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득어주법인(又不得於主法人)에
생경박상(生輕薄想)하라
또 법을 주관하시는 선지식에 대하여
경박한 생각을 내지 말라.
인자어도(因之於道)에 유장(有障)하면
불능진수(不能進修)하리니
절수신지(切須愼之)어다
그로 말미암아 도에 장애가 생기어
닦아 나가지 못할 것이니
지극히 삼가 할지어다.
론(論)에 운(云)하되
여인(如人)이 야행(夜行)에 죄인(罪人)이
집거당로(執炬當路)어던
야이인악고(若以人惡故)로
불수광명(不受光明)하면
타갱락참거의(墮坑落堑去矣)라하시니
논에 말하길
<어떤 사람이 밤에 길을 가는데 허물 있는 사람이
등불을 들고 길을 비친다고 할 때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 하여 그 불빛까지 받지 않는다면
구덩이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하였으니,
문법지차(聞法之次)에
여리박빙(如履薄氷)하야
필수측이목이청현음(必須側耳目而聽玄音)하며
숙정진이상유치(肅情塵而賞幽致)라가
그리고 법문을 들을 적에는 살 얼음 밟고 가듯
조심스럽게 귀와 눈을 기울여서
그윽한 진리의 소리를 들어야 하며
마음 속에 번뇌를 맑히고 깊고 오롯한 뜻을 맛보도록 해야 한다.
하당후(下堂後)에
묵좌관지(黙坐觀之)하되
여유소의(如有所疑)어던
박문선각(博問先覺)하며
석창조순(夕愴朝詢)하고
불람사발(不濫絲髮)이어다
법사가 당에서 내려 간 뒤에는 묵묵히 앉아서 관하다가
만일 의심되는 바가 있거든
곧 먼저 깨달은 선지식에게 널리 물을 것이며
아침 저녁으로 간절히 찾고 배워서
털끝만이라도 넘기지 말지어다.
여시(如是)라야
내가능생정신(乃可能生正信)하야
이도위회자여(以道爲懷者歟)인저
이렇게 하여야만 비로소 바른 믿음 지녔다 할 수 있고
도로써 자기 마음자리를 삼는 자라 할 것이다.
誡初心學人文(계초심학인문)중 - 보조국사
幾生不修어늘 虛過日夜하며
(기생불수) (허과일야)
얼마나 살 것이기에
닦지 아니하고 헛되이 밤낮을 보내며,
幾活空身어늘 一生不修오.
(기활공신) (일생불수)
헛된 몸은 얼마나 살아 있을 것이라고
일생동안 수행 한 번 아니하는가?
身必有終하리니 後身은 何乎아
(신필유종) (후신) (하호)
몸은 반드시 죽고 마는 것이니
죽은 다음에 받는 몸은 어찌할 것인가?
莫速急乎며 莫速急乎아
(막속급호) (막속급호)
급하지 아니한가?
생각할 수록 급하지 아니한가?
<발심수행장>중- 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