년 2월호)의 ‘생활인의 불교신앙’ 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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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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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경주 | 작성시간 06.05.02 감사합니다. _()_
  • 작성자勝進行 | 작성시간 06.05.01 '사람의 정신도 철鐵에 열을 가하듯 참선이나 염불을 통해 정定을 얻으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수행으로 인한 정신의 단련을 생각해봅니다. _()_ 윤거사님! 경주거사님 책 출판을 기획하시기 바랍니다._()_
  • 답댓글 작성자경주 | 작성시간 06.05.02 부처님의 가르침은 건강한 삶의 영위에 대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승진행 보살님 책 출판 기획이 필요합니다. ^_^ _()_
  • 작성자날마다 좋은날 | 작성시간 06.05.15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삶의 지침이 되는 좋은 말씀입니다. 가르침대로 실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 답댓글 작성자경주 | 작성시간 06.05.15 감사합니다. 시작은 자정기의自淨其意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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