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읽기… 최후의 제자.
그 때에 쿠시나가라 성 중에는 수바드라라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의 나이는 이미 백 스무 살이나 되어 늙은 장로로서 지혜가 많았다. 수바드라는 부처님께서 오늘 밤에 사라나무 아래에서 열반에 드신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진리에 대하여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고오타마라면 이 문제를 반드시 풀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때를 놓치기 전에 지금 고오타마를 만나러 가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수바드라는 밤이 깊었음에도 곧 그 밤으로 쿠시나가라 성을 나와 사라나무 사이로 와서 아난 존자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수바드라는 아난 존자에게 인사를 마치고 한쪽에 서서 간청하였다.
“오늘 밤에 대사문 고오타마께서 열반에 드신다는 말을 듣고 여기에 이렇게 왔습니다. 나는 진리에 대한 몇 가지 의혹이 있습니다. 원컨대 고오타마를 뵈옵고 나의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부디 뵈올 시간을 주십시오.”
아난 존자는 수바드라에게 대답하였다.
“그만두시오 수바드라여, 부처님께서는 병을 앓고 계십니다. 부처님을 번거롭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수바드라는 아난 존자에게 거듭하여 세 번씩이나 간청하였지만 아난 존자 역시 같은 말로 거절하였다.
그 때 부처님께서 아난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너는 그를 막아서는 안 된다. 그는 나를 귀찮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를 찾아온 사람이다. 나 또한 조금도 귀찮을 것이 없으니 들어오기를 허락하여 주어라. 만일 그가 내 법을 들으면 그는 반드시 법의 눈이 열릴 것이다.”
수바드라는 부처님께 나아가 인사를 마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간에는 서로 다른 여러 무리 사문들의 스승이 있으니 푸라나 카샤파. 막갈리 고살라. 아지타 케사캄발린. 파쿠다 캇차야나. 산자야 벨라티풋타. 니간타 나타푸트라 등이 그들입니다. 그들을 모두 아십니까? 아신다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바드라여, 나는 그것을 이미 다 알고 있소. 그러나 그러한 문제를 논 한다는 것은 무익한 일일 뿐이오. 나는 이제 그대를 위하여 깊고 묘한 법을 설하리라. 그대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시오.
수바드라여, 저들의 도는 부처의 도와 다르니라. 저들은 스스로 욕망에 탐착하고 갈망하는 여덟 가지 삿된 길을 걷느니라.
첫째는 사견이니 이세상과 전 세상에 지은 것을 스스로 받는 줄 알지 못하고 점치고 제사 지내는 것으로 복을 구하느니라.
둘째는 삿된 생각이니 생각이 애욕에 있고 다투어 성 내는 마음에 있느니라.
셋째는 삿된 말이니 호위로 아첨하고 간사하게 속이고 꾸미는 말을 하느니라.
넷째는 사행이니 산 목숨을 죽이고 도둑질하며 음란함 방탕함이니라.
다섯째는 삿된 생활이니 이익과 옷이나 먹을 것 따위를 구할 적에 바른 도로써 하지 않느니라.
여섯째는 삿된 수행이니 나쁜 짓을 끊지 않고 좋은 짓을 하지 않느니라.
일곱째는 삿된 뜻이니 뜻으로 늘 즐거움을 탐하고 이 몸을 깨끗하다고 하느니라.
여덟째는 사정(邪定)이니 세속의 욕망을 채우려 하고 벗어나는 길을 보지 못하느니라.
내가 본디 밟아온 길은 팔정도가 있으니 제 일 사문과(沙門果)도 이것을 쫓아 얻고 제 이. 삼. 사의 사문과도 다 이것을 쫓아 이루느니라.
만일 이 여덟 가지의 참된 도를 보지 못하면 그 사람은 사문의 네 가지 과를 얻지 못하리라.
팔정도라는 것은
첫째는 바로 보는 것이니 이 세상과 뒷 세상에 좋은 짓을 하면 복이 있고 나쁜 짓을 하면 재앙이 오는 것을 알며, 고를 알고 고의 원인을 알며, 온갖 행을 멸하고 도를 얻는 것이니라.
둘째는 바로 생각하는 것이니 즐거이 집을 나가는 것을 생각하고 다투고 성내는 마음을 버리느니라.
셋째는 바른 말을 하는 것이니 말이 진실하고 정성스러우며 부드럽고 충성하고 믿을 만한 것이니라.
넷째는 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니 살생하지 않으며 도둑질하지 않고 음란한 마음이 없는 것이니라.
다섯째는 바른 생활을 하는 것이니 이익과 옷과 음식 따위를 구할 적에 도로써 하고 삿되게 하지 않음이니라.
여섯째는 바른 정진이니 나쁜 행위를 억제하고 착한 뜻을 일으키는 것이니라.
일곱째는 바른 관찰이니 몸과 느낌[感受]과 마음과 법이 떳떳함이 없으며 모두 괴로우며 주체성이 없고 부정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니라.
여덟째는 바른 정(定)이니 항상 무위하며 사선행(四禪行)을 이루는 것이니라.
사문과 바라문이 이 여덟 가지의 바른 도를 실행하면 네 가지 도를 이루어 능히 사자후를 하리라. 나의 착한 제자들은 행위에 방일 함이 없으며 세속의 마음을 없애기 때문에 아라한이 되느니라.
수바드라여 나는 스물 아홉에 도를 찾아 출가하였으니 이제 출가 한지 50년이 넘었구나. 계행과 선정과 지혜의 수행을 홀로 깊이 생각하고 닦았노라. 이제 법의 핵심을 설하였으되 그 밖에는 사문의 진실한 길이 없노라.”
그 말을 들은 수바드라는 아난다에게 말했다.
“쾌하도다, 아난다여. 이 법은 이익이 많고 또 아름다우니 일찍이 없었던 일이로다. 상수 제자로서 이 법을 들은 이는 또한 묘한 것이 아니냐! 이제 성은을 입어 이 법을 들었으니 바라건대 집을 버리고 비구계를 받으려 하노라.”
아난다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외도 수바드라가 부처님 법 배우기를 원하여 집을 버리고 계를 받아 사문이 되려고 하나이다.”
부처님은 그에게 나아가 계를 주어 비구를 만들고 나서 생각하셨다.
‘이 사람이 나의 마지막에 깨달음을 얻은 외도 수바드라로구나.’
[대반 열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