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 현묘지도《금언》
(國有 玄妙之道 金言)
(1)
옥은 돌에서 나오고
진주는 조개에서 나오나니...
가변하는 것이 아니면,
불변하는 것을 구할 수가
없느니라.
(2)
부싯돌의 불빛 속에서
길고 짧음을 다투나니
이긴들 얼마나 되는 세월이며,
달팽이 뿔위에서
자웅을 겨누나니,
이겨본들 얼마나 큰 세계이던가!
(3)
부귀와 공명을 바라는
그런 마음을 버려야
범속을 벗어나게 되고,
인의와 도덕을 지니려는
그런 마음을 버려야
비로소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게 되느니라.
(4)
사람은 대개 무념무상을 구하지만,
생각이란 것이 없을 수가 없나니..
다만, 지나간 앞생각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정해지지 않은 뒷생각을
불러일으켜 맞아들이지 아니하여,
지금 현재의 닿아진 인연에 따라
차분히 타개를 해나간다면, 자연히
저절로 차츰차츰 무념무상의 경지로
들어가게 될 것이니라.
(수처작주 입처개진)
(5)
사람은 모두들 글자가 있는
책만 해독하고, 글자가 없는
책은 해독하려 하지않으니..
줄있는 거문고는 탈줄 알아도
줄없는 거문고는 탈줄 몰라서
형상과 자취에만 집착하여
올바른 정신을 쓰지못하니,
정녕, 무엇으로 거문고와
책의 참된 맛을 얻을 수 있으랴!
(6)
새들의 온갖 지저귐과
뭇벌레들의 소리는 모두가
참마음 전함의 비결이요,
아름다운 꽃들과 온갖 풀색들은
모두가 큰 도리를 보여주는 글이
아님이 없음이니, 무릇
배우는 자가 천기를 맑게하여
가슴 속이 담박하게 밝아진다면,
온갖 사물에 부딪쳐서도 능히
모두 깨달음이 있을 것이니라.
(7)
세상도 속된 것이 아니고
인생도 괴로움이 아니건만..
사람들 스스로가 그 마음을
더럽히고 괴롭게 하는 것이니라.
※ 국유 현묘지도《배달전서》중에서...
배달 전서: 배달 겨레 의 뿌리
신광 문화사,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