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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는곳 밴쿠버(2)

작성자unclevan|작성시간10.08.24|조회수92 목록 댓글 3

이제 이사한지 만 8개월이 되였다.

그동안 남부럽지 않은 멋진 집(Dream Home)에 살다가 줄여서(Downsizing) 방세개 짜리 타운하우스의 작은집에 살다보니 줄어든 공간에 적응하는데 적지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데 노후준비라는 정당한 이유로 집을 줄여 왔지만 사실 그 뒷면에는 솔직히 약간의 기가 죽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이사했다고 누가 집에 찾아 오겠다면 쫀심때문에 이핑계 저핑계를 대며 은근히 미루어 왔다.

 

현재 우리가 사는 타운하우스 단지는 16년전에 조성된 150개 가구가 사는 Churchill Park 라는 집단 주택단지이다.

일반적으로 최근에 지은 타운하우스 단지는 높은 3층 건물들이 비좁게 들어선 답답한 곳이 많다.

게다가 공동생활을 위한 여러가지 까다로운 규제들이 많이 있다.

이곳도 역시 45세 이상의 가구주만 살수 있고 주택을 남에게 세를 줄수 없다는 등 규제사항이 있어 단지위원회의 위원중 처음부터 이곳에 살아온 한 노부부가 우리집을 방문해 단지내 삶과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 소개를 해 주었다.

그리구 우리집과 마주 보는 바로 이웃집 노인은 살다가 이것 저것 내가 잘 모르는 것들을 일일히 알려준다.

예컨대 잔디에 물을 주는 날이 언제인지 쓰레기 수거일이 언제인지 정원을 어떻게 가꾸는지 집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반년이 지나다 보니 규정이 어떠하든 일단 이곳 공통체 삶에 적응이 되다보니 새로운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우리단지는 오래전 땅값이 쌀때 지은 곳이라 최근에 지은 타운하우스 단지와는 다르게 집과 집사이가 넓고 단지내 도로도 넓고 모든 주택이 이층으로 되여 있어 어딜가나 양명하고 무척 넓어 보인다. 그리고 모든 집들이 16년이 되였는데도 새집같다.

그리고 150 여 가구가 있는 단지 주위로 생울타리와 하얀 담장이 있고 입구에 큰대문(Gate)이 있어 Garage 문 처럼 Sensor로 열게 되여 있어 도둑걱정 없이 마음놓고 장기여행 다닐수 있도록 잘 보호되여 있다.

그리고 우리집 앞뒤로 작은 정원과 잔디가 있고 뒷뜰엔 BBQ 를 위한 이웃과 분리된 공간이 있다. 이사온후 여기서 전에 있던 집에서 보다 자주 BBQ 를 해먹었다.

그리고 일층 전부에 바닥이 온수 파이프가 깔려 있어 겨울이면 어딜가나 발밑이 따뜻해서 기분이 좋다. 카펫이 깔린 침실이나 마루로된 거실이나 부엌 그리고 타일이 깔린 화장실이나 모두 발밑이 따뜻하다. 겨울이면 Furnace 의 더운공기로 온도조절을 하던 전번의 집에서는 건조한 공기때문에 늘 콧물이 나오고 감기가 들리곤 했다. 그리구 Master Bedroom 이 일층에 있어 늙어가며 다리도 시원치 않은데 잠자러 이층으로 기어 올라갈 필요도 없다.

집앞 바로 앞에 클럽 하우스가 있고 그안에 십여개의 운동기구가 있는 Fitness room 이 있다.

그리고 그옆에 실외 수영풀(가로 7m 세로 20 m)과 SPA 가 있다. 수영풀은 항상 수온이 29도로 유지되여 늙은이 Heart attack 염려가 없다. 여기는 SPA 와 함께 늘 수질이 철저히 관리되며 10월과 다음해 4월까지는 수영장이 폐쇠 되지만 SPA 는 일년 내내 열려있다.

집 관리는 외부의 문제는 Strata 관리회사가 알아서 고쳐준다. 그런데 Strata Fee 가 다른곳에 비해 저렴($192)하다. 그 이유가 단지내 공동위원회에 Home Guard 가 결성되여 있어 단지주민 손으로 할수 있는 것들은 모두 특기가 있는 Volunteer 들에 의해 고쳐지고 관리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도 손재주가 남못지 않다고 자부 하는지라 Home Guard 에 참여해 Paint 칠과 Caulking을 조별 멤버들과 같이 한다. 같이 일하며 멤버들간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교제를 하며 친해지는데 새로 얻는 소중한 생활정보들이 무척 많다.

그런데 엇그제 비가 왔는데 우리집 빗물 홈통에서 물이 새 벽면을 타고 내려오며 아래 기초를 둘러싼 목재부분을 적시며 썩게할 위험이 있어 이웃에 물으니 이부분 전문 Home Guard 인 John 에게 알리란다. 전화로 알리니 당장 와서 간단히 고쳐준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단지내 주민들의 정기적인 사교모임이다. 매주 금요일이면 저녁때 BBQ party 가 있고 매주 토요일 아침에 Pan Cake breakfast 가 있으며 골프모임, 당구모임, 독서모임, Bingo 모임 등등으로 원하면 언제건 부담없이 참여해 교제를 나누며 그때 그때 정보를 나눈다.

이사 오기전 누구보다도 늘 쓸쓸해 하던 아내가 몇몇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며 여기 분위기를 매우 좋아한다.

 

이곳 생활은 언제든 내 맘대로 이용할수 있는 울안에 큰 수영장과 SPA, Fitness 시설등을 관리인이 철처히 관리해주며 또 Gardener 가 자주 와서 잔디도 깍아주고 주위 생울타리 나무들도 아름답게 전지해주며 철따라 집주위의 해충방제를 해주고 집수리도 전문가들이 서로 협조하며 해준다. 우리 삶의 질은 사실 백만만장자처럼 살면서 Strata fee 는 겨우 2백불도 않된다.

 

그래서 그동안 죽어가던 氣와 쫀심이 요즘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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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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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철영67 | 작성시간 10.08.24 요즘 많은 언론매체에서 노후대책을 이야기하고 대부분 돈을 마련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노후대책하면 좀 멀리느껴져서 저는 은퇴후 대책이란 말을 잘 씁니다. 물론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은 틀림 없지만 돈 이외에도 주거 ,식생활 ,아내나 자식과의 관계 재정립, 형제나 친구들과의 관계, 신앙, 삶에 대한 태도 등도 어떤 준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런 점을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unclevan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08.25 맞아요. 내 손안에 든 "돈" 만이 내 재산으로 알고 그것에만 너무 집착하다 보면 진짜 소중한 재산인 내 시간, 내 가족, 내 집, 내 형제나 친구(동문), 내 신앙, 심지어 매일 섭취하는 내 음식에 까지 소홀하게 되니 얼마나 손햅니까?
  • 작성자Elmer | 작성시간 10.08.26 아직도 Single주택에 살고 있는 저에게 좋은 참고가 되네요. 아직은 제가 기력이 있어서 단독주택에 살지만 몇년만 더 가면 저도 Town House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들어 보니 참으로 서로 협력하고, 또 여러 사람들과 교제하며 지내는 모습이 부럽군요. 앞으로도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이야기를 종종 들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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