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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공부

부설거사(浮雪居士)게송(偈頌)

작성자山木|작성시간24.07.10|조회수15 목록 댓글 1

영광독로(靈光獨露)

신령스러운 빛이 홀로 나타나니

형탈근진(適脫根塵)

뿌리와 티끌을 멀리 벗어버리고

체로진상(體露眞常)

몸에 본성의 진상이

불구생멸(不拘生滅)

생하고 멸함에도 불구하고

환신수생멸천유자(幻身隋生滅遷流者)

삶과 죽음을 따라서 옮겨 흐르는 것은

사병지파쇄(似擺之破碎)

병이 깨어져 부서지는 것과 같으며

진성본영명상주자(眞性本靈明常住者)

진성은 본래 신통하고 영묘하여 밝음이 항상 머물러 있는 것은

여수지현공(如水之縣空)

물이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공등편참지식(公等遍參知識)

그대들이 두루 높은 지식 있는 이를 찾아보았고

구력총임(久歷叢林)

오랫동안 총림(叢林)에서 세월을 보냈는데

기불섭생멸위진상(豈不攝生滅爲眞常)

어찌하여 생(生)과 멸(滅)을 자비심으로 돌보고 보호하며

진상(眞常)을 삼고

공환화수법성호(空幻化守法性乎)

환화(幻化)를 공(空)으로 하여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본성을 지키지 못하는가

욕험내업자유불자유(欲驗來業自由不自由)

다가오는 업(業)에 자유가 없음을 증험하고자 하니

편지상심평등불평등(便知常心平等不平等)

상심(常心)이 평등(平等)한가 평등(平等)하지 못한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금기불연(今旣不然)

그러나 오늘날 이미 그러하지 못하니

낭일반수지게(錐日返水之戒)

지난날의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자는 경계는

안재(安在)

어디로 갔다는 것이며

쌍행지서(蠻行之誓)

함께하라는 맹세는

막이(辣矣)

아득히 멀구나.

임종하면서 읊은 게송(偈頌)

目無所見無分別(목무소견무분별)

耳聽無聲絶是非(이청무성절시비)

分別是非都故下(분별시비도방하)

但看心佛自歸依(단관심불자귀의)

 

눈으로 보는 바가 없으니 분별할 것이 없고,

귀에 소리 없는 소식 들으니 시비가 끊인다.

분별과 시비를 모두 놓아 버리고,

단지 마음의 부처를 보았으니 심불에 돌아가 의지하겠노라.

 

 

단부시(團浮詩)

 

妻子眷屬森如竹(처자권속삼여죽)

金銀玉帛積似邱(금은옥백적사구)

臨終獨自孤魂逝(림종독자고혼서)

思量也是虛浮浮(사량야시허부부)

사랑하는 처자와 권속들이 삼대같이 무성하고

금은보화 비단이 언덕만큼 쌓였어도

죽을 땐 다 버리고 외론 넋만 돌아가니,

생각하면, 이 또한 모든 것이 부질 없을레.

 

朝朝役役紅塵路(조조역역홍진로)

爵位재高已白頭(작위재고이백두)

閻王不伯佩金魚(염왕불백패금어)

思量也是虛浮浮(사량야시허부부)

아침마다 날고뛰듯 세상 속을 헤쳐와서

이제 겨우 고위(高位)인데 머리는 백발이네

염라대왕은 금어(金魚)도 겁을 내지 않나니

생각하면, 이 또한 모든 것이 부질 없을레.

錦心繡口風雷舌(금심수구풍뢰설)

千首詩輕萬戶候(천수시경만호후)

增長多生人我本(증장다생인아본)

思量也是虛浮浮(사량야시허부부)

 

능란한 말솜씨로 풍우 우레 부르고

시 구절 천 편으로 만호 제후 조롱해도

인아(人我)의 미망(迷妄)만이 다생(多生)토록 더욱 느니,

생각하면, 이 또한 모든 것이 부질 없을레.

 

假使說法如雲雨(가사설법여운우)

感得天花石點頭(감득천화석점두)

乾慧未能免生死(건혜미능면생사)

思量也是虛浮浮(사량야시허부부)

가령 설법을 잘해 운우 조화 부리며

하늘에선 꽃비 내리고 돌도 고개를 끄덕여도

알음알이 지식으론 生死超脫(생사초탈)을 면치 못하나니

생각하면, 이 또한 모든 것이 부질 없을레.

 

八竹詩(팔죽시)

此竹彼竹化去竹(차죽피죽 화거죽)

이런대로 저런대로 되어 가는대로

風打之竹 浪打竹(풍타지죽 랑타죽)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粥粥飯飯 生此竹(죽죽반반 생차죽)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이런대로 살고

是是非非 看彼竹(시시비비 간피죽)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른 대로 보고

 

賓客接待 家勢竹(빈객접대 가세죽)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市井賣買 歲月竹(시정매매 세월죽)

시정 물건 사고파는 것은 세월대로

萬事不如 吾心竹(만사불여 오심죽)

세상만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然然然世 過然竹(연연연세 과연죽)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보낸다.

 

繼 吟(계음)

共把寂空雙去法(공파적공쌍거법)

그대와 함쩨 적적한 것을 법으로 삼아서

同捷雲鶴一間庵(동첩운학일간암)

구름과 학을 대리고 함께 지냈네.

已知不二歸無二(이지부이귀무이)

둘이 아닌 것이 둘이랄 것조차 없음인 줄 알았으니

誰問前三與後三(수문전삼여후삼)

前三三 後三三을 누구와 함께 논할건가?

閑看庭中范艶艶(한간정중범염염)

한가히 뜨락을 바라보니 꽃은 한 창 피어 웃고

 

任聆窓外鳥哺晴(임영창외조포청)

무심히 창가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었노라

 

能令直入如來地(능영직입여내지)

곧장 여래지를 찾아 들 수 있을진대

 

何用區區久歷參(하용구구구역참)

어찌 구구하게 오랜 세월 참구하랴?

 

 

和 韻(화운)

 

悟從平等行無等 覺契無緣度有緣

(오종평등행무등 각계무연도유연)

알아들음은 평등을 따르나 행에는 평등함이 없으니

(알아듣는 것은 마음과 마음이니

평등하나 행동은 서로 다르니)

깨달음은 인연 없이 맺어지고 제도됨에는 인연이 있도다.

(깨달음은 마음 홀로 얻고

중생제도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있다.)

 

處世任眞心廣矣 健家成道體脾然

(처세임진심광의 건가성도체비연)

진리에 맡긴 세상살이 마음 아니 넓으며

(그럴 수도 있다며 억지 부리지 않는 마음으로 처세하니

그 마음도 넉넉하다.)

가정을 지킨 채 도를 이루니 몸과 배짱도 태연하도다.

(처자식 떠나지 않은 채 득도하니

몸도 마음도 상할 일이 없다.)

圖珠握掌丹靑別 明鏡當臺胡漢縣

(도주악장단청별 명경당대호한현)

구슬 속의 그림 손바닥에 쥐니 붉고 푸름 확연하나

(정신 속의 사연들 생각으로는 실감나지만)

기억 속에 멀찍이 걸린 거울과 틀이로다.

(내가 지어내서 내가 되돌아보는 기억 속의 얽매임이다.)

認得色聲無臺碍 不須山谷坐長連

(인득색성무대애 부수산곡좌장연)

색과 소리 가둘 틀 없음을 확실히 얻으니

(색깔, 소리란 찰나마다 변화하는 헛것임이 새삼 인정되니)

모름지기 산골에 앉아 오래 끌일 아니로다.

(단지 산 속에서 공염불하며 쓸데없는 시간 허비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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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혜 | 작성시간 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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