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오(頓悟)란 무엇인가요?
ㅡ 자성이 텅 비어 있음을 체득하는 것 ㅡ
질문 : 돈오(頓悟)란 무엇입니까?
대답 : 돈오는 ‘즉시 깨달음’을 말합니다.
대주스님은 돈오에 대해 설명하길
‘돈(頓)이란
'단번에' <망념을 없애는 것>이요,
오(悟)란
<얻을 바 없음>을 깨닫는 것이다
(頓者頓除妄念 悟者悟無所得)’
라고 말하였습니다.
돈(頓)이란
'즉시, 단박, 일순간, 단번'이라는
의미입니다.
깨달음은
단계를 밟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깨달을 때는
'어느 한 순간'
깨닫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오(頓悟)’라는 말을
쓰는 것입니다.
대주스님은
'무엇'을 깨달을 것인가에 대하여
‘얻을 바 없음을 깨닫는 것(悟無所得)’
이라고 확고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즉, 깨달음은
특이한 어떤 것을 얻는 것이 아니고,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개념적인 것이든
그 근원은 '텅 빈 것'이라,
아무 것도 얻을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깊이 체득한 것이
깨달음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따라서 수행자가
얻을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일체 망념은 사라지고
태초의 '고요한 자리'에 들어간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옛날 육조스님은
‘자기 본래 마음을 알면
이것을 본성을 본다(見性)고
말한다
(識自本心 是見本性).’
‘자기 성품을 모르면 곧 중생이요,
미혹을 여의면 곧 깨달음이고
이 사람을 부처라고 한다
(自性迷卽是衆生 離迷卽覺 覺卽是佛).’
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육조스님은
자기의 본심을 알면
견성(見性)이고,
견성하면 곧 부처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대주스님과 육조스님의 말씀을
참고하면
깨달음은
'자성을 깨닫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돈오(頓悟)이고,
이것이야말로
정통 선불교의 깨달음인 것입니다.
깨달으면
더 이상 닦는 것은 없습니다.
깨닫는 것이
곧 최후의 닦음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육조스님은
‘깨달은 사람은 즉시 닦는다(悟人頓修).’
라고 말하였습니다.
깨달으면
즉시 부처의 심성을
회복한 것이므로
바로 부처의 '행'을
하면 될 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는 것(知)과 깨달음(悟)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는 것은
머리에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기억이 튀어나올 때는
곧 잊어버립니다.
예를 들어
분노나 욕심이 일어날 때는
아는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그때는 '아는 진리'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깨달음은
'전신의 울림'입니다.
마음 깊이
새겨지는 것이고
가슴 정중앙에
깊게 박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큰 사건을 당하여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깨달음은
꼭 수많은 수행을 해야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승속을 불문하고
선지식의 설법을 듣고
일순간
자기의 본성을 보고
깨닫는 바가 강하면
그것이 깨달음입니다.
그런데 이때
깨달음이
하나를 깨달으면서
동시에
백 가지 천 가지를
다 알게 되어야
돈오(頓悟)라고 하고,
소위 원통(圓通)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하나를 깨닫고
다른 것을 모른다면
아직 깨달았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계속 화두를 들고 더 정진해 가야 합니다.
ㅡ 석우스님 : 무불선원 선원장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