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깨비 몸, 꿈속의 집이여
허공 꽃이어라
앞길도 다함 없는데
뒷길이라고 짧겠는가.
여기서 나와서 저기에서 사라지니
떴다 잠겼다 지칠대로 지쳤도다
3계 윤회 면치 못했는데
어느 때에 쉬어지랴.
세간을 탐내고 그리워하여
5음·12연으로 이 몸뚱이 이루니
태어나서 늙어지도록
하나도 얻은 것 없도다.
근본무명이 그 때문에 미혹이 되고 말았으니
시간이 아깝구나
찰나도 헤아리기 어렵거늘
금생을 부질없이 보내면 내세에도 꽉 막히리라.
미혹에서 미혹에 이르는 것
모두 6적(六己)이 씨앗되어
6도(六道)에 오락가락
3계에 기어다니네.
일찌감치 눈 밝은 스승 찾고
덕 높은 도반을 가까이 하여
몸과 마음을 결택하고
애욕의 가시덤불일랑 모두 버려라.
세상은 본디 들뜨고 비었는데
뭇 인연이 어찌 사람을 핍박하랴
법의 이치 연구하려면
깨닫겠다는 목표를 세우라.
마음과 경계 함께 버리고
새겨두거나 기억하지 말라
6근(六根)이 고요하면 하는 일마다 고요하고
한 마음 나지 않으면 모든 법 저절로 쉬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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