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처 명상의 세계
< 사념처 명상의 세계는 그간 발표한 대념처경 주석서 1권 2권 3권과, 12연기 1권 2권의 방대한 내용을 새롭게 간추린 글입니다. 대학교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 내용도 있습니다. 수행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연재를 합니다. 감사합니다. 묘원 합장 >
3. 위빠사나 수행의 세 가지 방법
1) 좌선
좌선은 앉아서 하는 수행입니다. 좌선은 집중력을 키우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수행의 일차적 목표는 알아차림이고 다음에 알아차림을 지속시켜 집중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집중이 되어야 마음이 청정해져 불선심을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혜가 계발됩니다. 지혜가 계발되어야 비로소 모든 번뇌를 여읠 수 있습니다.
지혜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 습성을 뛰어넘는 노력으로 대상을 계속해서 알아차릴 때만이 얻을 수 있습니다. 이때 수행 중에 나타난 장애를 억눌러서는 안 됩니다. 장애가 나타나면 장애를 대상으로 알아차려야 장애 너머에 있는 집중력이 생겨 지혜가 계발됩니다. 이런 과정을 실천하는 행위 중의 하나가 좌선입니다. 장애를 대상으로 알아차려 인내하면 인내한 만큼의 선한 과보를 받습니다. 절제와 인내만큼 훌륭한 과보를 가져오는 것은 없습니다. 이때 자신의 마음이 새롭게 길들여져서 고질적 잠재성향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좌선은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입니다. 여기서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정적인 것 같아도 매우 동적인 행위입니다.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절제된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좌선은 움직이지 않을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없애려고 하는 수행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때 대상으로 알아차리기 위해서 하는 수행입니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 현상은 손님으로 찾아온 것입니다. 이때 두드러진 손님은 통증, 졸음, 망상, 가려움, 괴로움, 하기 싫음, 후회 등입니다. 이러한 손님은 없애야할 대상이 아니고 오직 알아차려야 할 대상입니다.
나타날 만해서 나타난 대상은 모두 법입니다.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이런 현상이 당연히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좌선을 한다는 것은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때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때 즉각 반응하여 좋아하거나 싫어하면 수행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은 나타난 대상이 무엇이거나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모든 현상은 손님이고 알아차려 할 법입니다. 어떤 손님이나 내치는 것은 온당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불청객을 환영할 것도 없습니다. 수행자는 단지 찾아올 만해서 온 손님을 대상으로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머물 것은 머물 것이며 머물지 않을 것은 떠날 것입니다. 수행자는 손님이 머물고 떠나는 것에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들은 원인에 의해서 생긴 결과이므로 어떤 조건을 성숙시키느냐에 따라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좌선을 할 때 마음이 몸을 알아차리는 것은 마음을 몸에 묶어두도록 하려는 일차적 의도가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소를 말뚝에 묶어두고 멀리 달아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끊임없이 이것저것을 찾아서 방황하고 아무 소득도 없이 불필요한 시비를 합니다. 그래서 항상 고요하지가 못합니다. 고요하지 못하기 때문에 탐욕, 성냄, 어리석은 마음먹기 마련입니다. 이런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먼저 몸을 알아차려서 길들이려는 수행의 의도가 있습니다. 마음이 잠시라도 몸을 알아차리면 이때 마음이 청정해집니다. 마음이 청정해져야 비로소 바르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1) 좌선을 할 때의 자세
• 방석을 한 번만 접어서 엉덩이가 닿는 부분을 약간 높이십시오. 방석을 너무 많이 접어서 높이면 허리에 무리가 가서 좋지 않습니다. 경험이 많은 수행자는 방석을 접지 않고 평평하게 앉아도 됩니다. 너무 폭신하고 두꺼운 방석은 좋지 않습니다. 적당한 두께의 방석이 필요합니다.
• 다리는 평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좌는 두 다리를 포개지 않고 안과 밖으로 가지런히 놓는 자세입니다. 결가부좌나 반가부좌가 잘되는 수행자는 그렇게 해도 무방합니다.
• 몸이 경직되었을 때는 양 무릎이 바닥에 붙지 않고 떠 있게 됩니다. 그러면 가랑이에 통증이 생깁니다. 이런 때는 방석을 접어서 무릎이 떠 있는 다리를 받쳐서 다리의 무게를 분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 손은 무릎 위에 편하게 올려놓으십시오. 두 손을 포개 놓는 것은 좋으나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맞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때 엄지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 턱을 약간 아래로 숙이십시오. 턱을 위로 치켜세우면 뒷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 통증이 생깁니다.
• 눈은 지그시 감으십시오. 좌선 중에 눈을 감는 것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알아차리기 때문입니다. 졸릴 때를 제외하고는 눈을 뜨지 마십시오.
• 입은 가볍게 다무십시오. 혀를 입천장에 붙여서는 안 됩니다. 혀는 자연스럽게 두십시오.
• 허리는 바르게 펴되 너무 곧게 펴려고 힘을 주지 마십시오. 허리가 지나치게 긴장하면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좌선 중에 허리의 자세가 무너지면 알아차리면서 바르게 하십시오.
• 좌선 중에 자세가 흐트러지면 알아차리면서 천천히 자세를 바르게 하십시오.
• 견디기 어려운 통증일 때는 자세를 바꾸려는 의도를 알아차리고 천천히 자세를 바꾸십시오. 그러면 탐욕과 성냄으로 자세를 바꾸지 않습니다.
• 신체장애가 있을 때는 의자에 앉거나, 등을 벽에 기대거나, 발을 뻗고 앉아도 됩니다.
(2) 좌선을 시작할 때의 순서
• 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한 자세로 앉으십시오.
• 현재의 마음을 알아차리십시오. 항상 시작할 때 있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일을 하므로 처음에 일하는 마음가짐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마음의 상태이건 그냥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십시오. 마음은 비물질이라서 알아차린 뒤에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마음을 알아 차리려고 했다면 나타난 결과에 상관없이 이미 알아차린 것입니다. 이때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지, 싫어하는 마음으로 하는지를 살피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마음이 느껴지건 느껴지지 않건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십시오.
• 마음이 일을 시작합니다. 먼저 눈꺼풀이 닿아 있는 것을 느끼십시오. 30초 정도 마음을 눈꺼풀에 머물게 하고 느껴지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십시오. 만약 따뜻한 느낌이 있으면 따뜻한 느낌을 느끼고, 미세한 진동이 있으면 진동을 느끼고, 무거움이 있으면 무거움을 느끼고, 빛이 있으면 빛을 느끼십시오. 어떤 느낌이나 하나의 느낌을 알아차리십시오. 이때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느끼십시오. 몸에 있는 느낌을 알아차릴 때는 특별한 느낌을 찾지 말고 그냥 닿아 있는 상태의 느낌을 알아차리십시오. 느낌과 아는 마음은 함께 있습니다. 만약 이런 느낌을 느끼기 어렵다면 눈꺼풀이 닿아 있는 것을 아는 것이 느끼는 것 입니다.
• 입술이 닿아 있는 것을 느끼십시오. 약 30초 정도 마음을 입술에 머물게 하고 느껴지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느끼십시오. 입술에는 약간의 얼얼함, 따뜻 함, 무거움, 진동, 확장되는 느낌 등이 있습니다. 어떤 느낌이나 하나의 느낌을 알아차리십시오.
• 손이 무릎에 닿아 있는 느낌을 느끼십시오. 약 30초 정도 마음을 손에 머물 게 하고 느껴지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느끼십시오. 손에는 무거움, 따뜻함, 진동, 화끈거리는 느낌 등이 있습니다. 어떤 느낌이나 하나의 느낌을 알아차리십시오.
• 엉덩이가 바닥에 닿아 있는 느낌을 느끼십시오. 약 30초 정도 마음을 엉덩이가 닿아 있는 부분에 머물게 하고 느껴지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느끼십시오. 엉덩이가 닿아 있는 느낌은 무거움, 단단함, 진동, 화끈거리는 느낌 등이 있습니 다. 어떤 느낌이나 하나의 느낌을 알아차리십시오.
• 앉아 있는 몸 전체를 크게 느끼십시오. 지금까지는 몸의 한 부분인 눈꺼풀, 입술, 손, 엉덩이를 차례로 알아차렸지만 이제는 몸을 전체로 크게 느낍니다. 이 때도 어떤 특별한 느낌을 찾지 말고 잠시 몸을 전체로 느낍니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몸의 어디엔가에서 일어나고 꺼지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수행자는 몸을 부분적으로 알아차릴 필요가 있으며, 때로는 몸 전체를 알아차릴 필요도 있습니다.
• 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일어나고 꺼지는 곳의 느낌을 알아차리십시오. 이 때 두드러진 움직임은 코, 가슴, 배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호흡이면서 풍대입니다. 이 중에 가장 잘 느껴지는 곳을 선택해서 알아차리십시오. 알아차릴 때는 일어남, 꺼짐으로 알아차리십시오. 일어남, 꺼짐을 알아차릴 때 인위적으로 만들지 마십시오. 그냥 저 스스로 일어나고 꺼지는 움직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때 저절로 알아차려지지 않습니다. 마음을 일어남과 꺼짐에 머물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알아차리는 것으로 그치면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알아차림을 지속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알아차림의 지속을 집중이라고 합니다.
이상이 좌선을 시작할 때의 알아차림입니다. 수행자가 처음부터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도 수행 방법의 하나이지만 이렇게 단계적 과정을 설정해서 알아차리면 마음을 자연스럽게 대상에 기울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호흡을 알아차리려고 하면 의외로 긴장하게 되어 호흡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몸, 느낌, 마음, 법을 알아차리는 사념처 수행을 모두 실천합니다.
좌선을 시작할 때 이처럼 순서대로 알아차리는 방법은 반드시 좌선을 시작할 때만 사용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좌선 중에 마음이 대상에 머물지 않거나 마음이 집중이 되지 않을 때는 수행을 포기하지 말고 이런 방법으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십시오. 그러면 수행을 하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여 잘못된 수행을 중간에 수습하고 수행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한 시간 좌선을 하는 중에 두세 번이고 새로 시작하는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장애가 일어난 수행을 수습할 수 있습니다.
(3) 좌선을 계속하면서 알아차림
• 좌선 중에 이따금씩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알아차립니다. 만약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는 이런 사실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망상을 하고 있을 때는 망상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알아차렸을 때 호흡을 알아차리고 있었다면 호흡을 더 분명하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이 바로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 방법 중의 하나인 아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알아차리고 있는 상태를 새로운 마음이 다시 알아차려서 대상을 더욱 분명하게 알아차리며 알아차림을 지속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 좌선 중에 이따금씩 현재의 마음을 알아차린 뒤에 몸으로 와서 자세가 바른가, 바르지 않은가를 살펴보고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몸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살펴보고 긴장을 풀어야 합니다. 선하지 못한 마음을 가질 때는 몸이 긴장하고 선한 마음을 가질 때는 몸이 이완됩니다. 그러므로 항상 자세를 바르게 하고 몸의 긴장을 풀어야 합니다.
• 좌선을 할 때의 주 대상은 호흡입니다. 수행자가 호흡을 알아차릴 때 어느 특정한 장소에 한정하지 않고 가장 강하게 일어나고 꺼지는 위치에서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알아차리는 이유는 의외로 호흡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호흡을 전면에서 알아차리기도 하기 때문에 호흡을 반드시 몸에서만 알아차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호흡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고 아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 위빠사나 수행의 궁극의 목표는 법을 보기 위한 수행이므로 호흡을 한자리에서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래야 무상의 법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호흡을 알아차릴 때 코에서부터 배까지 따라 내려가면서 알아차려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만약 코의 호흡을 알아차리다 가슴, 배, 몸의 일부, 전면으로 옮겨가서 일어나고 꺼지는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은 무방합니다.
• 수행자가 처음에 호흡을 알아차릴 때는 강하게 일어나고 꺼지는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집중력이 생기면 강하게 일어나는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보다 미세한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도 수행 방법의 하나입니다. 미세한 호흡을 알아차릴 때는 그만큼 더 노력과 알아차림과 집중력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 수행자가 몸을 알아차릴 때 반드시 호흡만을 알아차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호흡은 주 대상입니다. 호흡이 아닌 다른 대상도 똑같이 알아차려야 합니다. 호흡은 몸에서 가장 알아차리기가 좋아서 주 대상으로 삼는 것 외에 특별한 뜻은 없습니다. 호흡을 알아차리다가 다른 느낌이나 망상이나 졸음이 나타났을 때 는 즉시 이런 새로운 대상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대상이 사라지면 다시 호흡을 알아차리면 좋습니다. 수행에서 호흡은 밥에 비유하고 다른 많은 대상을 반찬에 비유합니다. 밥과 반찬을 함께 먹어야 하는 것처럼 수행에서도 호흡과 다른 대상을 모두 똑같이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때 대상의 선택은 강한 것을 우선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밥과 반찬 그릇이 모두 비워진 것이 열반입니다. 나타난 대상을 계속 알아차리면 결국 대상은 소멸하고 맙니다. 이때까지 부단히 알아차려야 합니다.
• 호흡을 알아차릴 때는 반드시 ‘일어남’ ‘꺼짐’으로 나누어서 알아차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호흡의 길고 짧음, 강하고 약함, 부드러움과 단단함, 밀고 당김, 수축하고 팽창함, 부풀었다가 줄어들음 등을 느끼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은 바람의 요소이므로 바람이 불었다가 빠지는 느낌을 느끼는 것이 호흡의 실재를 보는 것입니다. 코에서는 들어갈 때 차갑고 나올 때 뜨거움이 있습니다. 이렇게 호흡이 가진 각각의 변화를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변화를 알아차려야 매번 같은 호흡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 싫증을 느끼지 않습니다. 수행자가 매번 다른 변화를 발견하면 매우 흥미를 느껴 더욱 호흡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 망상이 일어났을 때는 먼저 망상이 일어난 것을 알아차린 뒤에 망상하는 마음을 알아차리십시오. 그런 뒤에 가슴으로 가서 망상한 마음이 일으킨 느낌을 알아차리십시오. 가슴이나 머리에서 일어나는 강한 느낌이 중간 느낌으로 변하고, 다시 약한 느낌이 될 때까지 계속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때 느낌을 없애려고 알아차리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렇게 알아차려서 고요해지면 그 자리에 호흡의 일어남과 꺼짐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호흡을 다시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때 맥박이 느껴지면 맥박을 알아차려도 좋습니다. 맥박은 호흡보다 미세한 것이지만 미세한 것을 알아차리면 그만큼 집중력이 커집니다.
• 졸음이 올 때는 졸음과 싸우지 말고, 그렇다고 졸음에 빠지지도 말고, 졸음을 대상으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때 희미한 마음을 알아차리거나 무겁고 나른 한 몸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수행자는 졸음이라는 대상을 없애기 위해서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고, 대상의 성품을 보기 위해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졸음의 성품은 희미한 마음과 무거운 몸입니다. 그러므로 이때는 이것을 대상으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렇게 알아차린 이후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 통증이 일어났을 때는 통증 때문에 반응한 마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런 뒤에 통증 속으로 들어가서 찌르고 당기고 화끈거리는 느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통증은 싸워야 할 대상이 아니고 단지 알아차릴 대상입니다. 통증은 와서 보라고 나타난 법이므로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통증은 무상과 괴로움과 무아의 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통증을 통하여 법의 성품을 보아야 합니다.
• 좌선 중에 주위의 소리로 인해 장애가 생길 때는 귀에 마음을 두거나 소리 를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이때는 소리가 알아차릴 대상입니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가 있어도 들리지 않고 몸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소리가 나는 밖으로 나가면 싫어하는 마음이 생겨서 알아차림을 놓칩니다. 내가 좌선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일 뿐입니다. 소리를 내는 사람의 입장도 배려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관용으로 소리를 듣지 않으면 수행을 계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때는 소리를 듣는 마음을 알아차린 뒤에 가슴으로 와서 마 음이 남긴 느낌을 대상으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 좌선 중에 여러 가지 대상이 나타나면 그중에 가장 강한 대상으로 마음을 기울여서 알아차립니다. 가령 통증, 망상, 졸음이 함께 있을 때는 이 중에 강한 대상으로 마음을 기울여서 알아차려야 합니다. 여러 가지 대상을 함께 알아차리면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 마음이 산만해져 집중이 되지 않는 분열 현상이 생깁니다.
•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느낌은 지대와 수대와 화대와 풍대의 요소입니다. 몸은 이러한 네 가지 요소가 서로 화합하거나 상충하면서 많은 느낌을 일으킵니다. 그러므로 몸에서 생기는 모든 느낌은 사대의 요소로 인식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몸은 가보지 않은 동굴과 같아서 수행은 이런 동굴의 요소들을 탐험하는 것입니다.
• 수행 중에 나타난 모든 대상은 와서 보라고 찾아온 손님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대상이나 좋고 싫은 대상이라고 분별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때 대상에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단지 하나의 대상으로 알아차릴 때 궁극의 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4) 좌선을 끝낼 때의 알아차림
•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십시오. 이렇게 알아차리는 것이 아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방법입니다. 이때 마음이 무엇을 하건 있는 그대로 알아차립니다.
• 자세가 바른가, 몸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살펴보십시오. 마음을 알아차린 뒤에는 몸을 알아차리면 좋습니다. 이때 좌선을 하고 있는 자세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평소 좌선을 할 때마다 바르지 못한 자세가 있는지 확인해야 다음에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수행자들이 좌선을 할 때 자신만의 습관적인 자세가 있으므로 이런 자세를 확인하고 바르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따금씩 몸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확인하고 만약 힘이 들어가 있다면 이완해야 합니다.
• 눈을 뜨고 잠시 바닥을 지켜보십시오.
• 현재의 마음이 편안한지 긴장하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좌선을 할 때와 좌선이 끝났을 때의 마음이 다를 수 있습니다. 좌선이 끝났을 때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유익합니다.
• 이 시간에 노력은 적절했는지, 알아차림은 부족하지 않았는지, 집중은 이루어졌는지 살펴보십시오. 좌선이 끝나고 이 시간에 노력과 알아차림과 집중이 적절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수행을 점검하는 기회입니다. 이때 무엇이 부족하고 많았던 가를 알면 다음 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 내 마음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아차리십시오. 이렇게 알아차리면 다음 동작에 대한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어서 알아차림이 단절되지 않고 연결됩니다. 의도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입니다.
• 알아차리면서 천천히 다음 동작을 하십시오. 좌선이 끝났다고 수행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옮겨갈 때 알아차림을 놓치기 마련입니다. 좌선에서 경행이나 일상의 알아차림으로 옮겨갈 때마다 알아차림이 지속되면 수행이 빠르게 진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