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과정
시간이 정지할 때, 모든 문제는 사라진다.
문제란 어떻게 보고 느끼냐에 따라 만들어지는 인위적인 것일 뿐이다.
'위대한 존재'가 있는 한, 육체와 마음의 분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음 속에서 침묵이 점점 커져서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조차
사라지게 되면
'순수 의식'은 현재에도, 과거에도, 앞으로도 영원히
그 빛을 비추어 줄 것이다.
삼라만상과 온 우주를 초월하고, 시간을 초월하고, 시작도 끝도 없이.
사람들은 의아해하고 한다.
'이러한 의식 상태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나는 단지 나 자신의 체험을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단순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계단을 밟아 올라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적어도,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려는 내 열망은 아주 강했다.
그런 다음엔 아무 예외 없이 누구라도 무엇이든 용서하는 법을
훈련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든 것에 자비심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이나 생각들에 대해서도 자비로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욕망을 기꺼이 멈출 수 있어서
어느 순간에나 자신의 의지를 항복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하나하나의 생각, 느낌, 욕망, 행위를 신에게 바쳐야 한다.
그럴 때만이 마음의 평화는 커져간다.
처음에는 모든 문장과 구절들을
그 다음엔 생각과 관념까지도 나는 신에게 바쳤다.
자신의 생각을 소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은 채 나아간다면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기는 불가능하고,
절반도 완성되기 전에 산산조각이 나 버릴 것이다.
결국, 나는 생각으로 무르익기 이전의 에너지까지도
신께 맡길 수 있었다.
일상적인 활동을 계속해 나가면서도
나는 언제나 정신을 집중하여 초점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명상하는 도중에도 산만해지는 순간을 나 자신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아주 힘겹게 여겨졌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습관화되고 자동화 되어 점점 쉬워졌으며
나중에는 아무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그런 상태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은 로켓이 지구를 떠나는 것과 흡사하다.
처음에는 막대한 힘이 필요하지만 일단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면
스스로의 타성에 의해 저절로 움직인다.
홀연히, 아무런 예고도 없이, 깨어 있음으로의 이동이 이루어졌고
'위대한 존재'는 실수 없이, 모든 것을 포용하며, 거기에 계셨다.
자아가 죽은 아픔도 없지 않았지만
'위대한 존재'의 절대선이 경외의 불빛을 비추며 격려해 주었다.
자아의 죽음과 함께
이제껏 알아 왔던 그 무엇보다도 강렬하고 황홀한
새로운 경지가 열렸다.
이 세상의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황홀감이었다.
격심한 충격에 떨어지지 않은 것은
'위대한 존재'와 함께 있는 사랑이 떠받쳐 주었기 때문이다.
그 사랑의 보호와 도움이 없었다면
누구라도 완전히 붕괴되고 말 것이다.
에고가 살아 남으려는 발버둥을 치는 순간에는 공포가 다가왔다.
이제는 아무 것도 아닌 허무 자체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하지만 에고가 죽은 그 자리에는 진아가 들어섰다.
모든 것이 오롯이 드러나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진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하나는 곧 모든 것이라는 인식이 뒤따라 주었다.
그 하나는 온전히 모든 것이었고, 완전했다.
모든 신분을 뛰어 넘어, 모든 성을 뛰어 넘어,
심지어는 인간성 자체를 뛰어 넘어
하나는 이제 더 이상 고통과 죽음의 두려움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 데이비드 호킨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