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
妻子眷屬 森如竹(처자권속 삼여죽)
金銀玉帛 積似邱(금은옥백 적사구)
臨終獨自 孤魂逝(임종독자 고혼서)
思量也是 虛浮浮(사량야시 허부부)
처자와 권속들이 대숲처럼 번성하고
금은보화 비단이 산더미처럼 쌓였어도
임종에 이르면 오직 홀로 외로운 넋으로 떠나가니
생각하고 헤아려보면 헛되고 덧없는 일이구나
朝朝役役 紅塵路(조조역역 홍진로)
爵位纔高 已白頭(작위재고 이백두)
閻王不怕 佩金魚(염왕불파 패금어)
思量也是 虛浮浮(사량야시 허부부)
아침마다 날고 뛰듯 세상사에 매달려
권세가 높아지니, 어느새 백발이구나
염라대왕은 금어(金魚)도 겁을 내지 않나니
생각하고 헤아려보면 헛되고 덧없는 일이구나
錦心繡口 風雷舌(금심수구 풍뢰설)
千首詩輕 萬戶候(천수시경 만호후)
增長多生 人我本(증장다생 인아본)
思量也是 虛浮浮(사량야시 허부부)
능란한 말솜씨로 풍우 우뢰 부르고
시 구절 천 편으로 만호 제후 조롱해도
여러 생애 아상을 키우는 근본이라
생각하고 헤아려보면 헛되고 덧없는 일이구나
假使說法 如雲雨(가사설법 여운우)
感得天花 石點頭(감득천화 석점두)
乾慧未能 免生死(건혜미능 면생사)
思量也是 虛浮浮(사량야시 허부부)
설법이 뛰어나 구름과 비를 부르고
하늘에선 꽃비 내리고 돌조차 감동을 하더라도
알음알이 지혜로는 생사 번뇌에서 헤어나지 못하니
생각하고 헤아려보면 헛되고 덧없는 일이구나
-- 부설거사 (신라 선덕왕때 고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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