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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과 목건련 존자] 4. 사리불 존자의 반열반

작성자향원|작성시간05.02.27|조회수402 목록 댓글 3

4. 사리불 존자의 반열반


붓다는 웨살리 근처에 있는 웰루와(Ve.luva)라는 작은 마을에서 마지막이자 45번째인 안거를 지낸 다음, 그리로 갔던 길을 되돌아서 마을을 떠났다. 붓다는 사왓티에 도착하여 제따와나 수도원으로 들어갔다. 법의 총사령관(The Captain of the Dhamma)인 사리불 대장로는 붓다의 시중을 든 다음 한낮에 대장로의 쉼터(day-resort)로 갔다. 대장로의 제자들이 대장로의 쉼터에서 각자가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떠난 다음, 자리를 쓸고 가죽으로 된 매트를 깔았다. 그리고는 발을 씻고, 결가부좌를 하고, 마음 속으로 얼마 동안 명상하겠다고 시간을 정한 다음 선정(아라한과)에 들어갔다.


정해 놓은 시간이 지나자 선정에서 나온 다음, 붓다와 상수제자들 중에 누가 먼저 반열반에 드는지를 생각했다. 그는 보통 상수제자들이 먼저 든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자기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조사해 보니 겨우 7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아가서 어디서 반열반에 들어야 할지도 고려해 봤다.


“라훌라 장로는 삼십삼천에서 빠리닙바나에 들었고, 꼰단냐 대장로는 찻단따(Chaddanta)에 있는 호수에서 반열반에 들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반복해서 곰곰이 생각하니 바라문인 어머니 루빠사리 생각이 이렇게 떠올랐다.


“내 어머님은 일곱 명의 아라한의 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을 안 가지고 계신다. 내 어머님은 도와 과에 들 만한 영적인 자질을 가지고 계신가?”


그렇게 숙고해 보니, 어머님께서 수다원도에 들 수 있는 공덕을 과거에 쌍아 놓으신 것을 알게 됐다. 계속해서 누가 법문해야 어머님께서 사성제를 체득하실까 라고 숙고하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의 어머님은 다른 사람 가지고는 안 되고 내가 설법해야만 사성제를 체득하시고 성인이 되실 것이다. 내가 만약 어머님을 성인으로 만드는 데 무심하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나무랄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사리불 대장로를 신뢰할 수 있다. 그건 사실이다. 존자께서 고요한 마음에 대한 경(Samacitta Sutta, 증지부 1)을 법문했을 때, 1조명의 천인과 범천이 아라한과를 획득했다. 낮은 단계의 성인의 지위를 얻은 이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밖에 사성제를 체득하고 해탈한 이들도 많이 보았다. 게다가, 대장로를 신뢰하는 천인들의 수는 8만 명에 달한다. 바로 그 사리불 대장로가 이제 자신의 어머니의 잘못된 견해조차 제거해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내 어머님의 잘못된 개념을 뿌리 뽑은 다음, 내가 태어난 바로 그 방에서 반열반에 들어야 하겠다.”


그렇게 결심하고 붓다에게 말씀드려서 허락을 받은 다음, 바로 오늘이라도 떠나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의 동생 쭌다에게 지시했다. “쭌다야, 500명의 내 비구 제자들에게 발우와 가사를 챙기라고 하여라. 법의 총사령관인 사리불 장로가 고향인 날라까(Nālaka)에 가려고 하신다.” 쭌다 장로는 그의 형이 말한 대로 그렇게 했다.


500명의 비구들은 자신들의 침구를 꾸리고 옷과 가사를 가지고 일제히 그들의 스승 주위에 모여 들었다. 대장로는 스스로 자신의 침구를 꾸리고 자신의 쉼터를 쓸었다. 그는 출입구에 서서 자신의 쉼터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게 마지막이구나. 내가 다시 여기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500명의 제자를 대동하고, 붓다에게 가서, 예경을 표하고 이렇게 탄원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영광스런 분께서는 저가 떠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법음(good words)을 전해 주시는 분께서는 허락해 주십시오. 제가 반열반에 들 때가 왔습니다. 저의 생명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다른 아라한인 제자가 붓다에게 와서 자신의 죽음을 허락해 달라고 할 때, 만약 붓다가 “그리 하시오!”라고 한다면, 잘못된 견해를 가진 자들은 “붓다가 죽음을 칭찬한다.”라고 비난할 것이다. 반면에 만약 붓다가 “안 되오. 아직 죽지 마시오!”라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그는 고통을 찬양하는 말을 한다.”라고 하면서 비난할 것이다. 그러므로 붓다의 입장에서는 대답하기가 곤란하다. 그래서 붓다는 사리불 장로에게 이렇게 물었다. “사리불이여, 그대는 어디서 반열반에 들 예정인가?” 대장로는 대답했다. “존귀하신 분이시여, 제 고향인 마가다국의 시골 날라까입니다. 저는 거기서 반열반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제자여, 그대는 이제 자신이 반열반할 때를 안다. 그대의 도반들은 특히 그대처럼 뛰어난 인물을 다시 만나기는 대단히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대는 그들에게 법문을 해 주는 것이 좋겠다.”


붓다가 자신이 기적을 행함에 의한 설법을 하기를 원하시는 것을 안 고귀한 대장로는 붓다에게 예경을 표하고, 야자나무 높이로 솟아올랐다가 내려와서 붓다의 발에 절했다. 다시 야자나무 두 배의 높이로 솟아올랐다가 내려와서 붓다의 발에 한 번 더 절했다. 이런 식으로 야자나무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배의 높이로 솟아올랐다가 수백 가지 기적을 보여 주었다. 그는 그렇게 하면서 설법했다. 어떻게 설법했는가?


그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설법했다. 그는 그의 모습을 감추고서 설법했다. 그는 상체를 보였다가 숨겼다가 하면서 설법했다. 때로는 달의 형상을 만들어서 보여주었다. 때로는 해의 형상을 만들어서 보여주었다. 때로는 커다란 산을 만들어서 보여주었다. 때로는 넓은 바다를 만들어서 보여주었다. 때로는 그가 전륜성왕이 되었다. 때로는 대 범천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대장로는 수백 가지 기적을 보여줌으로써 설법했다. 사왓티의 시민 전부가 모였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에 흡족할 만큼 설법한 다음, 내려와서 붓다의 발에 예경을 표하고 마치 황금으로 만든 대문의 기둥처럼 우뚝 섰다.


그러자 붓다가 물었다. “사랑하는 제자 사리불이여, 그대의 설법을 무어라고 부르는가?” 대장로가 대답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그것은 ‘사자의 유희(sīhavikīḷita)’인데 말씀드리자면 사자의 스포츠 같은 것입니다.” 붓다는 이렇게 말함으로써 대장로의 대답을 기쁘게 승인하셨다. “사랑하는 제자 사리불이여, 그대의 설법은 실로 사자의 유희 법문이다! 실로 사자의 유희 법문이다.”


4.1 붓다에 대한 대장로의 마지막 예경


붓다의 거북이 같이 생긴 발의 복사뼈를, 검붉은 두 손으로 꽉 잡고, 고귀한 사리불 장로는 이렇게 탄원하는 말을 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저는 단지 부처님의 이 두 발에 예경을 표하기 위하여 1 아승지와 10만 겁 동안 바라밀 공덕을 쌓아왔습니다. 저의 충심에서 우러나온 의지를 완성한 결과가 이제 성공적으로 그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재탄생에 의해 부처님과 어느 생 어느 곳에서도 다시 만나 뵈올 전망은 없습니다. 이번 생에서의 친밀함이나 우정은 완전히 단절됩니다. 저는 이제 늙음과 죽음과 위험으로부터 자유롭고, 더 없이 행복하고, 평온하고, 안전하며, 수백 수천의 붓다들이 들어가신 열반의 도시로 들어갑니다. 제가 몸이나 말을 잘못해서 부처님을 불편하게 해 드린 것이 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저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나의 제자 사리불이여, 그대를 용서한다. 그대는 몸이나 말로 잘못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랑하는 나의 제자여, 이제 그대는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가도 좋다.” 그렇게 붓다는 허락했다.


붓다가 허락을 한 직후, 사리불 존자는 붓다의 발을 가장 세게 누르고 꽉 잡았다. 그가 일어서자마자 대지는 바다 속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심하게 흔들렸는데 마치 “내가 메루산(Mount Meru)과 온 세상과, 히말라야산과 주변의 7개의 산을 어깨에 멜 수 있지만, 오늘 이 덕성스러운 분이 계속 계시도록 하지 못하는구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온 하늘에 여기저기서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렸다. 순식간에 구름이 몰려들더니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붓다는 생각했다. “사리불이 나의 앉은 자세에 대해서 예경을 올렸다. 이제 선 자세에 대해서 하도록 해야 하겠다.” 그래서 항상 법문하던 붓다의 좌석인 법좌(法座)에서 일어나 향실(香室, Fragrant Chamber)로 걸어가서 보석이 점점이 박혀 있는 마루 위에 섰다. 그렇게 서 계신 붓다의 주위를 사리불 대장로는 붓다의 오른쪽으로 돌면서, 붓다의 앞에서, 뒤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예경을 표했다. 그리고는 마지막 탄원을 했다.


“존귀하신 부처님, 저는 1 아승지와 10만 겁 전에 아노마닷시 부처님의 발에 엎드려 단지 부처님을 뵙고 싶다는 저의 소원을 말씀드렸습니다. 저의 소원은 이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부처님을 뵐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저의 소원을 말씀드린 다음, 저는 계속해서 아노마닷시 부처님의 예언을 경청했으며, 그때 저는 저의 지혜로 부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그것이 제가 부처님을 처음 뵌 것이었습니다. 지금 부처님을 뵙는 것이 마지막입니다. 부처님을 다시는 뵐 수 없습니다.”


그런 다음 10개의 손톱이 밝게 빛나는 우아한 두 손을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한 채, 부처님의 모습이 안 보이게 될 때까지 뒷걸음으로 걸었다. 그렇게 존경을 표시한 다음 그의 500명의 제자들과 함께 떠났다. 그러자 뛰어난 대장로를 잃어버리고 있는 대지는 다시 한 번 바다로 곤두박질치며 흔들렸다.


붓다는 주위에 있는 비구들에게 요청했다. “제자들이여, 가서 그대들의 큰 형을 배웅하여라.” 그러자 네 가지 종류의 비구들은 붓다만을 홀로 제따와나 수도원에 남겨 놓은 채,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사리불 대장로를 배웅하러 나갔다. 사리불 대장로가 붓다의 허락을 받은 다음 반열반에 들기 위하여 제따와나를 떠나고 있다는 소식을 사왓티의 시민들도 들었다. 고귀한 대장로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성문을 향하여 나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성문을 나갈 수도 들어갈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향과 꽃을 손에 들고 그들은 슬피 울며 말했다. “존자시여, 이제 저희들은 어느 장로에게 가서 ‘위대한 지혜를 가지신 사리불 장로는 어디에 계십니까? 법의 총사령관 사리불 장로는 어디 계십니까?’라고 물어야 합니까? 고귀한 대장로시여, 부처님을 누구에게 맡기고 떠나십니까?” 이렇게 슬피 울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대장로를 따라갔다.


사리불 대장로는 위대한 지혜를 가졌기 때문에 청중을 이런 간단한 말로 간곡히 타일렀다. “생겨난 모든 존재는 그 누구라도 죽음으로 가는 이 길을 극복할 수가 없습니다.” 비구들에게도 “비구들이여, 그대들도 뒤에 남아야 하며, 세존을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그들을 돌려보낸 다음, 그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날라까 마을로 향했다. ‘전에는 고귀한 분께서 여행 갔다가 돌아오곤 했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비통해 하면서 대장로의 제자들과 함께 계속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런 법문으로 타일렀다. “신심 깊고 덕망 있는 보시자들이여! 사띠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이거나 조건에 의한 것들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생긴 다음에는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게 마련입니다.” 이 사띠와 관련된 법문으로 대장로는 그들을 모두 집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 후로 7일간 여행하면서 사람들에게 뛰어난 법문을 해 주었으며, 중간에 들린 곳에서 지체함이 없이 딱 하루씩만 지내면서, 여행을 계속하여 어느 날 저녁 날라까에 도착했다. 마을 정문 근처에 있는 보리수나무 밑에 멈추어서 휴식을 취했다.


그때 대장로의 조카인 우빠레와따(Uparevata)라는 소년이 마을에서 나왔다. 그는 고귀한 대장로를 보자 다가와서 인사를 드렸다. 대장로가 조카에게 말했다. “우빠레와따야, 네 할머님께서는 집에 계시냐?” 소년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대장로가 말했다. “가서 할머님께 우리들이 마을에 왔다고 말씀드려라. 만약 우리들이 왜 왔는지 물으시거든 우리가 여기서 하루 종일 묵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내가 태어난 방을 청소하시고, 스님 500명의 숙소를 준비해 주십시오.’라고 내가 부탁드리더라고 전하여라.”


우빠레와따 소년이 루빠사리 할머니께 가서 말했다. “할머님, 우빠띳사 삼촌이 오셨습니다.” 할머니가 물었다. “그는 지금 어디에 계시냐?” 소년이 대답했다. “마을 정문에 계십니다.” “혼자냐, 아니면 다른 분들과 같이 계시냐?” “500분의 스님들과 함께 오셨습니다.” “왜 왔다고 하시더냐?”라고 할머니께서 묻자 소년은 대장로가 가르쳐 준 대로 말했다. 부인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왜 나보고 방 청소를 하라고 하고, 500명이나 되는 스님의 숙소를 마련하라고 하지? 아마도 젊어서 출가해서, 이제 나이 들어서 환속하려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대장로가 태어난 방을 청소했고, 비구 500명의 숙소를 준비했다. 램프에 불도 켜 놓은 다음 대장로를 모셔오게 했다.


고귀한 대장로는 500명의 비구와 함께 테라스에 올라선 다음, 방으로 들어가서 앉고 나서 “각자 처소로 가시오.”라고 말하여 해산시켰다. 비구들이 나가자마자 대장로의 몸에 심각한 병이 생겼다. 출혈 때문에 격렬한 통증이 끊임없이 몰려왔다. 피를 받아낸 그릇이 계속 나가고 들어왔다. 바라문 부인 루빠사리는 “내 아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방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때 사천왕들이 법의 총사령관인 고귀한 대장로가 지금 현재 어디에 있는가 알아보니, 날라까 마을의 자신이 태어난 방에 죽으려고 누워 있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가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마지막 치료를 해 드리기로 결정했다. 도착해서 대장로 곁에 인사드리는 자세로 서 있었다. 대장로가 누구냐고 묻자, 자신들은 사천왕이라고 대답했다. 존자가 “왜 왔는가?”라고 묻자, “우리는 존자를 돌봐드리려고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대장로는 “됐네. 나는 간호할 비구가 있네.”라고 말해서 돌려보냈다. 그들이 돌아가자 제석천이 같은 식으로 왔다. 제석천이 떠나자 대범천(大梵天)이 왔다. 제석천과 대범천도 똑 같은 말로 돌려보냈다.


천인들과 범천들이 왔다 가는 것을 본 바라문 부인 루빠사리는, 자신의 아들에게 와서 예경을 표하는 존재들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그녀는 방문 근처로 가서 이미 거기에 와 있던 작은 아들 쭌다에게 물었다. “쭌다야, 무슨 일이냐?” 작은 아들 쭌다는 어머니에게 대장로가 아프다고 말씀드리고, 사리불 대장로에게 어머님께서 오셨다고 알렸다. 대장로가 어쩐 일로 오셨냐고 묻자 어머니는 아픈 아들을 보려고 왔다고 대답하고, 이렇게 물었다. “아들아, 너를 처음에 방문한 사람들은 누구냐?” “저에게 처음 오신 이들은 사천왕입니다.” “아들아, 네가 그 사천왕들보다 더 높으냐?”


대장로가 대답했다. “어머님, 그 사천왕은 말하자면 우리 집의 문지기와 비슷합니다. 그들은 칼을 들고 태중(胎中)에 있을 때부터 우리의 스승이신 존귀하신 부처님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계속 물었다. “사천왕 바로 다음에 온 이들은 누구냐?” “그는 제석천입니다.” “네가 제석천보다도 높으냐?”


대장로는 대답했다. “어머님, 제석천은 저의 발우나 물건을 들고 다니는 어린 사미와 비슷합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존귀하신 부처님께서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아비담마를 가르치신 다음 인간계로 내려오실 때, 제석천이 발우와 가사를 들고 따라내려 왔습니다.” 어머니는 다시 물었다. “제석천이 방문한 직후 찾아온 휘황찬란한 존재는 누구냐?” 대장로가 대답했다. “어머님, 마지막에 온 이는 어머님의 신이요 스승인 대범천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우리의 신인 대범천보다도 높다는 말이냐?”


그러자 대장로는 말했다. “어머님. 그렇고말고요. 우리의 스승이신 존귀하신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때, 한 명도 아닌 네 명의 대범천들이 존귀하신 분인 보살을 황금 그물로 받았습니다.”


4.2 모친의 깨달음 성취


그러자 어머니는 이렇게 숙고했다. “지금 내가 본 것은 내 아들의 훌륭함이다. 그러니 내 아들의 스승인 존귀하신 부처님의 훌륭하심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헤아릴 수 없음에 틀림없다.” 그렇게 놀라자 다섯 가지 종류의 기쁨이 생겨서 온 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대장로는 “지금 기쁨과 행복감이 어머님께 나타났다. 지금이 어머님께 법문을 할 알맞은 기회이다.”라고 느꼈다. 그래서 여쭈었다. “어머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계세요?” “아들아, 나는 지금 내가 본 것은 내 아들의 훌륭함인데, 너의 스승은 어떨까, 틀림없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자 대장로가 설명했다. “어머님, 저의 스승이신 존귀하신 분께서 태어나셨을 때, 출가하셨을 때,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법륜을 처음으로 굴리기 시작하셨을 때, 1,000개의 세계가 요동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 도덕성이나 정신적 집중력이나 지혜나 해탈이나 해탈에 의한 일체지 같은 덕목에서 저의 스승과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그분은 아라한 그리고 완전히 올바로 깨달은 붓다로서의 속성을 가지셨습니다.” 이렇게 시작하여 사리불 대장로는 붓다의 속성에 대해 정성스럽게 상세히 설명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큰아들의 법문 끝에, 어머니는 수다원과를 획득하고, 꾸짖듯이 말했다. “내 사랑하는 아들 사리불아, 왜 그렇게 훌륭하고 실제적인 행복을 이제야 가르쳐 주는 것이냐? 왜 진작 이렇게 설명할 마음을 내지 않았느냐?” 대장로는 ‘나를 낳아주신 어머님의 은혜에 대한 빚을 이제 갚았다. 어머님은 수다원과를 얻었으니 그만하면 됐다.’라고 생각하면서, “어머님, 이제 가십시오.”라고 말씀드려서 가시게 했다. 그리고는 동생 쭌다에게 몇 시냐고 물었다. “거의 동이 틀 때가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대장로는 비구들을 모이게 했다. 쭌다가 비구들이 다 모였다고 알리자, 그는 쭌다에게 자신을 일으켜서 앉히라고 했다.


대장로는 대중들에게 사과하는 어조로 말했다. “도반들이여, 여러분들이 나와 함께 44년간 방랑하면서 내 쪽에서 불쾌한 행동이나 말을 했다면 너그럽게 용서하기 바랍니다.” 모인 비구들이 대답했다. “존자시여, 존자를 떠나지 않고 44년간 함께 방랑하는 동안 존자께서 불쾌한 행동이나 말을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상, 존자시여, 우리를 용서하실 분은 당신이십니다.” 그들이 사과하는 말을 하자, 가사를 접어서 얼굴을 덮고 오른 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누웠다. 붓다와 마찬가지로, 마음을 집중하여 초선에서부터 시작하여 제2선, 제3선, 제4선,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 멸진정(滅盡定, 想受滅)에 순서대로 들어갔다가 다시 거꾸로 비상비비상처정에서 차례로 내려와서 초선을 거쳐서 선정에서 나왔다. 다시 초선에서부터 선정에 들어가기 시작하여 차례로 제4선까지 들어갔다. 제4선에서 나오자마자 즉시 대장로는, 물질적 정신적 무더기의 완전한 소멸 즉 다섯 가지 무더기의 어떠한 찌꺼기도 없는 반열반에 들어갔으며, 그러자마자 대지의 요동이 메아리쳤다.


어머니인 바라문 부인 루빠사리는 아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의아하게 여기면서 손으로 아들의 발들을 쓰다듬어 보고는, 자신의 아들이 반열반에 들었음을 잘 알게 되었다. 그래서 대장로의 발에 머리를 갖다대고 울면서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이여, 우리들은 너의 덕성을 여태껏 몰랐다. 이제 우리는 너를 앞세우고 몇 백 명 몇 천 명의 비구들을 초청하여 음식 공양을 올릴 수 없게 되었구나! 너에게 가사를 공양할 수도 없게 되었구나! 몇 백 채의 건물을 지을 일도 없어졌다.” 그렇게 그녀는 동틀 때까지 울었다. 날이 밝자마자, 어머니는 금세공인들을 불러 보물창고를 열고 금덩어리들을 커다란 천칭으로 무게를 달아서 주면서 이렇게 주문했다. “형제들이여, 이 금덩어리들로 500개의 뾰족탑 법당과 500개의 누각을 지어주게.”


제석천도 위수깜마(Visukkamma) 천인을 불러서 지시했다 “친구 위수까마여, 법의 총사령관인 사리불 대장로가 지금 막 반열반에 들었다. 금으로 500개의 뾰족탑 법당과 500개의 누각을 만들어 주게.” 제석천의 명에 따라 위수깜마는 그것들을 전부 만들었다. 이리하여 어머니에 의한 500개의 뾰족탑 법당과 500개의 누각, 그리고 위수깜마에 의한 500개의 뾰족탑 법당과 500개의 누각, 합계 2,000개의 건물이 생겼다.


그 다음에 날라까 마을 한 가운데에 금으로 된 커다란 뾰족탑이 있는 큰 법당을 짓고, 다른 뾰족탑은 보다 작은 법당 위에 설치했다. 그런 다음 장례식이 거행됐다. 식에는 천인이 사람들과 뒤섞이고, 사람들이 천인들과 뒤섞여서 대장로의 유해에 애도를 표했기 때문에 장례식은 더욱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4.3 여자 신도 레와띠 이야기


대장로의 여자 신도인 레와띠(Revatī)가 자신의 스승에게 드리려고 만든 세 개의 황금 꽃병을 가지고 장례식에 왔다. 제석천도 대장로를 추모하기 위하여 이천 오백만 명의 천상의 소녀들을 데리고 인간계로 내려왔다. 제석천이 왔다는 것을 안 사람들은 뒤돌아서 몰려갔다. 군중 속에서 레와띠도 다른 사람들처럼 뒤돌아가려고 했지만, 무거운 아이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중심을 잃고 사람들 속에 넘어졌다. 그녀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녀를 밟고 지나갔다. 레와띠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삼십삼천에 있는 황금으로 된 저택에서 환생했다. 그녀는 즉시 거대한 보석처럼 생기고 길이가 3 가우따인 몸을 갖게 됐다. 그녀의 장신구는 수레 60대 분이었고 수행원인 천인(天人)인 하녀의 숫자는 1,000명이었다.


그때 하녀가 그녀 앞에 큰 거울을 갖다 놓았다. 호사스런 자신의 모습을 본 그녀는 생각했다. “이 부유함은 실로 대단하다! 내가 무슨 좋은 일을 해서 이렇게 되었나?” 그러자 그녀는 다음과 같이 알게 되었다. “나는 사리불 대장로에게 세 개의 황금 꽃병으로 예경을 드렸다. 사람들이 나를 밟고 지나갔다. 나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즉시 여기 삼십삼천에서 재탄생했다. 내가 사람들에게 대장로에게 한 선업의 결과를 분명하게 알려주리라.”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소유한 날으는 저택과 함께 인간계로 내려왔다.


황금 저택을 멀리서 보고 사람들이 의아해 하면서 놀랐다. “이게 어찌 된 일이야? 태양이 두 개 밝게 떠오르나?” 이렇게 말하는 동안 커다란 저택이 가까이 다가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그들이 말했다. “이건 태양이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큰 저택이다.”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말하고 있는 동안 황금 저택은 순식간에 가까이 와서 대장로의 유해를 태우기 위해 향기로운 나무를 쌓아놓은 화장용 장작더미 바로 위의 하늘에서 멈췄다. 레와띠 여신(女神)이 하늘에 떠 있는 저택에서 나와서 땅으로 내려왔다. 사람들이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묻자 레와띠가 대답했다. “나를 모르겠어요? 내 이름은 레와띠예요. 대장로에게 세 개의 황금 꽃병을 바친 다음, 사람들에게 밟혀 죽은 다음 삼심삼천에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내 재산의 호화로움을 보세요. 여러분들도 지금 보시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공덕도 쌓으세요.” 그렇게 선업의 유익한 과보를 칭송하는 말을 한 후에, 화장용 장작더미에 예경을 표하고 그것을 오른편에 두고 그 주위를 돌았다. 그리고는 자기가 사는 삼십삼천으로 되돌아갔다. (이것이 레와띠의 이야기이다.)



4.4 쭌다가 유골을 사왓티로 운반


7일간의 장례식을 마친 후에 사람들은 향기로운 나무를 쌓았는데 그 높이가 99큐빗1)이었다. 대장로의 유해를 향기로운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고, 향기로운 풀로 만든 불쏘시개로 불을 붙였다. 화장터에서 법문이 밤새도록 이어졌다. 새벽녘에 존자 아누룻다 대장로가 장작더미의 불을 향기로운 물로 껐다. 사리불 대장로의 동생 쭌다 장로는 유골을 물 걸러먹는 필터에 넣으면서, “나는 이제 이 날라까 마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나의 형이며 법의 총사령관인 사리불 대장로가 반열반한 것을 존귀하신 분께 보고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유골이 든 물 필터와 발우, 가사 등의 대장로의 소지품을 가지고 사왓티로 갔다. 그는 여행의 각 단계에서 이틀이 아니라 단 하룻밤만 묵으면서 지체 없이 사왓티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쭌다 장로는 제따와나 수도원 근처의 호수에서 목욕하고 가사를 단정히 입었다. 그는 숙고했다. “부처님들은 위대한 인물들이어서 돌로 만든 우산처럼 존경해야 한다. 그들에게 가까이 가는 것은 마치 독 오른 독사 혹은 발정한 사자나 호랑이나 코끼리 근처에 가는 것과 같다. 보고하기 위해 바로 존귀하신 분에게 감히 바로 가지 않겠다. 누구를 먼저 만날까?” 이렇게 숙고하자 자신의 계사(戒師)가 생각났다. “나의 계사이시고, 법의 관리인인 존자 아난다 대장로는 형님과 아주 가까운 도반이셨다. 그에게 가서 이 건을 이야기하고 그를 모시고 가서 존귀하신 분께 말씀드려야 하겠다.” 그래서 그는 아난다 대장로에게 가서, 인사드리고, 알맞은 장소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난다 대장로에게 말했다. “존자시여, 사리불 대장로께서 반열반에 드셨습니다. 이것이 그의 발우이며 이것이 가사이고, 그리고 이 물 필터 안에 유골이 들어있습니다.” 그렇게 아난다 대장로에게 이야기하면서 하나씩하나씩 물품을 제시했다. (저자 주: 쭌다 장로가 붓다에게 바로 가지 않고 아난다 장로에게 먼저 간 것은, 그가 붓다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계사를 깊이 존경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자 아난다 대장로가 말했다. “나의 쭌다 도반이여, 우리는 존귀하신 분을 만날 구실이 생겼습니다. 쭌다 도반이여, 갑시다. 가서 존귀하신 분께 이 건을 말씀드립시다.” 그렇게 말하면서 아난다 대장로는 쭌다 장로를 데리고 붓다에게 가서 예경을 표하고,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난다 존자가 붓다에게 말했다.


“존귀하신 부처님, 행자 시절부터 제가 알고 있는 이 쭌다 장로가 사리불 존자의 반열반을 저에게 알려줬습니다. 이것이 대장로의 발우이고 이것이 가사이며, 이것이 유골이 들어 있는 물 필터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아난다 대장로는 물 필터를 붓다에게 드렸다.


붓다는 팔을 뻗어 물 필터를 받아 손바닥 위에 놓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제자 비구들이여, 보름 전에 사리불은 수많은 기적을 보여줬으며 나에게 반열반에 드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이제는 마치 지금 막 깨끗이 닦은 소라껍질처럼 하얀 유골만 남았구나.


비구들이여, 사리불 비구는 1 아승지와 10만 겁 동안 선업 공덕을 쌓아온 사람이다. 그는 내가 먼저 굴리기 시작한 법의 수레바퀴를 굴린 인물, 즉 내가 가르친 법을 가르친 인물이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내 옆자리를 잘 지켰다.


그 사리불 비구는 제자 회의를 만들어서 잘 운영하였다. (저자 주: 제자 회의는 그가 아라한이 된 날 조직되었다.) 나를 제외하고, 1만 세계를 통틀어 지혜로움에 있어 그와 견줄만한 이가 없었다.


그 사리불 비구는 위대한 지혜의 소유자였으며, 방대한 지혜, 활동적인 지혜, 빠른 지혜, 날카로운 지혜, 번뇌를 파괴시키는 지혜의 소유자였으며, 욕구하는 것이 거의 없었으며, 쉽게 만족하고, 장애로부터 자유로웠으며, 사람들과 다투지 않았으며, 활력이 넘쳤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훈계하였으며,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나쁜 행동과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나무랐다.


사랑하는 비구들이여, 위대한 지혜의 소유자 사리불의 유골을 보아라. 방대한 지혜의 소유자, 활동적인 지혜, 빠른 지혜, 날카로운 지혜, 번뇌를 꿰뚫어보는 지혜의 소유자, 원하는 것이 거의 없는, 쉽게 만족하고, 장애로부터 자유롭고, 사람들과 다투지 않고, 활력이 넘쳤던 사리불의 유골을 보아라. 그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하며 훈계하였으며,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나쁜 행동과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나무랐다! (저자 주: 그렇게 산문으로 이야기한 다음, 붓다는 다음 게송으로 말을 이어갔다.)


⑴ 오, 나의 사랑하는 제자 비구들이여!

이 고귀한 사리불이란 이름의 비구는

어리석은 마음을 기쁘게 하는 감각적 쾌락을

단호하고도 완벽하게 버리고

위대한 신념으로 오백생 동안 고행자 생활을 했었다.

육근을 잘 제어했으며,

이제 갈애와 강렬한 욕망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반열반에 들어 괴로워하지 않게 된

이 고귀한 사리불이란 이름의 비구에게

자만을 버리고 머리 숙여 정중하게 절하여라.


⑵ 오, 나의 사랑하는 제자 비구들이여!

이 고귀한 사리불이란 이름의 비구는

그는 열정적이었으며 참을성도 많았다.

대지를 닮아 다른 이에게 화를 내지 않았으며

변덕스런 마음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자애심과 무한한 연민심으로 많은 중생들을 돌봐주었다.

그는 번뇌의 불길을 껐다.

이제 반열반에 들어 괴로워하지 않게 된 그에게

자만을 버리고 머리 숙여 정중하게 절하여라.


⑶ 오, 나의 사랑하는 제자 비구들이여!

마치 대나무 조각으로 만든 낡아빠진 컵을 손에 들고

음식을 구하러 도시나 마을로 들어가는

가난한 거지의 아들이

자만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방랑하듯이,

이 고귀한 사리불이란 이름의 비구도

자만을 모르며 겸손함이 흘러넘치는 자세로 방랑했다.

이제 반열반에 들어 괴로워하지 않게 된 그에게

자만을 버리고 머리 숙여 정중하게 절하여라.


⑷ 오, 나의 사랑하는 제자 비구들이여!

마치 뿔이 부러진 황소가

다른 중생에게 전혀 해를 끼치지 않으며

도시와 마을과 숲 속을 방랑하듯이

이 고귀한 사리불이란 이름의 비구도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방랑했으며

눕거나 앉거나 서거나 걷거나 어떤 자세에서도

조화롭게 살았다.

이제 반열반에 들어 괴로워하지 않게 된 그에게

자만을 버리고 머리 숙여 정중하게 절하여라.


그렇게 시작하여 붓다는 존자 사리불 대장로의 덕행을 500개의 게송으로 칭찬했다.


붓다가 대장로의 덕행을 갖가지 방법으로 칭찬하면 할수록, 아난다 장로의 무력감은 그만큼 더 커져 갔다. 마치 고양이 입 근처에 있는 병아리 떨 듯, 아난다 존자는 무기력하게 떨었다. 그래서 그는 붓다에게 여쭈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사리불 대장로의 반열반 소식을 들은 다음부터, 제 몸은 뻣뻣해지는 것 같고, 눈은 희미해지고, 법문이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저자 주: 새로운 법문에 귀를 기울여 들으려하지도 않고, 외우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자 용기를 주려고 붓다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사랑하는 아난다여, 사리불이 반열반에 들면서, 그대의 계를 지키는 덕성의 무더기를 빼앗아 갔느냐, 아니면 집중하는 덕성, 지혜로운 덕성, 해탈의 덕성, 해탈했음을 아는 덕성의 무더기를 빼앗아 갔느냐?”


그러자 아난다 대장로가 대답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사리불 존자는 반열반에 들면서, 저의 계를 지키는 덕성의 무더기를 빼앗아가지도 않았으며, 집중하는 덕성, 지혜로운 덕성, 해탈의 덕성, 해탈했음을 아는 덕성의 무더기를 빼앗아가지도 않았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사실상 대장로 존자는 저를 훈계했으며, 법에 뛰어들게 했으며, 법을 이해하게 했으며, 법을 확립하게 했습니다. 그는 저로 하여금 법을 열심히 실천하게 했고 실천하는 데 행복을 느끼게 했고, 저에게 열심히 설법했습니다. 그는 동료들에게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그의 법과 관련된 영향력과, 법을 가르치는 방편과 그의 올바른 지원을 기억합니다.”


아난다 장로가 실로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아신 붓다는, 그의 슬픔을 누그러뜨리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사랑하는 아난다여, 내가 오래 전에 너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 있는 동안 이별, 죽음으로 인한 이별, 다른 생으로의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더냐? 사랑하는 아난다여, 여기서 새로이 탄생하는 본성을 가진 것, 즉 분명히 존재계로 오고 조건지어져 있고 파괴되기로 되어 있는 것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실로 그런 가능성은 없다!


내 사랑하는 아난다여, 가지가 많은 커다란 나무가 서 있는 동안 언젠가는 그 중 가장 큰 가지가 부러지는 날이 있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비구들의 승가가 존재하는 동안 사리불의 삶이 끝날 때가 있다. 여기서 새로이 탄생하는 본성을 가진 것, 즉 분명히 존재계로 오고 조건지어져 있고 파괴되기로 되어 있는 것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실로 그런 가능성은 없다.


내 사랑하는 아난다여,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지 말고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살아라. 다른 교리에 의지하면서 살지 말고 출세간의 교리에 의해서 살아라!


내 사랑하는 아난다여, 비구가 어떻게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지 않고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사는가? 어떻게 다른 교리에 의지하면서 살지 않고 출세간의 교리에 의해서 사는가?


내 사랑하는 아난다여, 나의 가르침에서 비구는, 강력하게 노력함에 의해, 숙고함에 의해, 사띠함에 의해, 몸을 몸이라고 되풀이해서 봄에 의해, 세상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는 갈애와 슬픔을 뿌리 뽑으면서 살아간다. 느낌을 느낌이라고 되풀이해서 봄에 의해, 세상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는 갈애와 슬픔을 뿌리 뽑으면서 살아간다. 마음을 마음이라고 되풀이해서 봄에 의해, 세상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는 갈애와 슬픔을 뿌리 뽑으면서 살아간다. 현상을 현상이라고 되풀이해서 봄에 의해, 세상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는 갈애와 슬픔을 뿌리 뽑으면서 살아간다.


내 사랑하는 아난다여, 이런 식으로 비구는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지 않고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그는 다른 교리에 의지하면서 살지 않고 출세간의 교리에 의해서 살아간다.


내 사랑하는 아난다여, 만약 비구들이 지금이나 혹은 내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 계정혜 삼학을 잘 실천하면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간다면, 다른 교리에 의지하지 않고 출세간의 교리에 의해서 살아간다면, 실로 그들은 모두 가장 고귀한 이(아라한)가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어 붓다는 아난다 존자를 어느 정도 안심시켰다. 그런 다음 그는 사리불 존자의 유골을 사왓티의 사당에 안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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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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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수자타 | 작성시간 05.02.20 부처님과 담마에 대한 신심이 저절로 일어납니다...감사드립니다..()()()
  • 작성자혜문 | 작성시간 05.02.21 사두 사두 사두
  • 작성자PeAcE | 작성시간 06.01.29 감동이 밀려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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