꿰뚫음 경(A6:63)
Nibbedhika-sutta
대림스님옮김 『앙굿따라니까야』 제4권 254-265쪽
1.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꿰뚫음의 방법에 대한 법문을 설할 것이다.
이제 그것을 들어라. 듣고 마음에 잘 새겨라. 나는 설할 것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2.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꿰뚫음의 방법에 대한 법문인가?
비구들이여, 감각적 욕망(kāma)을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들의 원인과 근원을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들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의 과보를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의 소멸을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느낌을 알아야 한다. 느낌들의 원인과 근원들을 알아야 한다.
느낌들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느낌의 과보를 알아야 한다.
느낌의 소멸을 알아야 한다. 느낌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인식을 알아야 한다. 인식들의 원인과 근원을 알아야 한다.
인식들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과보를 알아야 한다.
인식의 소멸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번뇌를 알아야 한다. 번뇌들의 원인과 근원을 알아야 한다.
번뇌들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번뇌의 과보를 알아야 한다.
번뇌의 소멸을 알아야 한다. 번뇌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업을 알아야 한다. 업들의 원인과 근원을 알아야 한다.
업들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업의 과보를 알아야 한다.
업의 소멸을 알아야 한다. 업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괴로움을 알아야 한다. 괴로움의 원인과 근원을 알아야 한다.
괴로움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괴로움의 과보를 알아야 한다.
괴로움의 소멸을 알아야 한다.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
3. “‘비구들이여, 감각적 욕망(kāma)을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들의 원인과 근원을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들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의 과보를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의 소멸을 알아야 한다. 감각적 욕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다섯 가닥의 감각적 욕망이 있다. 눈으로 인식되는 형상들이 있으니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고 사랑스럽고 달콤하고 매혹적인 것들이다.
귀로 인식되는 소리들이 있으니 … 코로 인식되는 냄새들이 있으니 … 혀로 인식되는 맛들이 있으니 …
몸으로 인식되는 감촉[觸]들이 있으니
원하고 좋아하고 마음에 들고 사랑스럽고 달콤하고, 매혹적인 것들이다.
비구들이여, 비록 이들이 감각적 욕망(kāma)은 아니지만
성스러운 율에서는 감각적 욕망의 가닥(kāmaguṇa)이라 부른다. (*1)
“생각을 통해서 생긴 애욕(saṅkapparāgo)이
인간의 감각적 욕망(kamo)이니
세상의 다채로운 대상들은 감각적 욕망이 아니로다.
생각을 통해서 생긴 애욕이 인간의 감각적 욕망이니
세상의 다채로운 대상들은 그냥 머물 뿐이어라.
슬기로운 자들은 그것에 대한 의욕(chanda)을 길들이노라.”
(*1) ‘감각적 욕망’은 Kāma를 옮긴 것이고 ‘감각적 욕망의 가닥’은 Māma-guṇa를 옮긴 것이다.
본문은 다른 경들에서 ‘감각적 욕망의 가닥’의 정형구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이 설명은 ‘감각적 욕망의 가닥’에 대한 설명이지
‘감각적 욕망’에 대한 설명은 아니라고 부연하고 있는 것이다.
4.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감각적 욕망들의 원인과 근원(nidānasambhavo)인가?
비구들이여, 감각접촉[觸, phasso]이 감각적 욕망의 원인과 근원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감각적 욕망들의 차이점인가?
비구들이여, 형상들에 대한 감각적 욕망이 다르고(añño kāmo rūpesu),
소리들에 대한 감각적 욕망이 다르고(añño kāmo saddesu),
냄새에 다른 감각적 욕망이 다르고(añño kāmo gandhesu),
맛에 대한 감각적 욕망이 다르고(añño kāmo rasesu),
감촉에 대한 감각적 욕망이 다르다(añño kāmo phoṭṭhabbesu).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감각적 욕망들의 차이점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감각적 욕망의 과보인가?
비구들이여, 감각적 욕망이 있을 때는 늘 그것에 어울리는 [불변하는] 자기 존재가 있음을 만들게 된다.
그 존재가 공덕이 되건 악덕이 되건 말이다.(*2)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감각적 욕망의 과보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감각적 욕망의 소멸인가?
비구들이여, 감각접촉이 소멸하면 감각적 욕망이 소멸한다.
비구들이여, 여덟 가지로 구성된 성스러운 도[八支聖道]가 감각적 욕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니,
그것은 바른 견해[正見], 바른 사유[正思惟], 바른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계[正命],
바른 정진[正精進], 바른 마음 챙김[正念], 바른 삼매[正定]이다.
비구들이여, 성스러운 제자가 이와 같이 감각적 욕망을 꿰뚫어 알고,
그들의 원인과 근원을 꿰뚫어 알고, 그들의 차이점을 꿰뚫어 알고, 그들의 과보를 꿰뚫어 알고,
그들의 소멸을 꿰뚫어 알고, 그들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꿰뚫어 알 때
그는 이 꿰뚫는(*3) 청정범행이 감각적 욕망의 소멸이라고 꿰뚫어 안다.
비구들이여, ‘비구들이여, 감각적 욕망을 알아야 한다. … 감각적 욕망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한 것은 이를 두고 말한 것이다.”
(*2) "'공덕이 된다(puñña-bhāgiya)'라는 것은
천상의 감각적 욕망을 바라서 선행을 성취하여 천상세계에 태어난 자의 존재는 공덕이 된다고 하고,
나쁜 행을 가득 채워 지옥에 태어난 자의 존재는 ‘악덕이 된다(apuñña-bhāgiya)'고 하였다.(AA.ⅲ.407)
(*3) “‘꿰뚫음(nibbedhika)’이란 이러한 36가지 경우
(형상에 대한 감각적 욕망 등 여섯에다 감각적 욕망, 그들의 원인, 그들의 차이점 등 여섯을 곱하면 36이 됨)를
꿰뚫는 뛰어난 행위라고 알아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청정범행이라 불리는 도(magga)를 감각적 욕망의 소멸이라고 설했다.”(AA.ⅲ.407)
5. “‘비구들이여, 느낌을 알아야 한다. … 느낌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세 가지 느낌이 있나니 즐거운 느낌[樂受], 괴로운 느낌[苦受],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受]이다.”
6.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느낌들의 원인과 근원인가?
비구들이여, 감각접촉[觸]이 느낌들의 원인과 근원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느낌들의 차이점인가?
비구들이여, 세속적인 즐거운 느낌이 있고 비세속적인(*4) 즐거운 느낌이 있다.
세속적인 괴로운 느낌이 있고 비세속적인 괴로운 느낌이 있다.
세속적인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있고 비세속적인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있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느낌들의 차이점이라 한다.
(*4) “비세속적(nirāmisa)이란 것은
출가생활에 바탕을 둔 것을 말한다.”(DA.ⅲ.775)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느낌의 과보인가?
비구들이여, 느낌이 있을 때는 늘 그것에 어울리는 [불변하는] 자기 존재가 있음을 만들게 된다.
그 존재가 공덕이 되건 악덕이 되건 말이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느낌의 과보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느낌의 소멸인가? 비구들이여, 감각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한다.
비구들이여, 여덟 가지로 구성된 성스러운 도가 느낌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니,
그것은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마음 챙김, 바른 삼매다.
비구들이여, 성스러운 제자가 이와 같이 느낌을 꿰뚫어 알고, 그들의 원인과 근원을 꿰뚫어 알고,
그들의 차이점을 꿰뚫어 알고, 그들의 과보를 꿰뚫어 알고, 그들의 소멸을 꿰뚫어 알고,
그들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꿰뚫어 알 때 그는 이 꿰뚫는 청정범행이 느낌의 소멸이라 꿰뚫어 안다.
비구들이여, ‘비구들이여, 느낌을 알아야 한다. … 느낌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을 꿰뚫어 알아야한다.’라고 한 것은 이것을 두고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