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공부參禪工夫
見佛山人
참선공부는 대한불교 조계선종의 수행골짜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지방총림의 각 선실에서는 하안거(夏安居)와 동안거(冬安居)가
있다. 그래서 一년에 두 차례씩 결제와 해제가 있어서 좌선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새삼스럽게 말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법시(法施)를 애독하는 남녀 독자로서 참선 공부가 무엇인가 궁금하게 여기는 분도 없지 않을 것
같아서 노파심절(老婆心切)로써 참선 공부를 하자면 어떻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자 한다. (중략)
참선공부를 하여 설사 마음을 깨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이 많은 것이니
첫째 기억력이 좋아지고,
둘째 참는 힘이 강해지고,
셋째 혼잡한 마음이 없어지고,
넷째 사리에 밝아지고,
다섯째 확고부동(確固不動)한 마음이 생겨나고,
여섯째 어떤 일에도 당황하지 아니하고,
일곱째 자기의 중심을 잃지 않고,
여덟째 마음이 편안 하여지고 자유스러워지고 모든 고통이 없어지고,
아홉째에 신경쇠약 같은 병이 없어지고,
열째에 대담하여 무서운 것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따위는 참선의 부산물이지 진정한 골자는 아닌 것이다.
진정한 골자는 자기의 마음을 똑똑하게 보고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중략)
잡념이 무수하게 일어날 때에는 곧 수식관(數息觀)을 하여
하나 둘 셋으로부터 열까지 헤아리고
또 하나 둘로 열까지 헤아려서 되풀이하면서 숨을 쉬면서
심호흡법을 하면 잡념이 가라앉게 된다.
그리하여 잡념이 쉬어지거든 화두를 맹렬하게 드는 것도 좋은 것이다.
조동종(曹洞宗) 같은 종파에서는 화두 공안이 없이
자성(自性)만 묵조(默照)하는 것으로 공부를 삼기도 한다.
화두 공안을 몹시 주장하는 것은 임제종(臨濟宗)의 선풍인 것이다.
우리 한국의 전통적인 조계 보조(普照) 선사 선풍은
조동선에 가까운 것으로 보게 된다.
여기서는 그런 시비를 가리려는 것이 아니다.
어떤 선이든지 구경에는 견성성불(見性成佛〕에 있는 것이니
견성만 하면 되는 것이다.♧
월간 <法施> 제94호 (1975년 7월호, 8-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