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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이야기.... 마왕 파순의 항복 (수정)

작성자해맑은|작성시간04.03.28|조회수485 목록 댓글 0

경전 읽기   마왕 파순의 항복


고오타마가 핍팔라나무 아래 앉아서 대원(大願)을 세웠을 때 하늘이며 용의 모든 신들이 함께 기뻐하며 공중에서 뛰놀면서 찬탄하였다. 그러나 그 때 욕계의 제육천(第六天)에 주하고 있는 마왕 파순의 궁전이 크게 흔들렸다.
고오타마는 보리좌에 앉아 생각하였다.


“ 나는 이제 정각을 이루리라. 욕망 세계의 주인인 마왕 파순은 욕계에 살고 있는 이 가운데서 가장 높고 가장 뛰어나다고 하니, 내 이제 그를 여기로 불러와서 항복을 시키리라. 또 욕망의 세계에 있는 하늘과 마군의 모든 권속들을 항복시키고 섭수하여 교화를 이루리라.”


고오타마는 양 미간의 백호상 가운데로부터 마왕의 광휘를 제압할 한 줄기 광명을 발휘하였다. 그 광명은 삼천대천 세계를 두루 가득 채우고, 나아가 마왕의 궁전에까지 비추었는데 그 광명 속에서는 게송이 울려 나왔다.


“세간에서 가장 뛰어나고 청정한 이, 고오타마여. 욕망 세계의 탐 진 치를 모두 항복 받고서 이제 보리도량의 금강좌에 앉아 곧 부처를 성취하고 나와 남을 제도하여 불국정토를 이루리라.”

 

그때 마왕 파순은 그의 궁전에서 스물 두 가지의 불길한 꿈을 꾸고 있었다. 파순은 고오타마의 광명을 받고 악몽에서 깨어나 게송을 듣자 걷잡을 수 없이 마음이 불안하고 두려워서 독을 마신 듯 번민하고 몸을 벌벌 떨었다. 파순은 그의 대신들과 일천 명의 아들과 모든 권속을 불러 모아 놓고서 말하였다.

 

“세간에 있는 사문 고오타마가 지금 보리좌에 앉아있다. 그는 오래지 않아 무상정등정각을 성취하여 나의 세계를 무너뜨릴 것이다. 지금 사문 고오타마는 법의 갑옷을 입고 욕망을 제압할 활을 들고서 지혜의 화살을 쏘아 중생을 항복 시켜서 나의 경계를 무너뜨리려 한다. 그가 만약 부처를 성취한다면 중생들은 모두 그를 믿고 귀의하여 나의 세력을 잠식하고 나의 성을 무너뜨리며 나의 세계를 파멸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그의 도가 이루어지기 전에 달려가서 그를 쳐부수리라. 너희들은 이제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합하여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반드시 그를 항복 시켜라.”

 

마왕에게는 세 딸이 있었는데 큰딸의 이름은 염욕(染欲)이요, 둘째는 능열인(能悅人)이요,  셋째 딸의 이름은 가애락(可愛樂)이었다. 이 세 딸들은 미녀들이어서 그 요염하고 교태로운 아름다움이 모든 천녀들 가운데 으뜸이었다.

 

그 때에 마왕은 그 딸들에게 명하여 말하였다.
“아름다운 나의 딸들아, 너희들이 모두 함께 저 핍팔라 나무 아래로 내려가서 사문 고오타마를 유혹하여 애욕의 덕을 찬미하여 그의 청정한 수행을 무너뜨려라.”

 

그때에 마왕의 딸들은 갖가지 요염한 몸짓으로 교태를 부리며 달콤한 목소리로 고오타마를 유혹하였다.
“꽃 피고 새 우는 아름다운 봄날에 나무도 풀도 한창이어라. 청춘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 젊었을 때 모든 욕락을 즐겨야 하리. 우리들의 고운 얼굴과 아름다운 몸매를 보소서. 몸이 늙기 전에 쾌락을 받는 것이 어떠리. 열반의 길은 멀고도 먼 것, 또한 깨달음을 얻은들 무엇하리. 자, 우리와 어울려 욕락을 누립시다.”

 

고오타마는 마음과 몸의 자세를 조금도 흐트리지 않으며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하였다.
“칼날에 발린 꿀은 혀를 상하게 하고 오욕은 뱀의 머리와 같아 쾌락을 즐김은 불구덩이에 들어감과 같다. 나는 이제 모든 욕락을 버려 공중에 바람처럼 자유로우니, 너희들은 결코 욕락으로 나를 묶어두지 못하리라.  너희들의 육체는 비록 아름다우나 마음이 요사스럽고 추악하여, 마치 아름답게 채색한 항아리 속에 독이 들어있음과 같구나. 가죽주머니에 똥을 가득 담은 물건들이 와서 무엇을 하려느냐, 떠나거라, 나는 기뻐하지 않노라.”

 

이때에 마왕 파순은 크게 분노하여 모든 군사들에게 명령하였다.
“마군(魔軍)들아, 크게 모여서 끝이 없는 힘으로 싸워야겠다. 나는 옛부터 지금까지 아직 이런 자를 보지 못했도다. 너희들은 온 힘을 합쳐 저 사문 고오타마를 향해 공격하라.”

 

천지는 어둠에 싸이고 뇌성벽력이 요란하게 울렸다. 이 때에 고오타마는 조금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선정에 들어 중생의 고통을 생각하며 십바라밀을 관하였다.
‘오랫동안 수행해온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방편. 원(願). 력(力). 지(智) 등의 열 가지 수행 덕목만이 나의 힘있는 군대이며 몸을 지키는 보배 검이며 견고한 방패이니, 내 이 힘으로 마군을 분쇄하리라.’

 

마왕의 군사들이 아무리 맹렬히 공격하여도 고오타마는 자비심을 일으켜 조금도 적의를 품지 않았다. 무수한 마왕의 군사가 공격하였으나 고오타마의 몸에는 조금도 해를 입히지 못하였다. 마왕의 아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고오타마의 자비심에 감화되어 싸우기를 포기하였다. 마왕은 아홉 가지 이변을 일으켜 고오타마를 정복하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이 때에 마왕 파순은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였다.
“ 사문 고오타마여, 그대가 원하는 열반은 결코 얻을 수 없으리라. 육 년 간 고행을 함에 신명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아직도 무상정등정각을 증득하지 못했거늘 하물며 정진의 뜻을 버린 지금 어찌 얻을 수 있겠는가. 또 애써서 부처를 이룬들 무엇하겠는가.”


고오타마가 질책하여 말하였다.
“마왕 파순이여. 그대는 욕망세계의 주인으로서 스스로 가장 높은 체 하나 그것은 가장 높은 것도 아니며 진정한 주인도 아니다. 열반을 증득하여 부처님 법에 도달한 이라야 비로소 높은 것이며, 해탈을 이루어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갈 때 진정한 주인이 되리라. 내게는 선정을 닦을 만한 공덕이 있으며, 거룩한 힘을 잃지 않고 부지런히 수행 할 정진의 힘이 있다. 이로써 기필코 부처님의 도를 이루리라.”

 

파순은 고오타마에게 다시 말하였다.
“사문 고오타마여, 깨달음을 얻기가 어렵거늘 공연히 스스로 몸만 고통스러우리. 그대는 빨리 이곳을 떠나라. 그리하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리는 왕이 되고 대지의 주인이 되리라. 그대가 만약 전륜왕위를 받아들이면 자재로운 주인이 되어 거룩한 덕이 더 할 나위 없으며 일체를 거느릴 터인데, 이 들판에서 벗도 없이 홀로 있으매 그대의 몸을 해칠까 두렵다.”

 

“전륜왕의 위의 또한 욕망의 세계에 속하는 것, 나는 이미 욕망의 세계를 떠나고자 사해 바다에 이르는 영토와 일곱 가지 보배를 버렸으니 파순이여, 이는 마치 어떤 사람이 밥을 뱉은 뒤 그것을 탐하지 않음과 같다. 나는 이제 금강좌에 앉아 보리를 증득하리라.”

 

때에 파순은 다시 고오타마에게 말하였다.
“고오타마여, 부처는 성취하기 어려우리라. 만약 그대가 인간세계의 향락에 불만이 있다면 나와 함께 하늘 세계의 궁전으로 승천함이 어떠한가. 내가 다섯 가지 욕망의 도구와 나아가 나의 제육 천 하늘의 지위도 모두 버리고 그것들을 모두 가져 다 그대에게 부여하리라.”

 

“마왕 파순이여 그대는 숙세에 지은 단 한번의 큰 보시로 욕망세계의 지배자인 자재천왕이 되었으나, 그 복의 힘은 한계가 있어 복이 다하면 반드시 삼악도(축생 아귀 지옥)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으리니 그대로서는 부처 됨이 불가능하리라. 그러나 나는 셀 수 없는 많은 생을 통하여 모든 재물과 생명을 중생에게 보시하였나니, 이로서 나는 반드시 부처를 성취하리라.”

 

“고오타마여 나의 공덕과 과보에 대해서는 나도 알고 그대도 확인하였으며 나의 권속들이 증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대의 과보에 대해서는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이때에 고오타마는 무수한 과거 생에 쌓은 선업의 공덕이 담긴 오른손을 조용히 내밀어 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다리를 어루만지다가 손을 아래로 뻗쳐 손가락 끝을 땅으로 향한 다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물의 생성지이며 회귀처인 대지여, 상(相)에 걸림이 없어 일체 모든 것을 평등히 받아들이는 대지여, 나를 위해 진실한 증인이 되어다오. 원컨대 현전에서 진실을 말하라.”

 

때에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이어 여러 지신들이 칠보의 병 속에 연꽃을 가득 채우고 고오타마가 앉아있는 곳 근처에 땅으로부터 솟아나와 반신을 나타내어 고오타마에게 예배한 후 말하였다.

 

“가장 위대한 장부시여. 내 당신을 증명하리라. 당신은 천만억 겁 동안 나라와 성이며 권속과 재산을 헤아릴 수 없이 보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머리와 눈과 골수며 팔다리조차도 남들에게 보시하였는지라 그 피가 지금도 대지에 침윤되어있습니다. 이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은 오직 중생 구제를 위한 무상정등정각을 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마왕 파순이여 그대는 이제 이분을 결코 괴롭혀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말을 마치자 갑자기 그 땅과 삼천대천세계는 동서남북 상하사유로 크게 진동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마왕 파순은 이를 두고 마음이 두려워지며 몸의 털이 곤두섰으며 모든 마군의 군사들이 두려워하여 대열이 흩어지고 뿔뿔이 도망을 갔다.

 

[과거현재인과경 제3권]
[방광대장엄경 제19권 21. 항마품]
[불설보요경 제18권 항마품]
[본생경 서게2. 악마들의 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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