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을 존중해야 평화와 행복 누려
유엔 종교간 평화추진 한국협회 엮음 /『세계 종교간 화합과 평화에 관한 UN총회 결의문집』/ 행복한숲 / 2012
UN의 이념은 세계평화다. UN이 창설된 이래 매년 세계평화와 인류의 복지증진을 위해서 많은 결의문이 채택된다. 이러한 결의문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지만 인류가 나아가야할 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 UN이 종교문제에 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는 UN총회에서 종교문제가 제기되면 오히려 종교간의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을 안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UN총회에서 직접 종교문제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그만큼 시대적 요청이 불가피한 것으로 이해된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항상 종교는 있었다. 이러한 종교가 순기능을 하면 인류에게 평화와 행복을 주지만 배타적 종교가 되었을 때는 역기능을 해서 오히려 대립과 전쟁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역사적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UN에서는 1981년에 “종교나 본래 신앙에 대한 모든 형태의 비타협적 태도와 차별을 제거하는 선언”을 결의문으로 채택했다. 그리고 매년 종교간 화합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결의문을 채택하여 종교간 화합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결의문에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2010년에는 “세계 종교간 화합주간 행사” 결의문을 채택하였다. 이 결의문은 매년 2월 첫째 주에는 종교간의 화합에 대한 행사를 개최하도록 하여 종교간의 상호이해, 조화, 협력을 증진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UN에서 결의된 종교간 화합에 대한 결의문 10개를 책으로 펴낸 것은 세계에서 제일 처음으로 한 일이다. 자칫 공허한 이상에 그치기 쉬운 종교간의 화합을 결의문집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중요한 역할이 아닐 수 없다.
UN은 한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해방 후 한국에서 수립된 초대정부가 UN의 감시 하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한국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가가 되었다. 아울러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UN연합군이 파견되어 민주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그간 UN에서 한 많은 역할 중에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UN에 의해 설립된 국가에서 UN총회에서 결의된 종교간 화합에 대한 결의문집을 처음으로 출판한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특히 한국은 그간 선각자들의 노력으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종교간 화합운동을 실천해왔다. 그러므로 한국의 모범적 사례를 알려 국제적으로도 UN의 정신을 살리는데 앞장서야 하겠다. 서로 다른 것을 존중해야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사단법인 상좌불교 한국명상원 원장 곽준(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