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말 경(S22:95)
Pheṇa-sutta
1.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아욧자에서 강가 강의 언덕에 머무셨다.
2.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불러서 말씀하셨다.(*1)
3.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이 강가 강이 포말덩이를 싣고 흐르는데
눈을 가진 사람이 이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하자.
그가 그 [포말덩이를]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비구들이여, 포말덩이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 (*2)
4.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그것이 어떠한 물질이건
- 그것이 과거의 것이건 미래의 것이건 현재의 것이건, 안의 것이건 밖의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저열하건 수승하건, 멀리 있건 가까이 있건 -
비구는 그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그가 그 [물질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비구들이여, 물질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
5.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가을에 굵은 빗방울의 비가 떨어질 때 물에 물거품이 생겼다가는 사라지는데
눈을 가진 사람이 이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하자.
그가 그 [거품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비구들이여, 거품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그것이 어떠한 느낌이건 …
비구는 그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그가 그 [느낌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느낌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비구들이여, 느낌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3)
6.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무더운 여름의 마지막 달 한 낮에 신기루가 생기는데
눈을 가진 사람이 이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하자.
그가 그 [신기루를]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비구들이여, 신기루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그것이 어떠한 인식이건 …
비구는 그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그가 [인식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비구들이여, 인식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4)
7.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속재목[心材]이 필요한 사람이 속재목을 찾고
속재목을 탐색하여 돌아다니다가 날카로운 도끼를 들고 숲에 들어간다 하자.
그는 거기서 야자나무 줄기가 크고 곧고 싱싱하지만 안이 꽉 차지 않은 것(*5)을 볼 것이다.
그는 그것의 뿌리를 자를 것이다. 뿌리를 자르고 꼭대기를 자를 것이다.
꼭대기를 자른 뒤 잔가지와 잎사귀를 깨끗하게 제거할 것이다.
이처럼 잔가지와 잎사귀까지 깨끗하게 제거해버리고 나면
그는 겉재목[白木質] 조차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어디서 속재목을 얻겠는가?
그때 눈을 가진 사람이 이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하자.
그가 그 [야자나무 줄기를]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비구들이여, 야자나무 줄기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그것이 어떠한 심리현상들이건 …
비구는 그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그가 그 [심리현상들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비구들이여, 심리현상들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 (*6)
8.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요술사나 요술사의 도제가 대로에서 요술을 부리는데
눈을 가진 사람(*7)이 이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하자.
그가 그 [요술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비구들이여, 요술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그것이 어떠한 알음알이이건 …
비구는 그것을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한다.
그가 그 [알음알이를] 쳐다보고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면
그것은 텅 빈 것으로 드러나고 공허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비구들이여, 알음알이에 무슨 실체가 있겠는가?” (*8)
9. “비구들이여, 이렇게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물질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느낌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인식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심리현상들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알음알이에 대해서도 염오한다.
염오하면서 탐욕이 빛바래고, 탐욕이 빛바래므로 해탈한다.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梵行)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안다.”
10.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스승이신 선서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뒤 다시 [게송으로] 이와 같이 설하셨다.
“물질은 포말덩이와 같고 느낌은 물거품과 같고
인식은 아지랑이와 같고 심리현상들은 야자나무와 같으며
알음알이는 요술과 같다고 태양의 후예는 밝혔도다.
면밀히 살펴보고 근원적으로 조사해보고
지혜롭게 관찰해보면 그것은 텅 비고 공허한 것이다.
광대한 통찰지를 가진 분은 이 몸에 대해서
세 가지를 제거하여 물질이 버려진 것을 보도다.
생명과 온기와 알음알이가
이 몸을 떠나면
그것은 던져져서 의도 없이 누워 있고
남들의 음식이 될 뿐이로다.
이러한 이것은 흐름이며 요술이어서
어리석은 자를 현혹시키며
이것은 살인자라 불리나니
여기엔 실체가 없도다.(*9)
비구는 열심히 정진하여
이와 같이 [오]온을 굽어봐야 하나니
날마다 낮과 밤 할 것 없이
알아차리고 마음챙기라.
모든 속박을 제거해야 하고
자신을 의지처로 삼아야 하리니
머리에 불붙는 것처럼 행해야 하고
떨어지지 않는 경지를(*10)간절히 원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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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욧자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세존께서 많은 비구들과 함께 유행을 하시다가
그들의 도시에 오신 것을 보고 강가 강이 굽어지는 곳의 큰 숲으로 장엄된 지역에
스승을 위해서 승원을 지어드렸다. 스승께서 이곳에 머무신 것을 두고 이렇게 말한 것이다.
세존께서는 그 승원에 머무시던 어느 날 해거름에 향실(香室)로부터 나오셔서 강가 강의 언덕에 마련된 앉아서
강가 강에 흘러가는 포말더미를 보셨다. 이것을 본 뒤 오온에 관계된 법을 설해야겠다고 생각하시어
주위에 앉아있던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SA.ⅱ.320)
(*2) 주석서는 물질(즉 몸)이 어떻게 포말덩이와 같은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SA.ⅱ.320-321)
중요한 몇 가지를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마치 포말덩이가 실체가 없듯이 이 물질(몸)도 항상한 실체와 견고한 실체와
자아라는 실체가 없기에 실체가 없다(nissāra).
마치 포말덩이가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균열이 있고 많은 벌레들이 사는 것처럼 이 몸도 그와 같다.
마치 포말덩이가 퍼져서 부셔져버리듯이 이 몸도 죽음의 아가리에서 가루로 만들어져 버린다.
이것은 『위방가 주석서』에도 나타나고 있다.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환영도 아니다.
그러나 항상하고 견고하지 않기에 실체가 없는 것이다.
실체없음이란 표현이 오온을 가장 적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역자는 파악한다.
한 편 본 경에 해당하는 복주석서는 다음과 같이 실체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무상함 때문에 실체가 아님이 성립되고 실체가 아님 때문에 무상함이 성립된다.
그러므로 무상하기 때문에 항상함이라는 실체, 강건함이라는 실체, 견고함이라는 실체는 결코 없으며,
주인이 거주한다는 의미의 자아의 통제하에 있는 것이라고는 결코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실체가 없다’고 한 것이다.”(SAT.ⅱ.223)
(*3) 주석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거품(bubbula)’은 연약하고 잡을 수가 없다. 쥐는 순간에 터져버리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느낌도 항상하지 않고 견고하지 않아서 잡을 수가 없다.
마치 거품이 조그마한 물에서 생겼다가 사라지고 오래 가지 않듯이 느낌도 그와 같다.
손가락 한 번 튀기는 순간에 십만꼬띠(1조) 개의 느낌들이 일어나고 사라진다.
그리고 거품이 물의 표면과 물방울과 물의 더러움과 물받는 통이라는 조건들에 의해서 일어나듯이
느낌도 감각장소와 대상과 오염원의 더러움과 감각접촉의 자극이라는
네 가지 조건을 반연하여 일어난다.(SA.ⅱ.322)
(*4) “인식도 실체가 아님이라는 뜻(asārak-aṭṭha)에서 ‘신기루(marīcikā)와 같다.
왜냐하면 신기루를 잡아서 마시거나 목욕하거나 물주전자에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기루가 많은 사람을 속이듯이 인식도 그러하다.
여러 가지 색깔에 대해서 아름답다, 즐겁다. 항상하다고 말하게 하여
사람들을 속이기 때문이다.”(SA.ⅱ.322)
(*5) “안이 꽉 차지 않은 것‘은 야자수 나무 껍질이 시멘트 같이 생겨서
두껍지만 내부가 비어 있는 것을 말한다.
(*6) “마치 야자나무 줄기가 많은 잎과 껍질 등으로 조합되어 있듯이,
심리현상들의 무더기도 많은 법들로 조합되어 있다.
마치 야자나무 줄기가 외부의 잎과 껍질 등의 색깔이 서로 다르고
내부의 것들도 서로 다른 등의 여러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듯이
심리현상들의 무더기도 감각접촉의 특징이 다르고 의도 등의 특징도 서로 다르다.
그러나 이들의 조합을 두고 심리현상들의 무더기라 부른다.
이처럼 심리현상들의 무더기는 야자나무 줄기와 같다.”(SA.ⅱ.323)
(*7) “‘눈을 가진 사람(cakkhumā purisa)’이란 육체적인 눈[肉眼, maṃsa-cakkhu]과
통찰지의 눈[慧眼, paññā-cakkhu]이라는 두 가지 눈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육체적인 눈이란 깨끗한 손상되지 않은 안구를 말하고,
통찰지의 눈이란 실체 없음을 보는 능력을 뜻한다.”(SA.ⅱ.323)
(*8) “알음알이도 역시 실체가 아님이라는 뜻에서, 그리고 거머쥘 것이 없다는 뜻에서 요술과 같다.
알음알이는 요술보다도 더 일시적이고 재빠르다.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사람이 오고 가고 서고 앉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 때의 마음과 가고 서고 앉을 때의 마음은 서로 다르다. 이처럼 알음알이는 요술과 같다.
요술은 많은 사람을 속인다. 알음알이도 많은 사람을 속인다.
같은 마음이 오고 가고 서고 앉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 때의 마음과 가고 서고 앉을 때의 마음은 서로 다르다.
이처럼 알음알이는 요술과 같다.”(SA.ⅱ.323)
(*9) “‘어리석은 자를 현혹시킨다.’는 것은 알음알이의 무더기를 두고 한 말이다.
이 무더기라 불리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살인자(vadhaka)’라 불린다.
첫째는 무더기들은 서로서로를 죽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무더기들이 있을 때 살인이란 것이 알려지기 때문이다.
즉 (1) 땅의 요소가 무너지면 나머지 요소들도 데리고 함께 무너지고, 물의 요소등도 마찬가지다.
물질의 무더기(rūpa-kkhandha)가 무너지면 정신의 무더기들(arūpa-kkhandha)도 함께 무너지고,
정신의 무더기들에서 느낌 등도 마찬가지이다.
(2) 무더기들이 있기 때문에 살해하고 묶고 자르는 등도 생겨난다.
이처럼 이들이 있을 때 살인하는 성질로부터 살인자 됨이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SA.ⅱ.324)
(*10) “‘떨어지지 않는 경지(accuta pada)’란 열반이다.”(SA.ⅱ.324)
각묵스님옮김 『상윳따니까야』 제3권 385-3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