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비워야 지혜를 채우지 / 난인 선사
난인 선사는 메이지(明治) 시대의 선사이다.
어느 날 한 대학교수가 난인 선사를 찾아와 선에 대해 물었다.
난인 선사는 그에게 차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찻잔이 진실되고 선사가 차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찻잔에 차가 철철 넘치는데도 선사는 차를 계속 따랐다.
차가 넘쳐흐르는 것을 보다 못해 교수가 말했다.
"스님, 차가 넘쳐 흐릅니다."
이에 난인 선사는 교수를 쳐다보며 말햇다.
"이 찻잔처럼 당신은 당신의 견해로 가득 차 있소. 가득 찬 당
신의 견해를 비우지 않는다면 선을 보여줄 수가 없소."
비가 몹시 쏟아지는 날 난인 선사에게 덴노가 찾아왔다.
덴노역시 선 수업을 하여 자타가 공인하는 승려였다.
난인 선사는 반갑게 덴노를 맞이한 후 말했다.
"지금 비가 오니 나막신을 신고 왔을 것이고, 그 나막신은 현
관 앞에 벗어 놓았을 것일세. 그런데 자네는 우산을 나막신왼쪽에 놓았는가, 오른쪽에 놓았는가?"
덴노는 왜 이런 질문을 갑자기 하는지 어리둥절했다.
그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덴노는 깨달았다.
자신이 쌓고 있는 선의 수행을 일상적인 삶 속에서
실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에 깨달았다.
덴노는 난인 선사 앞에 무릎을 끊고 제자가 되기를 원했다.
그의 제자가 된 후 6년 동안 더 선 수업을 한 후에야 비로소 삶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선을 실행하며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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