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없다 소견 가지지 말고 모두 안다 생각조차 말아라"
眞覺(진각)혜심(慧諶) 선시(禪詩)
"老婆心切苦諄諄 爭奈難傳妙斲輪"
“노파의 마음 간절하여 애써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
어찌 이리도 수레바퀴 깎는 묘함 전하기 어려운가?”
靈光無外爍虛空(영광무외삭허공)
신령스런 빛은 더할 나위 없이 허공에서 빛나고
德過恒沙蘊箇中(덕과항사온개중)
덕은 황하의 모래알 쌓은 것보다도 뛰어나네.
凡聖本來同一地(범성본래동일지)
범인과 성인은 본래부터 동일한 것인데
更於何處覓圓通(갱어하처멱원통)
다시 어느 곳에 가서 원통함을 찾겠는가?
<大光明藏章(대광명장장>
三觀諸輪綺互成(삼관제륜기호성)
진리를 관찰하는 세가지 방법(사마타와 삼마지, 禪那)과
모든 수레바퀴 비단처럼 서로 짜여 있어
單複齊修二十五(단복제수이십오)
하나 혹은 겹로 모두 二十五輪을 닦는 것이네.
唯除頓覺入圓明(유제돈각입원명)
다만 몰록 깨달아 불성에 들어간 이를 제외하고
古今誰不出由戶(고금수불출유호)
고금에 누가 이 문을 출입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辨音障(변음장)>
隨入三期先禮懺(수입삼기선례참)
無常의 원각을 증득하고자 한다면
세가지 기한을 택하여 우선 세존께 참례를 하고
卜依三觀造功夫(복의삼관조공부)
삼관에 의거해서 공부를 해나가라.
塵消磨處憑君鑑(진소마처빙군감)
닦아 먼지가 사라진 곳이 그대 거울이 될 것이니
特地乾坤在玉壺(특지건곤재옥호)
특별하게 천지간에 부처경계 있는 것이네.
<圓覺障 (원각장) >
心常了了口常嘿(심상료료구상묵)
마음은 항상 분명하고 입은 항상 침묵하여
且作伴癡方始得(차작반치방시득)
장차 어리석음을 짝해야 비로소 얻게 되리라.
師帒藏錐不露尖(사대장추불로첨)
스승의 자루에 송곳을 감추지만 뾰족한 끝 드러내지 않고
是名好手眞消息(시명호수진소식)
이것을 好手라 이름하니 참 소식이로다.
<示了嘿(시료묵)>
通心達大道(통심달대도)
마음에 정통하고 대도에 통달함은
凡聖不同纏(범성부동전)
범부와 성인 함께 묶을 수는 없네.
希則可爲祖(희즉가위조)
희구하면 조사는 될 수 있으니
還如學海川(환여학해천)
냇물이 바다로 흐름을 배우는 것과 같네.
<示希祖(시희조)>
迷風動覺海(미풍동각해)
미혹의 바람이 깨달음의 바다를 동요하니
覺海生空漚(각해생공구)
깨달음의 바다에 부질없이 물거품만 이네.
空漚着三有(공구착삼유)
물거품처럼 三有(生有, 本有, 死有)에 붙어 있는 것
三有暫停留(삼유잠정류)
삼유에 잠시 멈추어 머물러 있을 뿐이네.
風怗浪自靜(풍첩낭자정)
바람 고요하니 물결도 절로 고요하고
漚滅無從由(구멸무종유)
물거품 사라지니 그 생긴 까닭도 없어지네.
湛湛絶涯涘(담담절애사)
담담히 물가에서 멀리 떨어져
顧之浪悠悠(고지낭유유)
돌아보건대 물결만이 아득히 흘러가네.
<示玄湛(시현담)>
世尊因行掉臂(세존인행도비)
세존께서 걸식행으로 인해 팔을 들어 가리키시니
帝釋如谷響應(제석여곡향응)
제석천왕이 골짜기의 메아리처럼 조응하네.
若也尋求梵刹(약야심구범찰)
만약 또 절을 찾아서 구한다면
知君已墮深坑(지군이타심갱)
그대가 이미 깊은 구덩이에 떨어졌음을 알겠구나.
<건찰화>
三處安居妙吉祥(삼처안거묘길상)
세 곳에서 안거한 문수사리가
刹塵金色界全遂(찰진금색계전수)
무수한 국토에 금색세계를 완전히 이루었네.
有頭無尾鷄峯老(유두무미계봉노)
머리 있되 꼬리 없는 계족산의 노인이
空惹禪家笑一場(공야선가소일장)
쓸데없이 선가에 한바탕 웃음을 일으켰구나.
<자자화>
去日春風盡(거일춘풍진)
떠나는 날에 봄바람이 다 불어
掃盡千岩雪(소진천암설)
일천 암자 눈을 다 쓸어갔더니
來時芳草錄(래시방초록)
올 때에는 꽃다운 풀 푸르러
杜鵑啼更切(두견제갱절)
두견새 울음소리 더욱 간절하네.
奇哉處處摠持門(기재처처총지문)
기이하구나! 곳곳마다 摠持門인데
堪笑時人會不徹(감소시인회불철)
당시 사람들 통하지 못한 것 우습구나!
<호도화>
Venerable Jinin
The Venerable Jinin came and said: “My nature is restless and confused,
and I cannot calm my fear. And when I am in a quiet place, then I fall into
depression. My trouble is just these two ills. I wish to have a Buddhist hymn
so that I can put them right.”
眞一上人來言曰,“ 某乙賦性散亂 未能調攝. 或於靜處捺伏
則便落昏沈. 惟此二病是患 請得法偈 爲對治方”
진일(眞一) 상인(上人)이 와서 하는 말이
“저는 타고난 성품이 산만하고 어지러워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고요한 곳에 가만히 있으면 의식이 멍해지고 맙니다.
이 두 가지 병이 근심이니 게송을 지어 다스리는 처방으로 삼게 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The true substance is originally profoundly silent,
The function of mind is naturally mystic and bright.
實際本來湛寂(실제본래담적)
실제의 본래는 맑고 고요한 것이니
神機自爾靈明(신기자이영명)
정신의 기틀이 절로 신령스럽게 밝도다.
Just forget attachments and follow nature,
No need then to fall in such a plight.
任運忘懷虛浪(임운망회허랑)
운에 맡겨 허랑한 생각들을 다 잊으면
何關沈掉兩楹(하관침도량영)
멍하거나 들뜨거나 무슨 상관이랴.
Being alert and unforgetting, that is truth,
Being silent and undivided, that is oneness.
惺惺無忘曰眞(성성무망왈진)
마음이 생생하게 깨어있는 것을 ‘참’이라 하고
寂寂不分是一(적적불분시일)
고요하고 고요하여 분산되지 않는 것을 하나라고 하네.
If you are only able to deny your name
There will be no need of any other prowess.
但能不負汝名(단능불부여명)
다만 능히 그대의 이름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何用別他術(하용별타술)
다른 기술이야 무슨 소용 있으리.
<無衣子(무의자) 혜심(慧諶)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