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여러분은 파락호를 아십니까? 한자어로 ‘破落戶’라는 말은파락호(破落戶)란 재산이나 권력이 있는 집안의 자손으로서 집안의 재산을 몽땅 털어먹는 난봉꾼을 말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파락호 행세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파락호 중에 일제 식민지 때 안동에서 이름을 날리던 김용환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김용환은 양반인데도 노름을 즐겼다고 합니다. 당시 안동 일대의 노름판에는 꼭 끼었고 초저녁부터 노름을 하다가 새벽녘이 되면 판돈을 걸고 마지막 배팅을 하는 주특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만약 배팅이 적중하여 돈을 따면 좋고, 그렇지 않고 배팅이 실패하면 새벽 “몽둥이야”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고 합니다. 이 소리가 나오면 도박장 주변에 잠복해 있던 그의 수하 20여명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나 판돈을 덮치는 수법을 사용 했다고 합니다. 판돈을 자루에 담고 건달들과 함께 유유히 사라졌던 노름꾼이 김용환입니다.
그렇게 노름하다가 종갓집도 남의 손에 넘어갑니다. 수 백 년 동안의 종가 재산으로 내려오던 전답 18만평(현재 시가로 약 200억 원)도 다 팔아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팔아먹은 전답을 문중의 자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걷어 다시 종가에 되 사주곤 했다고 합니다. “집안 망해먹을 종손이 나왔다”고 혀를 차면서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당시는 종가는 문중의 구심점이므로 없어지면 안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번은 시집간 무남독녀 외동딸이 신행 때 친정집에 가서 장농을 사오라고 시댁에서 받은 돈이 있었는데 이 돈마저도 친정아버지인 김용환은 노름으로 탕진했습니다. 딸은 빈손으로 시댁에 갈수 없어서 친정 큰 어머니가 쓰던 헌 장농을 가지고 가면서 울며 시댁으로 갔고 그로 인해서 온갖 눈치를 다 보면서 안절부절하며 살았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이 정도니 주위에선 얼마나 김용환을 욕했겠습니까?
김용환은 해방된 다음 해인 1946년 세상을 떠납니다. 이러한 파락호 노름꾼 김용환이 사실은 만주에 독립자금을 댄 독립투사였음이 사후에 밝혀졌습니다. 그간 탕진했다고 알려진 돈은 모두 만주 독립군에게 군자금으로 보냈던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는 독립자금을 모으기 위해 철저하게 노름꾼으로 위장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그래야 일제의 눈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용환은 독립군의 군자금을 만들기 위하여 노름꾼, 주색잡기, 파락호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살면서도 자기 가족에게까지도 철저하게 함구하면서 살았던 것입니다. 임종 무렵에 이 사실을 알고 있던 독립군 동지가 머리맡에서 “이제는 만주에 돈 보낸 사실을 이야기해도 되지 않겠나?”고 하자 “선비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야기 할 필요 없다”고 하면서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김용환은 조선의 독립을 바라보았기에 자신을 아낌없이 민족의 미래를 위해 던졌던 것입니다. 그는 독립을 믿었기에 재산을 다 독립자금으로 보냅니다. 자신이 천하의 난봉군이라고 욕을 먹는 수치와 멸시를 당하면서도 참고 견디었습니다.
우리 시대에 이런 인물이 보이지 않고 자신의 안일을 위하여 역사마저 팔아먹는 파렴치한 사람들, 자신의 탐욕을 위하여 국가 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사람들이 허다하게 보이는 것은 비극입니다. 교회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하여 민족을 위하여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깊은 헌신과 희생이 있는지 정직하게 직면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시대에 나 혼자 잘 먹고 잘살자고 민족을 파고 양심을 팔고 신앙을 파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는 모든 선택과 결정을 하면서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과연 성경적인가?” “이 선택과 결정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인가?”를 몇 번이고 되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나만 내 자식만 내 부모만 생각하는 그 속물근성이 민족정신을 지배하고 교회를 지배한다면 개인도 공동체도 민족도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 이 때야말로 종말 신앙으로 삶을 리빌딩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긍휼에 의지하고 의뢰하고 의탁해야 할 것입니다. 주 예수의 심판대 앞에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아십니다.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 ‘우리 아베 참봉 나으리’
"그럭저럭 나이 차서 십육세에 시집가니
청송 마평 서씨 문에 혼인은 하였으나
신행 날 받았어도 갈 수 없는 딱한 사정
신행 때 농 사오라 시댁에서 맡긴 돈
그 돈마저 가져가서 어디에서 쓰셨는지?
김용환 선생 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