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永明堂行佛靈途中
(여영명당행불영도중)
/ 鏡虛惺牛(경허성우)
摘何爲妄摘何眞 적하위망적하진
무엇을 가르켜 망령된 것이라 하고
무엇을 가르켜 참된 것이라 할 것인가
眞妄由來總不眞 진망유래총불진
참되고 망령됨 모두 참되지 않은 것에서 유래했다네
霞飛葉下秋容潔 하비엽하추용결
안개와 노을 날리고 낙엽 지어 가을 경치 맑아지면
依舊靑山對面眞 의구청산대면진
의구한 청산의 진면목을 대하리라
任是妄兮任是眞 임시망혜임시진
속이는 일을 당하였을 때나 진실한 일을 당하였을 때
張癫醉打李翁眞 장전취타이옹진
장씨는 취하여 미친듯한데 이 노인은 또렸하네
懸羊賣狗年來事 현양매구년래사
양고기 매달아 놓고 개고기 파는 것은
여러해 전부터 있어온 일
識得分明認得眞 식득분명인득진
(이런 사실) 분명히 깨달아 알면 진실한 것을 분명히 알리라
高士文朋意譯眞 고사문붕의역진
고결한 사람의 글벗이 (고결한 사람이 쓴 글)
뜻 풀이하는 것이 참된 뜻 풀이이고
塵中無累最淸眞 진중무누최청진
띠끌세상 중에서 더럽혀지지 않음이 가장 맑은 참일세
直須覷破威音外 직수처파위음외
모름지기 위엄있게 소리내는 것의 표면을
깨뜨려 엿보아 바르게 보아야지
莫把儱侗以認眞 막파농통이인진
유치하게 미숙하게 잡은 것을 가지고 참으로 알지 말라
遊午南寺(유오남사)
/ 鏡虛惺牛(경허성우)
寰海榮枯散若風 환해영고산야풍
세상의 번영과 쇠망은 흩어지는 바람과 같은데
午南寺路醉西東 오남사로취서동
오남사 길이 취하여 동서로 (흔들리는구나)
三月蹉跎醒醉裏 삼월차타성취리
(금년) 삼월도 술에 취했다 깼다 하는 가운데
諸天髣髴畵圖中 제천방불화도중
일은 이루지 못하고 나이만 많아졌는데
(생김새는) 그림 속 저 제석천과 거의 비슷하구나
幾處曇雲經刼白 기처담운경겁백
흐린 구름이 지나다 흰 곳을 빼았은 낌새있는 곳
長年花雨上樓紅 장년화우상루홍
오랜 세월 꽃비가 누각 위를 붉게 (하였으니)
那將幻海迷茫客 나장환해미망객
어떻게 장차 환상의 바다를 (떠도는) 미망의 나그네가
盡入玄門悟色空 진입현문오색공
다한 현문에 들어가 색이 곧 공인 깨달음 얻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