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졸음

작성자편집부|작성시간08.11.17|조회수483 목록 댓글 0

 

 

묻고 답하기 - 졸음


< 질문 >

좌선할 때 다리 통증은 점점 줄어들어서, 이제는 한 시간 좌선을 해도 통증은 미약하거나 느낄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졸음입니다. 졸음을 아무리 알아차리려 해도, 이게 점점 여러 생각들로, 망상들로 이어져서 결국에는 졸게 됩니다.

생각하고 있다, 망상들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끊겼다가 새로 생기고 하면서 결국에는 졸음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졸음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알아차리고 돌아오지만 결국에는 졸음으로 떨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할 때는 졸음이 오지 않습니다. 오후나 저녁, 밤에는 졸음이 꼭 찾아옵니다. 그리고, 낮에 식사 후에는 꼭 졸게 되는데, 이런 졸음들은 수행을 하다 보면 사라지게 되는 것들 인지요.


< 답변 >

빚이 있을 때는 빚 갚느라고 정신을 차리고 살았는데 빚을 다 갚으니 이제는 목표가 없어져 사는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통증과 졸음도 이와 같은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통증이 있을 때는 대상이 분명하여 망상도 들어오지 않는데 통증이 사라지면 고요해지기 마련이므로 당연히 졸리는 일만 남게 됩니다. 세상일이나 수행이나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마찬가지입니다.

망상을 하다가 졸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망상을 하면 졸리지 않습니다. 망상은 생각인데 좋아서 바라거나 미워서 기분 나빠하는 것이 망상입니다. 이런 망상은 재미가 있어서 졸음이 올 여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졸았다는 것은 통증도 없고 망상도 하지 않을 때입니다.

졸음이 오는 이유는 많습니다. 대상을 잡지 못하고 알아차림 없이 놀고 있거나, 게으름에 빠져서 노력하는 마음이 없거나. 잠이 부족했거나, 몸이 피곤한 상태이거나, 식후 식곤증이 있거나, 과식을 했거나, 집중이 지나칠 때입니다. 집중이 지나치면 고요해져서 졸음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졸지 않으려면 이상의 것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마 졸게된 원인이 이 중에 하나 내지는 두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왜 졸음이 오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상 열거한 것들은 피할 수가 없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졸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어쩌면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졸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좌선을 할 때마다 꼭 졸아야만 할까요? 아닙니다. 움직이지 않으니 졸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만, 수행자는 당연히 찾아오기 마련인 졸음을 알아차리기 위해 앉아 있는 것입니다. 이때의 졸음은 단지 알아차릴 대상일 뿐입니다. 그래서 법에 속합니다.

좌선 중에 졸지 않으려고 하면 더 졸립니다. 졸음은 수면욕이라는 본능이므로 이것을 억제하면 더 큰 파도가 되어 덮쳐옵니다. 그래서 졸지 않으려고 할 것이 아니고 졸음이 오는 것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졸음이 올 때 마음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몸의 상태는 어떤가를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입니다. 무조건 졸지 않으려고 싸우면 안 됩니다. 설령 졸아도 좋으니 졸음이 올 때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졸음이 오면 눈을 뜨고 앞에 있는 바닥을 응시하십시오. 그래도 졸리면 일어나서 경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너무 어두운 곳에서 해도 졸음이 옵니다. 그래도 졸리면 밝은 곳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래도 졸음이 온다면 자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조금 자고 나면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고 알아차리기가 좋을 것입니다. 조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조는 과정에서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잘못된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졸아도 좋으니 조는 것을 알아차리라는 말은 깊은 뜻이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죽습니다. 죽을 때가 마치 잠을 자는 때와 같습니다. 마지막 숨이 넘어갈 때가 졸릴 때와 같습니다. 이때의 마음이 혼란하지 않고 그 순간의 현상을 알아차리면 죽는 마음이 청정해지므로 아라한이 될 수도 있고 다음 생에 청정하게 태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마음을 놓지 않고 지켜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결론은 졸음을 좋아해서 아예 잠을 자자고 작정을 하거나, 아니면 자지 않으려고 졸음과 싸우거나 어느 것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졸음에 대한 탐심과 성냄입니다. 그래서 졸아도 좋으니 졸 때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렇게 면밀하게 알아차림을 놓치지 않고 있으면 잠이 달아나기도 합니다. 문제는 전체적으로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졸음이 온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만약 이렇게 알아차려서 잠이 달아났다면 반드시 좋아하게 됩니다. 성취감이 생겨 매우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때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졸았는지도 모르게 깊은 잠에 떨어지게 됩니다. 이처럼 졸음에 관한 것은 다루기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졸음이 문제라고 여기지 마시고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받아 들이고 스스로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졸음도 수행의 과정이며 알아차릴 법이라고 아셔야 합니다. 졸음을 찾아온 손님으로 적절하게 대접하시기 바랍니다.

                                                                                                                                                                               910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