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안에 한 개인이 존재하는 지를, 우리 몸 안에 살고 있는 누군가가 정말 있는지를 스스로 살펴보자. 잠시 동안 눈을 감고 있을 때 우리는 쉽게 우리의 이름, 인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고유한 이름과 인격을 가지고 있는 한 개인이라는 개념은 우리의 지각할 때 나타나는 하나의 관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그것은 드러나는 현상이다. 모든 생각과 마찬가지로 왔다가 사라지는 하나의 생각이다. 우리의 본성이 하나의 생각이라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 않은가? 진정한 우리는 단순히 관념으로 존재하는 것 이상이지 않을까?
우리의 본성은 모든 생각들이 나타나도록 허용하는 ‘의식(앎, awareness)’이다. 그것이 영적 스승들이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식은 우리가 몸을 가지고 있는 한 개인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 몸 내부 어딘가에서 영원히 존재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가? 우리 뇌 속에서 살고 있는 조그만 여자/남자를 발견할 수 있는가? 자아가 사는 곳은 어디인가? 두개골 안에? 가슴 안에? 배 안에?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살펴보라. 명백하게 살펴본 것만 놓고 보면, “우리가 누구인가(who we are)”는 알 수 없고, 어쨌든 “우리가 있다(존재한다. that we are)“는 것은 알 수 있다. 여기에 존재하는 개인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아차림 속에서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것(우리 자신에 관한 이미지를 포함해서)들이 있지만 이러한 이미지들이 우리의 본성을 나타내지는 못한다.
우리가 자아(자아의 일부분)를 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자아가 스스로 주시자(the Seer)의 역할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 그런가? 개인 자체는 장면의 일부이지 주시자가 아니다. 자아는 결코 주시자가 될 수 없다. 객체(대상)는 결코 주체가 될 수 없다. 결과적으로 개인은 ‘최종 목격자(the final Witness)’를 볼 수 없다. 파도가 전체 ‘바다’를 볼 수 없듯이. 인격은 목격되는 장면 중 하나에 불과하다. 목격자가 아니다. 자아는 항상 스스로 주인공의 자리를 요구한다. 인격은 객체 중 하나일 뿐 주체가 아니다. 누군가는 주인공 자리가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이 불편할 것이다.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후의 방어선(the bottom line)을 넘어서길 원하는 사람만이 이것에 관심을 가진다. 아무도 ‘나 없음(Mr/Ms Nobody)’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의 본성을 발견하는 것은 자아가 사라지는 것 같고, ‘의식’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자아의 소멸과 같이 느껴진다. 그것이 자아에게는 죽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으로서 우리는 사라진다. 주인공 자리에는 그 무엇도 없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모든 것을 얻는다. 왜냐하면 어느 것도 제외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의식’으로서) 무한한 ‘공간’이다. 그때 진정한 자유(비개인적인, 개인을 벗어난)가 있게 된다.
출처 : "Nobody Home", Jan Kerssc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