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그리는 美만화가 온리 콤판]"Those who seek life shall die, those who seek death shall live." 마감 때마다 그가 외친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영문이다. "피곤할 때, 지칠 때, 다 포기하고 싶을 때 혼자 읊조려요. 마법의 주문이죠." 5년째 충무공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한 그래픽노블을 펴내고 있는 미국인 만화가 온리 콤판(Onrie Kompan·32·사진)이 국제전화 너머로 말했다. 친구 넷을 모았다. 도서관을 뒤져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징비록' 영문판 등 전문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한국관광공사 시카고 지사를 찾아 당시 이순신연구소장이던 순천향대 정병웅 교수를 소개받았고, 2008년엔 아예 한국 땅을 밟았다. "충남 아산, 경남 진해·진주, 전남 여수를 돌아다녔어요. 책에서만 보던 무기·갑옷을 죄다 봤어요. 조선 수군의 진지도 가봤죠."
캐릭터는 입체적이다. "이순신 장군은 1권에선 전사(戰士)지만,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요.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 고통에 야위기도 하죠." 상상력도 가미했다. 선조 임금은 만화에서 키 작은 뚱보로 나온다. "정사(正史)엔 없지만 당대 역사를 잘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분위기를 단박에 설명해주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가 꼽는 최고 전투는 옥포해전이다. "전승 신화의 시작이잖아요." 최근 영화 '명량'의 흥행 소식을 들었다며 반가워하는 그 역시 현재 명량해전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 15일엔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한산대첩 축제에도 참석한다. "당시 장군의 눈에 담겼던 것들을 천천히 훑을 거예요. 그리고 소주를 한잔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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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만 그리는 美 만화가 콤판時事와 내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