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럭셔리의 도시 Paris
‘Paris’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낭만과 로맨스를 떠오르게 한다. 역사와 더불어 멋과 맛의 대명사이기도 한
이 아름다운 도시는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며 파리를 동경하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제 파리,
그중에서도 가장 우아한 장소인 방돔에서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진정한 럭셔리를 경험하라.
- ▲ 요새와 같은 팔각형의 웅장한 파사드가 인상적인 방돔 광장.
[Park Hyatt Paris Vendome]
파리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도시가 또 있을까? 문화와 예술이 나라의 국력임을 깨달은 군주들의 혜안 덕택에, 도시 전체를 럭셔리의
경지로 끌어올린 특별한 곳이다. 하지만 파리의 럭셔리함에는 사치스럽다기보다는 그 자체를 하나의 고급스러운 문화로 자연스럽게 받
아들이도록하는 오라가 있다. 특히 주변과 완전히 격리된 요새와 같은 팔각형의 웅장한 파사드가 인상적인 방돔 광장은, 럭셔리한 파리의
낭만을 경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다. 하이 주얼리의 메카로서 부쉐론,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쇼메 등 1890년대 후반에 설립된
최고의 파인 워치와 하이 주얼리 브랜드들이 지금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방돔 광장의 3백여 년 역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파크 하얏트 호텔(Park Hyatt Paris)은, 방돔의 새로운 역사를 스스로 만들어나가고 있는?럭셔리의 새로운 이름이다. 방돔 광장에서
콩코드 광장으로 향하는 길목인 뤼 드 라 페(Rue de la Paix)에 위치한 파크 하얏트 호텔은, 오픈한 지 10년도 되지 않아 파리 최고의
호텔로 자리 잡았다. 호텔의 장식 하나 하나에도 예술적인 감성이 넘치는 이 호텔은 파리의 감성과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 ▲ 1 루브르박물관. 2 방돔에 위치한 파리 파크 하얏트 호텔. 3 아름다운 오브제로 가득한 파크 하얏트 파리의 우아한 룸.
그리고 가장 큰 강점은 역시 로케이션. 호텔에서 산책하듯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튀일리 공원, 오르셰 뮤지엄,
카루젤 개선문, 루브르박물관 등이 마치 정원처럼 펼쳐진다. 호텔과 접한 생토노레에서 마레 지구까지 이어지는 한적한 거리에는 콜레트(Collette),
가부키(Kabuki), 마리아 루이자(Maria Luisa), 압신테(Absinthe) 등 세계의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는 수많은 셀렉트 숍이
자리해 이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우아한 패션 피플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생토노레 거리는 패션뿐 아니라
달콤함의 천국이기도 하다. 장 폴 헤뱅(Jean Paul Hevin), 쇼콜라 미셸 클리젤(Chocolat Michel Cluizel), 필리프 고셀랭(Philippe Gosselin),
라 뒤레(La Duree) 등 파리 최고의 베이커리와 스위츠 숍이 즐비하고, 다리 건너 생제르맹데프레 지역에도 1825년에 오픈한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봉 마르셰(Bon Marche) 백화점을 비롯해,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e), 제라르 뮬로(Gerard Mulot), 피에르 마르콜리니(Pierre Marcolini)
등 최고급 스위츠가 즐비하다. 그뿐 아니라 30유로짜리 비스트로에서 3백유로짜리 파인 다이닝까지, 파리의
맛과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수준급 레스토랑이 셀 수도 없이 즐비하다. 이 모든 것들이 방돔에서 걸어서 또는 택시로 10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해 있으니, 과연 이 이상의 로케이션을 지닌 호텔이 과연 전 세계를 통틀어 또 있을까 싶다. 이것이 파리의 수많은 호텔 가운데에서도
파크 하얏트 방돔을 최고로 꼽는 이유이다. www.paris.vendome.hyatt.com
- ▲ 카루젤 개선문과 루브르.
Bigarrade
최근 파리 가스트로노미의 트렌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네오 비스트로(neo-bistro) 열풍이라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인
비가라드(Bigarrade), 토미외(Thoumieux), 스프링(Spring), 패시지 53(Passage 53), 샤토브리앙(Chateaubriand), 프렌치(Frenchie)등은
모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 예약이 극도로 힘든 곳들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비가라드는 20석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2010년에
미슐랭 2 스타에 등극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곳이다. 규모가 작은 레스토랑이지만,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낸 인테리어가 매력적이고,
프랑스 셰프 2명과 일본인 셰프 1명이 오픈 키친에서 쉴 새 없이 만들어내는, 마법과도 같은 요리들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 점심은
8코스 45유로, 12코스 65유로, 저녁은 85유로로, 미슐랭 2 스타 레스토랑치고는 ‘무척’ 저렴한 편이다.
www.bigarrade.fr
- ▲ 4 파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위츠 숍, 피에르 에르메의 쇼윈도. 5 파리의 대표적인 셀렉트 숍, 콜레트. 6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베이커리&그로서리, 제라르 뮬로의 마카롱. 7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봉 마르셰 백화점.
Spring
현재 파리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이다. 불과 33세의 나이로 자신만의 대담한 프렌치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이곳의 셰프는 독특하게도 미국 시카고 출신의 대니얼 로즈(Daniel Rose). 2006년 몽마르트르 근처에 처음 오픈한 그의
레스토랑은 매일 바뀌는 단 한 가지 테이스팅 메뉴만을 모든손님에게 동시에 서빙하는?독특한 콘셉트로 운영해 인기를 얻으면서 일약
파리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이 되었다. 3년간의 성공적인 데뷔기를 마친 후, 잠시 문을 닫았다가 2010년 7월에 루브르 근처에
화려하게 다시 오픈한 스프링은 기존에 비해 규모를 훨씬 크게 확장해, 1층의 다이닝 홀과 지하층의 와인 바로 나누어 운영한다. 그렇지만
예약하기는 여전히 힘들다. 메뉴는 역시 스프링 테이스트 메뉴(65유로) 한 가지. 마켓에서 구한 가장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가 그날의 메뉴가 된다. www.springparis.fr
- ▲ 8 파리 북부에 자리한 부티크 레스토랑, 비가라드. 9 오픈 키친 너머로 쉴 새 없이 요리를 만들어내는 헤드 셰프 크리스토프 펠레(Christophe Pele)와 2명의 셰프들. 10 셰프의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된 대표적인 스타 셰프, 기 사부아. 11 루브르 근처 레 알(Les Halles)의 작은 골목에 위치한 레스토랑, 스프링.
Guy Savoy
파리의 수많은 레스토랑 중에서도 가장 격식 있는 파인 다이닝을 경험할 수 있는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기 사부아(Guy Savoy).
무척 비싼 가격에도 예약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런 만큼 이곳을 찾는 고객들도 거의 셀러브리티 수준으로,
멋쟁이 파리지앵은 모두 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따라서 기 사부아는 단순히 음식을 맛보는 공간이
아니라, 파리의 고급문화를 향유하는?사교의 장으로서 이해해야 한다. 레스토랑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격조 높고
우아한 서비스는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듯 잘 짜인 각본에 의해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시그너처 디시라 할 수 있는
아티초크 수프를 포함한 모든 메뉴에서는 최고의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다. www.guysavoy.com
- ▲ 12 아스트랑스 다이닝 홀의 모습. 13 맛뿐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플레이팅을 선보이는 오리 요리. 14 아르페주의 시그너처 디시 중 하나인 베지터블 쿠스쿠스.
현재 파리에서 가장 유니크한?콘셉트로 재조명되고 있는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아르페주(Arpege).
지난 30여 년의 요리 경력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화한, 마치 인상주의 화가처럼 ‘야채’로만 풀어내는 아름다운 디시를 선보이는 실력파?
셰프 알랭 파사르(Alain Passard)의 레스토랑이다. 인테리어도 이렇다 할 특징이 없고, 서비스 퀄리티 또한 <자갓(Zagat)>으로부터
악평을 받을 정도지만, 그럼에도 오랜 세월 미슐랭 3 스타를 유지해오고 있는 데에는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다. 프랑스 전역에 흩어져 있는
세 군데의 자체 농장에서 재배한 식재료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식탁에 옮겨놓은 듯한 야채 요리가 무척 인상적이다.
혹자는 그래도 야채일 뿐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비판도 하지만,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구하는 것?자체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가고 있는 요즈음, 앞으로 더더욱 각광받게 될?레스토랑임에 분명하다. www.alain-passard.com
Astrance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셰프로 꼽히는 파스칼 바르보(Pascal Barbot)의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아스트랑스(Astrance).
언론에 노출되기를 꺼리는 셰프의 스타일 때문에, 파리에 있는 미슐랭 스타급 레스토랑들 중 아마도 가장 베일에 가려져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그 흔한 웹사이트도 하나 없고, 예약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하면 거의 연결되지 않는다. 덕분에 이곳 출신 셰프가 운영하는
패시지 53(Passage 53)가 미슐랭 2 스타를 받으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을 정도. 도쿄의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퀸테센스(Quintessence)의
슈조 기시다(Shuzo Kishida) 셰프가 아스트랑스의 수석 셰프 출신이라는 것 역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요리의 베이스 자체는
상당히 클래식하지만, 젊고 유능한 셰프들이 일식의 터치를 가미해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내는 예술적인 디시는 ‘과연 명불허전이로구나’ 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글·사진 김범수(라이프스타일 객원 에디터, http://pat2bach.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