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욕심 없고요, 편하고 싶습니다." MZ세대 워라밸에 밀린 '별'[스물스물]차창희 입력 2021. 08. 21. 13:57
"별 따려고 직장 생활 한다는 건 옛말이죠." 현재 6급 공무원으로 중앙행정기관에서 공직 생활을 하는 A씨(31)는 대학생 시절에만 해도 공직에서 별로 평가되는 고위공무원단에 입성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점차 공직 생활을 하면서 진급에 대한 욕심보다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받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초기엔 상대적으로 인사적체가 적은 조직에 속하게 돼 욕심을 낸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직장 생활이 인생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며 "근로소득은 금융소득을 위한 밑바탕으로 활용하고 남는 시간은 보다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입사 초기 사원증을 목에 거는 직장인들은 임원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A씨의 경우처럼 공무원들은 국장·실장급 고위공무원단에 들어가길 바라며 사관학교를 졸업해 임관을 하는 초임 장교들은 누구나 '스타'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대두와 더불어 이 같은 전통적인 승진·진급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회사는 회사일 뿐이며 개인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워라밸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초 구인구직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129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6.8%가 '직장 승진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평생 직장 개념이 희미해서(51.5%)', '승진이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라서(46.2%)', '인사평가를 딱히 믿지 않아서(28.4%)' 순으로 높았다. 이직에 자유롭고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한때는 승진이 절대적인 기준이었지만 MZ세대는 충분한 여가와 취미, 일의 성취감, 커리어 성장 등 다양한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A씨도 "공무원으로 성공하길 바라는 이들인 기획재정부를 선택하지만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주목은 덜 받더라도 편한 곳으로 가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각 조직 내에서도 승진에 유리한 본부(본청)를 포기하고 편한 소속기관으로 가려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기계발 등이 더 중요해서(26.7%)', '월급 외 재산을 증식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서(7.8%)'라는 답변이 주목된다. 최근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 속에 주식·코인·부동산 등 투자 열풍이 불면서 직장인들이 투자 소득을 올리는데 앞장서는 현실을 반영한 답변이란 지적이다. 과거처럼 야근을 지속하면서 사내에서, 상사로부터 업무 능력을 인정받기보다 자기계발을 통한 자아실현과 부의 축적을 노리는 이들이 많아진 셈이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김 모씨(30)는 "공기업의 경우 대기업보다 월급이 적은 편인데 월급만 모아선 언제 집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월급은 투자를 위한 밑천으로 쓰는 이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누구나 꿈꾸는 별을 달기엔 너무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사무직 신입사원이 동기들을 제치고 임원이 되는 비율은 0.47%에 불과했다. 군 내 엘리트로 불리는 사관학교를 졸업해도 장군이 되는 건 어렵다. 요즘 초임 장교들 사이에선 "대령만 달아도 잘한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압정 조직으로 유명한 경찰 조직의 경우 경위 계급으로 입직을 해도 경무관을 달기는 더욱 어렵다.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경찰서장급)들도 대다수가 경무관 진급에 미끄러지는 현실이다.
승진 욕심을 접어둔 MZ세대들은 오히려 전문 자격증 취득, 여가 생활을 통해 '플랜비'를 짜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인사팀에 근무하는 안 모씨(32)는 퇴근 후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안씨는 "회사 생활만으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노무사 자격증을 따면 조금 더 미래가 보장될 것 같다는 생각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가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혹은 운동, 여행, 조립 등 평소 취미 생활을 바탕으로 제2의 삶으로 전향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차창희 기자]
미래 비즈니스 바꾸는 新인류 'MZ 세대'안소영 기자 입력 2021. 05. 31
[이코노미조선]
"MZ 세대 놓치면 퇴출"..업종·국경 넘어 뉴노멀 제시
‘주문 제작 상품’부터 ‘한정판 운동화’, ‘암호화폐', ‘그림 투자’, ‘미라클 모닝(아침에 하는 자기계발)‘까지… MZ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움직임에 기업과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트렌드 종결자인 MZ세대가 연일 새로운 일상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는 고객과 직원으로서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세대이지만, 기성세대에게는 알쏭달쏭한 존재다. 그렇지만 마냥 거리를 둘 필요는 없다. 이들은 나의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남의 가치를 존중하고, 즐기며 소비하고 투자하고 일한다. MZ세대가 만드는 세상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코노미조선’이 커버스토리 ‘MZ이코노미’를 통해 MZ세대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기회를 마련해봤다. [편집자주]
5월 17일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스타일쉐어와 자회사 29CM를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가 11년 전 창업할 때 내세운 목표는 ‘패션계의 페이스북’으로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커뮤니티 소비’를 겨냥했다.
‘못난이 농산물’을 구독하듯 정기배송해주는 미국 스타트업 ‘미스핏츠마켓’은 지난 4월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됐다. 2억달러(약 2280억원) 투자를 추가 유치하면서다. 올해 1~4월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설 만큼 질주하는 배경에는 친환경을 중시하는 MZ 세대의 ‘가치 소비’가 있다. 이들은 상처가 있거나 모양이 흉해 버려지는 과일이나 채소 등을 저렴하게 사는 데 거부감이 없다.
미국 세대 연구기관 CGK 공동 설립자 제이슨 도시와 더니스 빌라가 ‘제트코노미(Z-Conomy)’에서 ‘트렌드 세터(새 트렌드를 만드는 주체)’라고 규정한 MZ 세대에게 성공적으로 적응한 기업의 사례들이다. 도시와 빌라는 “비즈니스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형태를 완전히 바꿀 세대”라며 “업종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일상을 예고하고 있다”고 했다.
MZ세대 특징.
밀레니얼 세대(1981~96년생)와 Z 세대(1997~2010년생)는 비슷한 성장 환경을 공유해왔다. ‘디지털 세대’라는 공통점 때문에 이들을 한데 묶어 MZ 세대로 표현하기도 한다. 기성세대는 MZ 세대가 함께해야 할 고객이자 직장 동료이지만,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지갑이 얇은데 명품과 한정판 굿즈는 척척 사고, 퇴근 후 회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생판 모르는 사람과 소모임을 한다. 소비와 투자는 물론 직장 세계까지 바꾸는 MZ 세대는 누구일까.
이들은 비슷하면서도 차이점을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는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을 순차적으로 접해 신문물에 익숙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부모의 모습을 본 탓에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지만, 윗세대만큼 충성도는 높지 않다. 취업 후 노동소득보다 자본소득이 더 빠르게 불어난다는 점을 실감했다. 한때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를 외치며 월급을 탕진했지만, 더는 뒤처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돈을 모으고 파이어(FIRE·조기 은퇴)족을 꿈꾼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Z 세대는 태어났을 때부터 디지털 생활을 영위했다. 스마트폰과 한 몸처럼 살면서 사회 이슈, 연예계 소식은 물론 학업, 취업까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유튜브에서 찾고,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몰아서 본다.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휴대전화, 태블릿 PC를 통해 온 세상 소식을 접한다. 소셜미디어(SNS)로 공정, 평등, 기후변화 같은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옆에 있는 친구가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언제, 어디에서든 나와 취향, 관심사가 같은 친구를 만날 수 있으니까. 공부도, 게임도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함께한다.
신흥 인프라인 인공지능(AI)과 5G(5세대 이동통신) 도입이 확산하는 시점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비즈니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하고 있는 지금, MZ 세대는 비즈니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창(窓)이 되고 있다.
“MZ 세대는 ‘수도권’, 기업 지속가능 좌우”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인구수 대비 밀레니얼 세대 비중은 22%이고, Z 세대는 14%로 나타났다. 총인구의 36%에 달한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64년생·15%)와 X 세대(1965~80년생·26%)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월드 데이터 랩에 따르면,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력은 지난해 X 세대를 뛰어넘었고, 2035년에는 Z 세대가 X 세대의 구매력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IBM 기업가치연구소의 설문 조사 결과, Z 세대 10명 중 7명이 가족이 가구, 가전용품 등을 구입할 때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장년층의 구매 결정권도 MZ 세대가 쥐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또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이슈를 빠르게 알리는 데 익숙해 글로벌 브랜드를 순식간에 흥하게도, 망하게도 한다. 자금력이 크지 않은데도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 세대는 수도권과 같다. 수도권 소비층을 놓치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MZ 세대를 놓친 비즈니스는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과거의 소통, 마케팅 방식을 답습하는 ‘낡은 기업’은 퇴출 압박을 받는다. MZ 세대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다 보니 입는 옷, 사용하는 물품 하나에도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기를 원한다. 재미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상품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나머지는 온라인 커머스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 구매하거나 중고로 물품을 산다. 신뢰를 떨어뜨린 기업에는 불매운동으로 대응한다. 투자할 때도 자신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기업들도 서서히 MZ 세대의 문법에 적응하고 있다. 구찌는 나이 든 직원이 젊은 직원을 멘토로 삼는 ‘리버스 멘토링’과 30세 미만의 직원들로만 구성된 의사 결정 조직 ‘그림자 위원회’를 구성했다. 모피 사용 금지, 중성적 디자인 적용,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등 새로운 시도를 펼친 결과, ‘구찌하다’는 ‘쿨하다’와 동의어가 됐다. 나이키는 흑인, 여성, 장애인 등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내면서 MZ 세대의 주목을 받았다.
‘직장 세계’도 바꾸는 MZ 세대
소비자를 마주하는 B2C 기업만 MZ 세대에 주목해야 하는 건 아니다. 노동 시장에서도 MZ 세대가 핵심 인력이 됐기 때문이다. MZ 세대는 주요 기업 구성원의 60%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며, 앞으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직장에서도 원하는 것을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얘기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직원들이 최근 창업주에게 직접 공정 보상을 요구한 것처럼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인식도가 높다. 학창시절부터 주관적인 기준이 반영되는 수행평가 등을 거치면서 ‘평가’와 ‘보상’의 기준에 누구보다 민감하기 때문이다. 붉은 띠를 두르고 길거리 집회를 하기보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게시판을 이용해 불만을 표출한다.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대세가 되는 배경에도 MZ 세대의 가치 중시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MZ 세대에 마냥 겁먹을 필요는 없다. MZ 세대는 커리어를 쌓기 위해 열정을 쏟을 프로젝트를 찾고, 누구보다 재미있게 일하고 싶어 한다. 불합리한 제도를 없애고 기업 문화를 혁신하고, 소통을 늘리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리더와 조직이 성장하고 혁신하고 성과를 높일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장수 기업을 떠받쳐온 소비자와 직원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화하면서 그 공백을 채울 MZ 세대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MZ 세대에 대한 기업들의 이해를 돕고 편견을 깨기 위해 ‘MZ 이코노미’를 탐구했다. 고객·투자자로서의 MZ 세대를 분석하고, MZ 세대가 바꾸는 직장 세계도 살펴본다. MZ 세대의 다양성과 솔직함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여러분의 선택이다. 당신은 MZ 세대의 신뢰와 충성을 얻을 것인가, 외면당해 퇴출될 것인가.
Infographic MZ세대 탐구
Infographic MZ세대 탐구
[MZ 이코노미] ② MZ 세대 탐구
‘MZ 세대’ 가 일하는 법
[이코노미조선]
수평적 의사소통 중시…주인의식은 ‘NO’
입력 2021.06.03 06:10
2월 25일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각각 화상으로 직원들을 만났다. 젊은 직원들이 창업자를 향해 ‘인센티브와 보상 방안을 개선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자 직접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는데 보상이 그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불만을 당돌하게 쏟아낸 젊은 세대에게 기업들이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는 직장 세계를 바꿀 만큼 기존 세대와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MZ 세대의 한 축인 밀레니얼 세대를 “미 미 미 제너레이션(Me Me Me Generation)”이라고 했다. ‘미 퍼스트(Me first)’로, 무엇보다 자신을 가장 위한다는 뜻이다.
MZ 세대에게 과거와 같이 ‘회사에 충성하라’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하면, 그들은 ‘주인(오너)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갖냐’ ‘회사가 자신을 착취하려고 한다’고 답하며 대응한다. MZ 세대에게 회사는 상호 필요에 따른 대등한 계약관계를 맺은 곳일 뿐이다. 공정한 보상을 중시하고, ‘오너’에게 직접 요구하는 모습이 나오는 배경이다. 과거 세대처럼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회사에 모든 걸 바치는 세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왜 희생해야 하죠”…상사 눈치 안 봐
MZ 세대는 과거 세대와 달리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칼퇴’ 문화는 이런 MZ 세대의 업무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이들은 업무 시간이 끝나면 칼같이 퇴근한다. 그 시간 상사가 일하고 있다고 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자신이 오늘 해야 할 일을 다 했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MZ 세대의 업무 방식은 수평적인 의사소통과 사고(思考) 체계를 바탕으로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 불리는 MZ 세대, 특히 Z 세대는 어린 시절 전 세계 네티즌과 오픈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자랐다. 그들은 나이나 직책을 신경 쓰지 않고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온라인으로 소통했고, 직장에서 일할 때도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MZ 세대가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중시한다고 조직문화를 거부하는 건 아니다”며 “수평적으로 자유롭게 토론하지만 그 결정은 실력 있고 경험이 풍부한 팀장 등 리더가 하는 수직적 구조로 이뤄지는 것을 MZ 세대도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은 MZ 세대가 상사와 소통하는 걸 꺼린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이들은 ‘상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일방적인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소통을 거부하는 것이지, 다른 어떤 세대보다 상사, 팀장과 높은 빈도의 소통을 원한다. 업무 능력을 키우는 등 개인적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대 연구기관 CGK에 따르면, 직장 내 Z 세대 근로자의 20% 이상은 매일 또는 하루에 여러 차례 능력 있는 팀장에게 피드백을 받길 원한다. 피드백은 대면이 아닌, 1~2분만 투자하면 가능한 문자 메시지 등 간단하고 편한 방식을 선호한다. 더니스 빌라 CGK 최고경영자(CEO)는 “MZ 세대는 지속적인 경력 개발, 회사 추구 방향과 자신 가치관의 동일함, 회사의 사회적 임팩트(세상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등 세 가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MZ 세대의 이런 개발, 성장 욕구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구글이다. MZ 세대 직원 비율이 높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은 아예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개발하도록 한다. 모든 직원에게 주당 근로 시간의 20% 이상을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쓸 수 있는 권한을 주는 ’20% 룰'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구글은 G메일, 구글 맵 등을 개발했다.
“공정 보상·회사 추구 가치 중시”
MZ 세대는 공정한 보상, 즉 자신이 올린 성과에 알맞은 보상을 원한다. 공정하지 않다고 여기면, 그들은 오너와 경영진에게 성과급 기준이 무엇이냐고 당돌하게 묻는다. “채용설명회에서 담당자가 삼성전자만큼 준다고 했는데 왜 안 지켜지는 겁니까?” 1월 29일 SK하이닉스 4년 차 직원(29)이 이석희 대표와 2만8000명 직원 전원에게 보낸 항의 이메일 내용이다. 그는 “회사가 호실적을 냈음에도 성과급이 적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고, 성과급 산정 방식도 불투명하다”며 “회사가 직접 답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반납하겠다”며 직원 달래기에 나섰고, 이석희 대표는 사과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성과 평가 기준을 직원들이 알기 쉽게 바꾸고 자사주도 지급하기로 했다.
MZ 세대는 새로운 노동조합(노조)을 설립해 회사에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사무·기술직 노조가 출범했다. 두 노조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586 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가 주축이 된 기성 노조가 일률적인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을 벌이던 것과 달리,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개인 성과에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외에선 젊은 인력을 중심으로 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 노조가 결성됐다. 이들은 공정한 보상과 근로 환경은 물론 공공의 이익 등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알파벳 노조는 1월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노조 결성을 밝히면서 “알파벳과 구글의 기술이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plus point]
[Interview] 코리 시밀러 美 라이트주립대 교육·조직 리더십 연구 부교수
“Z 세대, 재미·가치 없는 직장 떠난다”
정현진 인턴기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사회적 임팩트, 재미.” 코리 시밀러(Corey Seemiller) 미국 라이트주립대 교육·조직 리더십 연구 부교수는 5월 14일 ‘이코노미조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사회에 진출한 MZ 세대의 특징을 세 가지로 꼽았다. 시밀러 교수는 “특히 Z 세대는 투명하고 공정한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업을 선망한다”면서 “도덕적 나침반(moral compass) 역할을 자처한다”고 강조했다.
코리 시밀러 라이트주립대 교육·조직 리더십 연구 부교수
직장 내 MZ 세대 특징은.
“워라밸과 일을 통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Z 세대는 더욱 그렇고, 관리자는 이들이 기대하는 직업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구성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다. MZ 세대는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열정적으로 일한다.”
밀레니얼(M) 세대는 이미 관리자 레벨에 올라섰다.
“그렇다. 그들은 소통에 능하고 협력적인 업무 방식을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Z 세대는 일하는 방식도 기존 세대와 다른데.
“Z 세대는 유연한 근무제를 원한다.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일할 수 있길 바란다. 삶이 일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일이 자신의 삶에 맞춰지길 희망한다. 그들에게 전통적인 근무 시간은 의미가 없다. 또 쉽지 않은 문제지만, Z 세대는 일을 놀이처럼 즐겁게 하고자 한다. 만약 재미가 없다면 그들은 주저 없이 일터를 떠날 것이다.”
Z 세대 관리법이 있다면.
“먼저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 팀장, 나아가 CEO는 Z 세대의 가치관과 스타일을 배워야 한다.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체험하면서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Z 세대만을 위한 인사,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면, 그 외 조직 내 더 많은 구성원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
[MZ 이코노미] ③ 새로운 소비 권력 MZ 세대
[MZ 이코노미] ④ 新투자인류 MZ 세대의 등장
[MZ 이코노미] ⑤ MZ 세대가 일하는 법
[MZ 이코노미] ⑥ <Interview> 제프 프롬 퓨처캐