莫漫求眞佛 막만구진불
함부로 부처를 구하지 말라
唐· 王梵志
왕범지
莫漫求眞佛 막만구진불
부처를 함부로 구하지 마라
眞佛不可見 진불불가견
진짜 부처는 눈으로 볼 수가 없다
妙性及靈台 묘성급영대
사람의 품성과 신령한 지혜는
何曾受薰煉 하증수훈련
향기에 물들이듯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心是無心事 심시무심사
마음을 쓰지 않을 때가 진짜 마음이고
面是娘生面 면시낭생면
세상에 올 때 그 얼굴이 진짜 얼굴이다
劫石可移動 겁석가이동
아무리 큰 바위도 옮길 수가 있지만
個中難改變 개중난개변
본래부터 있던 마음 바꿀 수가 없노라
世無百年人
세상에 백 년 사는 사람이 없는데,
强作千歲調
애써 천 년 살듯 계획을 세우네.
打鐵作門限
쇠를 두들겨 문지방을 만들지만,
鬼見拍手笑
귀신이 손뼉 치며 웃고 있구나
慧心近空心 혜심근공심
非關髑髏孔 비관촉루공
對面說不識 대면설불식
饒你母信董 요니모신동
지혜로운 마음이 빈 마음에 가까우니
일곱 구멍으로 얻는 것과 상관이 없네
면전에서 말해줘도 알아듣지 못하고
너그러운 네 어머니 동씨만 믿는구나
* ‘髑髏孔’은 얼굴에 있는 눈과 귀와 코와 입 등 일곱 개의 구멍
我不樂生天 亦不愛福田
아불락생천 역불애복전
하늘에서 살기를 바라지 않고
복 많이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飢來一鉢飯 困來展脚眠
기래일발반 곤래전각면
배고프면 밥 한술 먹으면 되고
고단하면 다리 뻗고 자면 그뿐.
遇人以爲笑 智者謂之然
우인이위소 지자위지연
어리석은 자들은 우습다 하고
지혜로운 자들은 옳다고 한다.
非遇亦非智 不是玄中玄
비우역비지 불시현중현
어리석음, 지혜로움도 아니고
심오한 뜻으로도 더욱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