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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여행정보

2014년 하노이 산악회의 사파여행기

작성자안완식|작성시간18.09.11|조회수343 목록 댓글 0

하노이산악회와 함께 다녀온 사파여행 34

삶에 지친 그대여, 자연으로 돌아가라

 

호치민에 거주한지 16개월이 되던 지난 20075, 모처럼 큰맘을 먹고 베트남 북부지역을 여행하기로 결정했을 때 첫 번째로 생각난 곳이 사파였다. 업무관계로 하노이와 호아빈 지역을 몇 차례 방문했었지만 자투리 시간에 잠시 잠깐 스쳐 지나간 방문이었을 뿐 베트남 북부지역을 여행할 기회는 좀체 없었다.

처음 가보는 지역이라 당시에는 여행자 거리(Phố Hàng Bạc)에 있는 신카페 여행사를 아용했었다. 그러나 오랜 등반 경험과 철저한 준비를 한 하노이산악회의 이번 여정은 출발부터 특별한 것이었다.

사진 이남기한인소식편집장

 

열차에서 시작되어 열차에서 끝나는 사파여행

 하노이 한인산악회에서 매년 진행하는 연례행사가 사파의 판시판(Phan Xi Păng) 둥반과 트레킹으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신청한 사파(Sa Pa) 트래킹은 지난날에 가졌던 아련한 기억 탓인지 출밭부터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판시판 둥반대원 11: 트래킹 대원 14명으로 구성된 일행들은 하노이역에서 미리 정해진 조별로 열차에 올랐다.

 사파여행은 열차에서 시작되어 열차에서 끝나게 된다. 매일 저녁 하노이 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사파 인근의 라오까이(Lào Cai)까지 가서 다시 차량 편으로 사파로 이동하계 된다. 대략 8시간여를 열차에서 보내야 하는데 다른 일행들은 미리 준비해간 푸짐한 안주와 술, 정겨운 대화들로 34일의 여정을 시작 했지만 평소 운동에 소홀했던 나로서는 이날의 트래킹올 유해 일찍 눈을 붙이기로 했다. 825분에 출발한 열차는 이튿날인 새벽 435분에 라오까이역에 도착했다.

 라오까이역에서 사파까지의 겨리는 대략 38km. 대관령 고개의 굽이 길을 연상시키는 도로를 돌고 돌아 약 1 시간여를 가면 사파에 도착한다. 새벽안개가 자옥하게 내린 사파에 도착한 시간은 6. 대략 1 시간여가 조금 더 걸린 시간이다.

 사파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지정된 식당에서 베트남 쌀국수로 아침 식사를 마친 일행들은 판시판 등정의 출밭지인 탁수오이방(Thác Suối Vàng)으로 이동했다. 판시판 등정의 출발점인 이곳은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모든 대원들이 기념사진올 찍는데 베트남 등반객들이 사진올 함께 찍자고 요청해 온다. 등반팀의 포즈가 아마도 남다르게 보였나 보다.

 

1 일차 : 따핀마을

관광객 수보다 더 많은 수의 흐몽족 여인들

 등반팀올 환송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트래킹팀의 첫 번째 행선지는 라핀마올. 사파에서 북쪽으로 10km 떨어진 곳으로 자오족이 많이 사는 마을이라고 현진건 산악회 수석총무가 알려 주었다. 새벽부터 가늘게 내린 이슬비 탓인지 전방 3m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와 질척거리는 산길이 일행들의 발걸음을 느리게 만들었다. 질은 안개에 묻혀버린 풍광은 기대 밖이었지만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땅바닥만 주시하며 걸으려니 여간 힘들지가 않다.

 현지 가이드인 옹아(Nga;26)가 카메라 장비만 메고 있음에도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앞으로도 4시간은 더 걸어야 한다며 말을 걸어온다. 판시판 등반 경험이 수차례인 등반팀들이 1박하고 오르는 판시판을 4시간 반이면 오르고 내릴 수 있다는 그의 판시판 산행 경력은 100희가 넘는다고 자랑한다. 그래서 인지 앞서가는 그의 발걸음은 너무나 가벼워 보인다. 가끔 스치는 따핀마을의 어린 아이들이 천진난만한 눈망울과 미소를 머금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그들에게도 내가지쳐 보였던 것일까.

 

 트래킹을 시작한지 3시간여. 드디어 첫 번째 휴식시간을 갖기로 했다. 집에서 전통주를 빚던 아낙이 분주하계 움직인다 14명의 손님들이 갑자기 들이 닥치자 남편까지 나서서 손님맞이에 나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일반가정집이었던 탓에 조금 떨어진 카페에서 커피 잔까지 빌려왔으니 손님을 놓친 그 카페주인은 어떤 심정이었올까.

 장시 휴식을 취하는 일행들 주의로 전통의상을 입은 소수민족인 ‘‘흐몽족여인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어느새 10여명에 이르렀다. 스스럼없이 "Where are you from?“Hello, Hi”를 건네 오는데 발음이 굴러갈 정도로 유창하다. 조금이라도 눈길을 주거나 말을 받아주게 되면 그들의 집요한 상품판매 전략이 시작되는데 그들이 건네는 말 한마디, 동작 하나 하나가 정말 순박하기만 하다.

 아침 보다는 가시거리가 확보된 시야로 소수민족 마을의 풍광이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 마지막 행선지나 다다랐다. 자오족 전통의 약초목욕을 체험해 보는 시간인데 선뜻 희망자가 나서지 않았다. 피부에 좋다는 약초의 향이 풍기는 원형 물통에 몸을 담그는 것인데 통의 모양이나 정결함. 그 통이 놓인 방의 구조가 고객들을 망설이게 만드는 형국이다. 차영창, 김태기, 김경미 대원이 용감하 게 약초 전신욕을 하는 사이에 몇몇 대원들은 밖에서 족욕을 신청했다. 피로에 지친 밭을 뜨거운 약초 물에 담그자 그동안의 피로가 이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처음 이 전통가옥에 들어설 때부터 우리 일행을 묵묵히 바라만 보는 자오족 소녀 2명이 있었다. 한 소녀가 2살배기 아이를 업고 있기에 아이 엄마인줄 알았더니 자신의 막내 동생이란다.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포즈를 취해주는 그녀의 눈망울이 무던가 이야기를 전해오는 것 같았다. “동생 우유나 사주라2만동을 건네주었지만 형여 그녀의 자존심을 상하겐 하지 않았는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차라리 작은 수공예품이라도 사줄걸 그랬나 싶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5시간여를 트레킹한 탓에 일행들은 녹초가 되어 차에 오르자마자 잠을 청한다. 차량으로 20여분을 달린 끝에 도착한 사파. 고향에 온 듯 반갑기만 하다. 이제 온몸을 적신 땀을 씻어내고 내일의 여정을 준비해야한다. 어둠이 찾아온 거리가 안개에 묻히기 시작한다.

 

 

2일차 : 깟갓마을과 따반마을그리고 박폭포

안개가 걷히면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의 파노라마

 34일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되는 아침. 사파에서 남쪽으로 3km 정도 떨어진 깟깟마을과 따반마을을 탐방하는 일정이다. 오후4시에 판시판 원정대와 합류해야 하기에 시간이 빡빡한 여정이라 이른 식사를 마치고 트래킹팀은 깟깟마을로 향했다. 사파를 둘러싸고 있는 황리엔 (Hoàng Liên) 산맥의 계곡을 따라 험 한 산기슭을 깎아 만든 계단식 논에 농사를 짓는 흐몽족이 사는 소수민족 마을이다.

 이들은 산을 깎아 만든 계단식 논에서 짓는 쌀농사와 수공예 직조 상품판매로 생활한다. 고산지대로 기온이 낮아 베트남의 다른 지대와 달리 3모작이 아닌 1 모작이며 판매보다는 주식으로 이용 한다. 판시판 계곡 사이에 조성되어 있으며 500여명의 주민이 산다.

 깟깟마을 초입을 지나 산등성이를 내려 가면 깟깟폭포가 시야에 들어온다. 폭포이긴 하지만 아주 작은 폭포로 판시판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르며 수압을 이용한 소규모 발전시설도 가동하고 있다. 아마 박폭포를 먼저 본 여행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는 작은 폭포이다.

 여행객이 지나는 길목에 자리한 기념품 판매점에는 3살 바기 코흘리개까지 기념품을 내어밀며 사라고 한다. 가파르지만 아주 아름다운 산길을 걸으려니 힘든 줄을 모르겠다. 밤새 시내 전역에 가득 내렸던 안개가 조금씩 걷히면서 연출하는 경치는 그야맡로 신천지가 따로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5시간여의 트레킹에 몸은 지쳐도 맑아진 정신

 첫 날과는 달리 이 날은 깟깟마을에서 따반마을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가파른 산 능선을 올라야 했던 코스를 제외하면 무난하고 평탄한 코스가 대부분이었다. 안개가 걷히면서 따반마을 전체를 조망하며 걷는 사이에 어느 새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루의 트레킹 여정이 끝나는 순간, 흐몽족 아이들의 움직임도 기민해 진다. 여행객들이 떠나기 전에 마지막 시도를 하느라 어수선해 진다. 아침부터 일정을 함께하며 따라온 흐몽족 소녀에게서 부인에게 줄 팔찌를 한 개 사려던 김태기 대원 앞으로 다른 소녀들이 우르르 몰려와 나를 위해서도 하나 사라며 한마디씩 던진다. 결국 모두에게서 하나씩 팔찌를 사고 각각 두 배의 가격을 전해주는 김대원의 배려에 마음이 찡해졌다.

 사파 시내로 돌아와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 전에 개별적으로 사파시장과 함롱산(Hàm Long Moutain) 리조트를 탐방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함롱산은 사파 시내 바로 뒤에 인접한 산으로 이 산에 오르면 사파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새벽 아침에 이 산에 올라 시내를 조망해 보면 도시를 휘감듯 잠겨있는 안개 속 사파 시내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7 만동이란 입장료가 좀 비싼 느낌은 들지만 산정상의 사계절 플라워 가든이나 풍란카페, 전통의상전시관, 전통 민속공연 등은 볼만하다.

 사파시장은 다른 베트남의 재래시장처럼 온갖 야채와 과일이외에 전통방식으로 직조한 옷감이나 수공예품들이 많다. 주변 마을에서 온 산간지역의 소수민족들이 특유의 복장을 하고 시장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간다. 손에 차는 팔찌나 직조 수공예품은 기념품으로는 적절할지 모르지만 염색이 탈색되거나 도금이 벗겨지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하고 사야한다. 물론 가격 흥정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이제 박폭포(Thác Bạc) 인근의 송어양식장에서 판시판 등바대와 만나 즐기는 마지막 만찬이 남았다. 싱싱한 송어회와 탕등 푸짐한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발 빠른 대원들은 박폭포를 다녀왔다. 트래킹팀의 김경미 대원은 안가 봤으면 정말로 후회스러웠을 정도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환상적인 경관의 폭포로 높은 산 정상에서 부터 100m 가까이 4단으로 나뉘어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는 이제까지의 더위와 피로를 한 번에 날리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산 정상에서 저렇게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내릴까?’하는 의문과 감탄이 함께 일었다. 꼭 가보라고 추천할만한 곳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노이행 야간열차를 타기위해 라오까이 역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2014년 제6기 판시판 원정대 및 트래킹 대원들이 잠시 단잠을 청한다. 월요일 새벽에 하노이역에 도착하면34일의 여정이 끝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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