參分光陰二早過(참분광음이조과)。
靈臺一點不揩磨(영대일점불개마)。
貪生逐日區區去(탐생축일구구거)。
喚不回頭爭奈何(환불회두쟁내하)。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는데
마음의 번뇌는 한 점도 닦아내지 못하는 구나
생에 집착하여 세월 따라 구구하게 지내고
불러도 고개를 돌리지 않으니 어찌할 것인가?
- 雪竇顯禪師
為學日益(위학일익),為道日損(위도일손)。
損之又損(손지우손),以至於無為(이지어무위)。
無為而無不為(무위이무불위)。
取天下常以無事(취천하상이무사),及其有事(급기유사),
不足以取天下(부족이취천하)。
학문을 하면 날로 늘어나고, 도를 닦으면 날로 줄어든다.
줄이고 또 줄이면 인위적 행함이 없음에 이르게 되고,
인위적 행함이 없음에 이르면 하지 못하는 것이 없게 된다.
천하를 취함에는 항상 일이 없음으로써 하니,
일을 만들어 내서는 천하를 위하지 못한다.
노자(老子) 四十八章
道在日用(도재일용).
若滯在日用處(약체재일용처), 則認賊爲子(즉인적위자);
若離日用(약리일용), 別討生涯(별토생애),
則是撥波求水(즉시발파구수),
這裏絲毫及不盡(저리사호급부진),
便成滲漏(편성삼루).
도는 일상생활 가운데 있다.
그러므로 일상생활 중에서 막히면
도적을 자식으로 착각하는 꼴이 될 것이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별도의 살길을 찾는다면
물결을 휘저어 떨쳐 버리면서
물을 구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과 같으니,
이 안(일상생활)에서 조금이라도 다하지 못함이 있게 된다면
곧 번뇌를 이루고 말 것이다.
<無準師範語錄> 「示求堅上人」
萬物本閒(만물본한), 鬧之者人耳(료지자인이).
人而不鬧(인이불료), 天下何事(천하하사)!
만물은 본래 한가한데
시끄럽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시끄럽게 하지 않는다면
세상에 무슨 일이 있겠는가!
『紫柏老人』
一針投海中(일침투해중),
求之尙可得(구지상가득),
一失人身命(일실인신명),
難得過於是(난득과어시).
바닷속에 던져진 바늘 하나는
그것을 구하여 오히려 찾을 수 있지만,
한 번 잃어버린 사람의 몸은
얻기 어려움이 이보다 더하다.
『菩薩從兜術天降神母胎說廣普經』「定意品」
無心歌(무심가)
白雲澹泞出沒於大虛之中(백운담저출몰어대허지중)
흰 구름은 티 없이 고요히 떠다니며 드넓은 하늘에서 출몰하고,
流水潺湲東注於大海之心(류수잔원동주어대해지심)
잔잔히 흐르는 물은 동쪽 바다 깊숙이 흘러든다.
水也遇曲遇直(수야우곡우직)
물은 굽은 계곡 만나면 돌아 흐르고
곧은 계곡 만나면 똑바로 흐를 뿐,
無彼無此(무피무차)
저곳과 이곳을 구분하여 흐르지 않는다.
雲也自卷自舒(운야자권자서)
구름은 저절로 걷히고 저절로 펼쳐지거늘,
何親何踈(하친하소)
무엇과 가깝고 무엇과 멀단 말인가!
萬物本閑不言我靑我黃(만물본한불언아청아황)
만물은 본래 한가하여
스스로 푸르다거나 시들었다고 말하지 않건만,
惟人自鬧强生是好是醜(유인자료강생시호시추)
사람만이 스스로 시끄럽게 굴며
억지로 아름답다거나 추하다거나 생각을 일으킬 뿐이다.
觸境心如雲水意(촉경심여운수의)
경계를 맞닥뜨리고도 마음이 구름이나 물의 뜻과 같다면,
在世縱橫有何事(재세종횡유하사)
세상에서 종횡 어디로 가나 무슨 일이 있겠는가!
若人心不强名(약인심불강명)
만약 사람이 억지로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면
好醜從何而起(호추종하이기)
아름답고 추한 차별이 어디서 일어나겠는가!
愚人忘境不忘心(우인망경불망심)
어리석은 사람은 경계를 잊지만 마음에 대한 집착은 잊지 못하고,
智者忘心不忘境(지자망심불망경)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잊지만 경계에 대한 집착은 잊지 못한다.
忘心境自寂(망심경자적)
마음을 잊으면 경계는 저절로 고요해지고,
境寂心自如(경적심자여)
경계가 고요해지면 마음은 저절로 여일하게 되리니,
夫是之謂無心眞宗(부시지위무심진종)
이것을 가리켜 무심의 진실한 종지라 한다.
『백운화상어록』 白雲和尙語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